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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10 08:02
‘안정성’ 담론으로 ‘사상 최강 대통령 시대’ 넘어가자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1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쿠데타 시도로부터 6개월, 반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사태가 종결된 듯하다. 이제 군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려 했던 대통령도, 그 대통령의 후퇴를 이용해 과두정 체제를 성립하려 했던 여당 대표와 내각의 수반도, 입법부의 통제 시도를 반복적인 거부권 행사로 거부하던 권한대행도 존재하지 않는다. 국회의원, 각료, 관료 등을 가리지 않고 한국 사회에 만연한 기회주의를 보며 혹여나 행정부와 집권여당, 그리고 부정선거론에 심취한 대중들이 결집해 사실상의 정권연장이 이뤄지지는 않을까 마음 졸이기도 했다. 이제 그런 우려를 할 시기는 지나갔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처럼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하다.

지난 6개월간 한국 정치가 비정상적으로 역동적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역정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역동적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0.7% 차이로 낙선한 뒤 그의 정치적 역정은 그야말로 구사일생의 연속이었다. 낙선 직후에 마주했던 사법리스크는 송영길 의원의 지역구 세습으로 불체포특권을 획득해 넘길 수 있었지만, 그것조차도 체포동의안 가결로 위태로워졌다. 극적인 영장 기각 덕분에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조차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돼 정치생명이 끝날 상황이었다.

이 상태가 지속되었더라면 ‘대통령 이재명’은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칼럼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곧 있을 재판과정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정치적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높기에 앞으로 남은 윤석열 대통령 임기 3년을 국민의힘, 민주당, 그리고 좌파 진영이 모두 각각 내부 정비를 하는 기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진다고 해도 민주당이 분열하거나 그 분열을 활용해 윤석열 정부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기에 그럴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운명의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비상계엄을 선포함에 따라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이재명 대통령은 2028년 총선 직전까지 3년 동안 하고 싶은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손에 넣었다. ‘비정상화의 정상화’라 할 때의 ‘정상화’는 단순히 친위쿠데타 시도 이전으로 되돌아간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행정부와 입법부를 하나의 정당이 모두 장악하는 데에 더해, 대통령 중심의 행정부가 우위를 점하는 보나파르티즘적 특질이 더해졌을 뿐만 아니라 앞선 윤석열 정부와 달리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대중집단 또한 존재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제주의’적 특질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정상화’는 기존의 전제주의적 구도로의 복귀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의석수만 따져도 과거 문재인 정부 이상의 권력을 쥐고 있을뿐만 아니라 사법부마저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법사위 소위까지 통과되고 법사위 본회의까지는 아직 가지 않은 법원조직법을 고려한다면, 자칫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중에 대법관 30명 중 26명을 임명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선거법 개정안, 방송 3법 개정안, 감사원 관련 개헌안 등의 변화를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사상 최강의 대통령’의 탄생을 목도하고 있다.

‘사상 최강의 대통령’의 약점은 바로 그를 열렬히 지지하는 지지세력 그 자체다. 과거의 문재인 정부가 그러했듯이 이재명 정부 또한 자칫하면 ‘내로남불’과 ‘공정’ 담론에 무너질 수 있다. 이때 좌파는 단순히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며 견제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되고, 공정-능력주의 담론과 같이 보수로 경사될 수 있는 담론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려 노력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공정-능력주의 담론 못지 않게 한때나마 뜨겁게 반응했던 키워드가 ‘저녁 있는 삶’이었다는 점을 좌파들이 깊이 새겨야 한다.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불안정성’이다. 국내외의 모든 영역에서 불안정성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민주당식의 동원 정치가 가져올 ‘불안정성’을 지적하고 좌파 세력이 어떻게 삶의 안정성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를 내세워야 한다.

손민석 <우리는 왜 대통령만 바라보았는가> 작가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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