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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6-07 10:51
필수노동자 건강진단 시행 두 달, 대리기사 고작 42명 신청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336  
필수노동자 건강진단 시행 두 달, 대리기사 고작 42명 신청

신청자격 ‘산재보험료 부담하는 사업주’ 문턱 걸려


지난 1일 대리운전 기사 23명이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건강진단을 받았다. 이 사업은 한국노총이 플랫폼 기반 라이더와 대리운전 노동자를 찾아가는 건강검진 프로젝트 ‘튼튼버스’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비용 80% 가까이는 안전보건공단에서 부담한다. 정부가 올해 3월29일부터 실시한 ‘필수노동자 건강진단’ 사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택배기사·배달종사자·대리운전자·환경미화원 등 4개 직종 6만명을 대상으로 건강진단을 하고 전국 23개 근로자건강센터와 연계해 건강관리를 받도록 하는 사업이다. 정부 예산 33억5천만원이 투입된다. 그런데 필수노동자 건강진단 사업 신청자 중 대리운전 기사는 이날 한국노총에서 검진을 받은 23명을 포함한 42명에 불과하다. 왜 이렇게 저조할까.

6일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필수노동자 건강진단 사업 신청자는 이날 2일 기준 2만9천270명이다. 이 중 96.8%(2만8천358명)는 택배기사다. 배달종사자는 133명, 대리운전은 42명, 환경미화원은 737명이다.

배달종사자와 대리기사 신청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이유는 필수노동자 건강진단 사업의 신청자격 때문이다.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신청을 받는데 특수고용직인 택배노동자·배달노동자·대리운전 노동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주만 신청할 수 있다. 해당 사업주는 산재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신청자가 몰린 택배기사의 경우 잇단 과로사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올해 초 CJ대한통운·한진택배 등 택배사가 근로자건강센터와 협약을 맺고 건강진단 사업을 실시하겠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 당시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는 “택배기사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건강검진에 소요되는 비용은 택배사가 전액 부담한다”고 홍보했다. 실상은 필수노동자 건강진단 사업에 따라 정부에서 80%를 지원받고 나머지 20%만 부담하는 방식이다.

‘과로사’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택배사는 그나마 건강진단 사업을 신청하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는 대리운전 기사나 배달노동자는 건강진단을 받고 싶어도 사업주가 신청하지 않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리운전의 경우 전속성 등을 이유로 산재보험 적용을 받는 노동자가 지난해 5월 기준 3명에 불과하다. 산재보험 적용제외를 엄격히 제한하도록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바뀌었지만 올해 7월부터 시행된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가뜩이나 야간·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대리운전 기사는 코로나19로 감염병 노출 가능성까지 더해져 고위험 직종에 해당한다”며 “사업주가 필수노동자 건강진단 사업을 신청하고 대리운전 기사의 건강관리에 나서야 하는데 대리운전업계에서 가장 큰 카카오모빌리티부터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기사의 사용자가 아니다’며 일체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필수노동자 건강진단 사업이 올해 일회성 사업이라는 점도 문제다. 일반 노동자는 건강진단 결과에서 직업병이 의심될 경우 사업주에게 통보를 한다. 직업병 예방을 할 의무가 사업주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수고용직인 필수노동자 건강진단 결과는 사업주에는 통보하지 않고 개인에게만 전달한다. 특수고용직 건강진단 사업에 대한 관련 법·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이진우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노동자건강증진센터장은 “산업안전보건법에 특수고용직에 대한 안전보건조치가 일부 보완됐지만 건강진단 관련 내용은 전혀 없다”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때만 땜질 처방할 것이 아니라 특수고용직 건강관리 전반에 대한 큰 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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