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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5-04 08:11
[미디어비평]‘받아쓰기’ 대선 보도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58  
막장 대선을 지켜보는 게 고통스럽다. 더 고통스러운 건 국민의힘 대선주자 8명의 막말을 여과없이 중계보도하는 언론의 보도태도다. 민주당 보도도 마찬가지다. ‘어대명’, ‘구대명’ 같은 신조어만 만들어내는 언론을 보고 있자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국민통합을 앞세우며 오른쪽으로 치닫는 야당 유력 후보 발언을 중계보도하는 언론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갈수록 우리 언론이 확증편향을 부추기는 유튜버들의 혐오 발언을 닮아간다.

이번 대선에 꼭 필요한 공약과 정책을 찾아내고, 소외된 목소리를 대선판에 끼워넣으려는 노력은 아예 포기한 듯하다. 적어도 일간신문이 ‘종합면’이라고 명명하면서 맨 앞에 배치한 1~8면까지 기사는 국민 삶과 아무 관련이 없다.

국민의힘 대선판에서 2강에 오르지 못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정계 은퇴를 시사하던 날, 대구에서 8년간 학교 급식조리사로 일하다 폐암 수술까지 받았던 50대 여성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 노동자는 환풍기도 작동하지 않는 반지하에서 근무하다가 폐암에 걸렸는데도 공단은 폐암 잠복기라고 보는 10년을 채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승인했다.(국민일보 4월 30일 12면 톱기사, ‘급식실서 볶고 튀기다 폐암 진단… 10년 근무 채워야 산재라니’) 당사자는 “근무 기간으로 판정하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번 대선에 국가기관인 근로복지공단과 질병판정위원회가 산재 판정할 때 각 질병마다 정해놓은 잠복기간을 재검토하겠다는 후보는 한 명도 없다. 아마 대부분의 후보가 그런 게 있는지조차 모른다. 이럴 때 언론은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사를 써 대선판에 끼워 넣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국민일보를 제외한 어떤 중앙일간지도 이를 의미있게 보도하지 않았다.

교황청 재정 비리에 연루돼 바티칸 법원 1심에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 받아 추기경의 특권이 박탈됐던 이탈리아 조반니 안젤로 베추 추기경은 지난달 22일 콘클라베 참가를 공언해 수많은 비난에 직면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베추 추기경이 1주일 뒤 콘클라베에 자진 불참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보수적인 가톨릭 추기경조차 여론의 눈치를 보는데 우리 대선 후보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우리 언론도 마찬가지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이 남긴 100조 청구서, 차기 정부의 해법은?’이란 제목의 토론회에서 2023~2024년 2년간 국세 수입이 2022년보다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세 수입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데다가 감소 규모도 코로나19 위기와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 결국 차기 정부는 앞으로 5년간 100조원의 세수 감소 부담을 떠안아야만 한다.(경향신문 4월 30일 16면, ‘윤정부 3년, 국세 수입 15% 줄었다’)

그런데도 문화일보는 같은 날 같은 16면에 ‘1분기 국세수입 93조로 8조 증가’라는 제목으로 윤석열과 기획재정부가 세수를 늘렸다고 칭찬했다. 문화일보는 윤석열 정부 3년 치 누적 통계는 싹 빼고 올해 1분기와 작년 1분기만 비교해 100조원 가까운 세수 가운데 고작 8조원 가량 늘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사실 보도’지만, ‘진실 보도’는 아니다.

이정호 전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직실장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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