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위 주요 대기업 인권침해 진정 접수 현황 (자료 : 신학용 의원실)
신학용 “삼성그룹 직원 인권침해 1위…기업 내 인권침해 후진국 수준”
지난 5년 간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 진정이 가장 많이 접수된 대기업은 삼성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7일 인권위로부터 받은 ‘국내 주요 대기업 인권 침해 진정 건수(공기업 제외)’ 현황을 보면, 삼성그룹은 2009년부터 2014년 11월까지 장애·성·질병·국적 등의 이유로 모두 79건의 진정을 받아 1위에 올랐다. 2위는 36건의 진정이 접수된 현대자동차, 3위는 NH농협(32건)이었다.
최근 ‘땅콩 회항’으로 비난을 받았던 대한항공이 소속된 한진그룹은 2건으로 16위였다. 지난해 ‘라면 상무’ 파문을 일으킨 포스코의 진정 건수는 3건이다.
국내 대기업의 장애인 차별도 심각했다. 인권위가 조사한 22개 대기업과 관련해 접수된 인권 침해 진정은 모두 354건이었다. 이 중 220건(62.1%)이 장애 차별을 이유로 한 진정이었다. 삼성은 전체 진정 건수인 79건 중 56건(70.89%)이 장애 차별을 이유로 한 것이었다. NH농협은 32건 중 26건, 동부은 31건 중 8건이 장애 차별 진정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 진정은 현대 계열사가 모두 4건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과 금호아시아나가 각각 2건이 접수됐다. 신 의원실 관계자는 “인권위에 성희롱을 진정했다는 것은 기업 내 각종 기구를 통해서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주요 사례별로 보면, 지난해 한 보험사 직원은 지적 장애와 정신과 약물 복용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절해 진정을 받았다. 인권위는 해당 직원에게 인권 교육을 실시하고 회사에 장애인 보험 가입 관련 지침과 절차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비정규직 여성 직원을 성희롱한 금융사 직원에게는 인권위 주관 특별 교육을 수강하고 피해자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비행기 여성 승무원에게 치마 유니폼만 착용하도록 규정한 항공사의 규정이 인권 침해라고 판단하고 바지 유니폼도 입을 수 있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의 인권 실태는 국제적 수준에 비춰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3년 인권위가 국제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 기준인 ‘GRI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가이드라인’의 인권·노동 항목과 국제표준화기구 기준(ISO 26000)을 바탕으로 국내 30대 기업 중 19개 기업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한국전력·기아자동차·신한은행 등 13곳이 인권침해 현황 파악 등과 관련한 ‘실천점검의무’ 관련 내용을 전혀 명시하지 않는 등 인권 보고 상태가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인권위는 “기업이 ‘기업 내 인권 침해’라는 개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등 전반적인 인권 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학용 의원은 “오너 일가의 제왕적 경영이 주류를 이루는 한국 대기업 문화에서 ‘직원도 인권을 가진 존엄한 존재’라는 인식이 늘어야 한다”며 “현 5% 수준의 인권위 구제율을 높이는 등 정부 기구의 강력한 개입을 통해 기업의 인권 의식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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