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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26 09:31
노동부 장관 후보 지명 속 기대와 우려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13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의 장관급 인사 발표가 있었다. 이번 인사를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배반이라는 목소리부터 진영을 넘나드는 실용주의 노선이라는 분석까지 새로운 갈등의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그중 눈에 밟힌 것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 지명이었다. 이재명 정부 첫 노동부 장관 후보로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명된 것이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자 현직 노동자를 장관 후보로 지명한 것은 파격적인 인사로, 큰 충격과 놀라움을 줬다. 지난 사흘간 만나는 이마다 이번 인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부분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총 출신 인사가 처음이라는 점과 현직 노동자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는 점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 역시 이번 인선을 환영하고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환영과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지만, 한정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는 3가지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본다. 첫 번째,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보호받고 노동자로 인정받아야 한다. 두 번째, 모든 일하는 노동자가 노동 3권을 정당하게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 일하다 죽지 않는 건강한 세상에서 노동자가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이 3가지는 오랜 시간 요구한 것을 넘어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회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결과적으로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거대한 요구가 아닌 산업과 현장에서의 개별 요구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국가와 공공이 책임지지 않아 외면받고 억압받은 노동 현실을 바꾸기 위한 큰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 새로운 장관은 무수히 많은 요구 속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는 현실을 함께 인정하면서,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가는 것이 과거와는 다른 정부를 기대하는 이들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앞으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런 기대와 희망 속에서도 한편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오랜 시간 억압받거나 방치됐던 노동계가 이번 장관 후보 지명을 계기로 과도한 기대와 희망을 품고, 요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그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때의 반발도 걱정된다. 이러한 생각이 오만하거나 비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큰 혼란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 이들이 결과에 따라 더 큰 실망과 좌절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걱정된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다시금 선거 운동 당시 이뤄진 노동 관련 정책협약이 생각나는 것도 이러한 걱정 때문일지 모른다.

되돌아보면, 오랜 시간 동안 우리 사회 불평등 문제는 커져 왔다. 내가 최근 계속 활동을 이어가는 것도 노동의 변화를 통해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더 많은 고민과 시간을 투여하고 있는 것과 같은 흐름이다. 이번 김영훈 전 위원장의 노동부 장관 후보 지명은 그동안 노동계가 해온 고민을 노동자와 함께 풀어나가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앞서 말한 우려처럼 현 상황에서 무엇을 이뤄낼 것인지 선택할 필요가 있고, 이는 장관 후보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결국 갈라진 우리 사회를 어떻게 통합해나갈 것인가다. 벌어진 격차는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분화된 노동시장을 어떻게 해석하고 정책을 수립할 것인지, 노동시장에서 벌어지는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과제를 한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이번 인선을 통해 노동계와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대 속에서 노동계도 이제는 한 걸음 나아가 파트너로써 적극적으로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대와 우려 속 이번 인선이 긍정적 결과로 이어져 최소한의 노동시장 불평등 문제가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기호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사무국장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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