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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25 15:23
협박하고 괴롭히고 강요하고 … "희망퇴직은 절망퇴직"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3,620  


▲ 협박하고 괴롭히고 강요하고 … "희망퇴직은 절망퇴직"

집기 빼고 컴퓨터 빼고…. 도저히 나가지 않고는 버틸 수 없게끔 만드는 겁니다. 뒤이은 여직원 대상 2차 희망퇴직에서는 '나가지 않으면 괴로울 거다', '희망퇴직 신청기간에 하지 않으면 혹독한 교육을 할 거다'라는 협박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김형균 현대중공업노조 정책기획실장의 말이다. 올해 1월부터 현대중공업에서 벌어진 과장급 이상 사무직·고졸 여직원 대상 1·2차 희망퇴직에 대해 김 실장은 "말로만 희망퇴직이지 강제해고였다"고 표현했다.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협박과 괴롭힘을 당하면서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희망퇴직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희망퇴직·명예퇴직을 빙자한 강제퇴직 바람이 노동현장에 몰아치고 있다. 이른바 '절망퇴직'으로 불리는 찍퇴(찍어서 퇴직)·강퇴(강제로 퇴직)은 금융권이 주도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반 기업까지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긴박한 경영상 필요' 같은 요건이 법에 규정된 정리해고와 달리 희망퇴직은 '개별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근로자의 희망에 따른 퇴직'이란 미명아래 간접해고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희망퇴직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배경이다.

◇"성과주의 도입해 희망퇴직 압박"=23일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희망 없는 절망퇴직 사례 발표대회'에서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강제퇴직 사례 발표와 법적 제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강제퇴직 사례로 널리 알려진 대신증권은 2011년 창조컨설팅에 의뢰해 직원 상시퇴출 프로그램인 '전략적 성과관리 체계'를 이듬해 도입했다. 창조컨설팅은 용역보고서에서 "설계는 육성이나 목표는 퇴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개별면담을 통해 다수의 희망퇴직을 유도하고, 저성과자는 프로그램 활동 중 잔류욕구가 감소하는 시점에서 사직을 유도한다"고 밝혔다. 총 3단계로 구성된 전략적 성과관리 체계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도 회사측의 퇴출 의도와 달리 버텼던 A차장은 콜센터 불량고객 응대업무에 배치됐다가 결국 3개월 만에 자진 퇴사했다. 프로그램 도입 2년 만에 직원 1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HMC투자증권은 대대적인 지점폐쇄에 이어 원거리 발령을 한 뒤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강원도 원주지점을 폐쇄해 서울 광화문지점으로 통합해 발령을 내는 식이었다. 지점 이동으로 영업기반이 붕괴되고 경쟁에 내몰린 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희망퇴직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강제 희망퇴직에 내몰린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해 맞섰다. 대신증권과 HMC투자증권에서는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만들어졌다. 현대중공업 사무직들도 일반직지회를 꾸려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김형균 실장은 그러나 "아무리 노조와 일반직지회가 방어해 보려고 해도 개별적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식으로 되다 보니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직원 간 분열도 심화됐다"고 말했다.

◇희망퇴직자보호법 만들어지나=노동계는 희망퇴직 요건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대규모 희망퇴직시 단체교섭 같은 집단적 합의를 전제로 개별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는 방법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을 개정해 과반수 노조가 있으면 단체교섭으로, 과반수 노조가 없을 때에는 과반수 노동자들의 동의를 얻은 뒤 시행하도록 명시하자는 것이다.

고용정책 기본법을 개정해 고용변동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현행 고용정책 기본법에 따르면 10% 이상 고용변동이 있을 경우 고용량 변동에 관한 사항을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신고해야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대외협력국장은 "대량의 인원 변동시 고용변동 적격성을 심사하는 법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재무제표·경영전략을 꼼꼼히 살펴 총고용량 감축사유가 없다면 고용노동부가 행정권을 발휘해 제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성과를 이유로 실적저하자들의 임금을 대폭 삭감한 뒤 퇴직을 강요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해 근기법을 개정해 실적저하자들의 임금을 10% 이상 삭감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10% 이상 삭감할 경우 징계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규정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이날 사례발표에 앞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은 정리해고 규제를 피하기 위한 탈법적인 정리해고인 경우가 많다"며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보호하는 법·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우원식 을지로위원장은 "희망퇴직은 손쉬운 해고수단"이라며 "희망퇴직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고, (가칭)희망퇴직자보호법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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