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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24 10:14
1.5도 기후 경계선을 넘을 이재명 정부의 첫 과제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361  
더 이상 ‘위기’의 느낌이라고는 없고 사회적 문젯거리 정도로만 여겨지는 ‘기후위기’가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어떤 대응하는지와 무관하게, 급격한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지구적 위기는 어김없이 한 발자국씩 더 가깝게 우리의 삶을 압박해 온다. 기후위기를 피할 경계선 1.5도 온도상승이 2년도 남지 않았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이를 입증해 준다.

60명의 주요 기후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최근 작성한 보고서에서, 2년 이내에 1.5도를 넘을 것은 물론 1.7도 이내로 유지하는 것도 9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대로라면 이번 세기말까지 세계는 2.7도 지구 가열화를 향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해 1.52도가 올랐는데 이 가운데 인간이 유발한 상승분은 1.36도로 사실상 대부분이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해수면도 4.3센티미터가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이 그렇게 반복해 경고했던 1.5도 경계선을 어째서 기어이 넘어갈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했을까? 인류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2015년 파리협약을 맺으면서 세계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2015년 527억 톤이었던 글로벌 배출량은, 2023년까지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546억 톤으로 늘어났다.

그 결과 이제 추가로 800억 톤을 더 배출하면 1.5도 경계선은 무너지게 될 전망이다. 현재 매년 500억 톤 이상 배출을 하는 상황이니 2년 이내에 그 시점이 온다는 말이다. 이는 새로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정부가 조만간 직면할 냉엄한 현실이다. 2030년까지 임기가 예정된 이재명 정부가 ‘기후 정부’가 돼야 한다고 기후 운동에서 강조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면 이재명 정부는 위기의 변곡점을 넘어가는 기후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가장 시급한 것은 에너지 전환이다. 앞서 언급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래 지구 가열화 추이가 세기말까지 4~5도 온도상승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그나마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에너지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최악은 피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2024년 34%로 줄었고, 반면 재생에너지는 32%까지 급상승하여 올해는 두 발전원이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한국의 에너지 전환 속도가 심각히 늦어져, 지난해에 겨우 재생에너지가 10%를 턱걸이했고 석탄발전 역시 선진국에서는 드물게 여전히 30% 가깝다는 사실이다. 당연하게도 2030년까지 40%를 줄이기로 했던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지금으로서는 절대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등에서 얼마간 성과가 난다고 해도 결국 기후 대응에 실패한 정부가 될 위험성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해 역대 어떤 정부보다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전환이 이제 기후 대응의 핵심 수단일 뿐 아니라 함께 산업경쟁력을 키우는 강력한 지렛대가 되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주민의 추가적 수익원이 되기도 한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은 현대 경제의 가장 중요한 사회 인프라이며 대규모 산업전환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지역별 산업 배치를 바꾸게 되는 엄청난 국가 기획이다.

특히 석탄에서 석유나 가스로 전환하는 ‘화석연료 안에서의 전환’과는 달리, 화석에너지 대신에 재생에너지를 주 전력원으로 교체하는 에너지 전환은 발전에서 송전과 배전, 에너지 소비 패턴 전부에서 대규모 변화를 수반한다. 산업화나 정보화를 추진했던 이전 정부들보다 훨씬 거대한 전환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정책목표나 제도설계, 재원마련, 공적-지역적 추진 주체 등 모든 영역이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다. 때문에 1.5도 경계의 붕괴를 직면할 이재명 정부가 돌파해야 할 첫 관문은, 아마도 ‘기후에너지부’를 가능한 빨리 구성하여 힘을 실어주는 것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추진 주체가 명확해야 부족한 준비를 하나씩 채우면서 속도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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