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분할…6개사 체제로 전환
비조선 부문 모두 분사...핵심사업 육성 효율화
기존 차입금 분할 통해...부채비율 100% 미만으로
분할 3개 회사 재상장
조선경기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전기전자와 건설장비 등 비조선사업 부문을 모두 분사해 6개 독립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가 독립법인 체제로 전환된다.
현대중공업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주요 사업에 대한 분사계획을 의결하고 사업재편을 통해 핵심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분사를 통해 향후 그룹의 사업구조를 조선·해양·엔진 부문, 정유·에너지 부문, 전기전자 부문, 건설장비 부문으로 재편하고, 각 회사들이 독자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독립경영체제를 확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6개 회사중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는 현행대로 울산본사에 사업장을 두고 운영되며 그린에너지는 충북 음성, 로봇은 대구, 서비스는 부산으로 근거지를 옮길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약 350명 안팎의 직원들이 근무지를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경기불황에 따라 현대종합상사,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자원개발의 계열분리, 현대아반시스 매각, 호텔사업 독립경영 체제 구축, 현대커민스, 독일 야케법인, 중국 태안법인 청산 등 비주력사업 정리를 적극 추진해 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성격이 다른 사업들을 현대중공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운영해 왔으나 조선위주의 사업 운영으로 비효율이 발생해 왔고 매출비중이 적은 사업은 소외돼 독자경쟁력 확보가 어려웠다”고 사업재편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각 부문별 핵심사업을 적극 육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모을 것이며, 이번 분사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사업분사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의 마지막 단계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이를 선제적으로 실천함으로써 대외신인도를 제고하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 확보를 통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기존 차입금을 분할되는 회사에 나눠 배정함으로써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시켜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부채비율이 100%이하로 낮춰지면 조선불황이 장기화돼도 자금조달이나 유동성문제에 대해 보다 원활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현대중공업은 6개 독립회사 중 규모가 큰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은 분사된 회사에 차입금 배정이 가능한 사업분할 방식으로, 규모가 작은 그린에너지, 서비스 등은 현물출자 방식으로 각각 분사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분사는 위기극복은 물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새롭게 도약해 나가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분사를 계기로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새롭게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분할 재상장을 위한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현대중공업은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을 통해 3개 회사로 각각 재상장할 계획이다. 조선, 해양, 플랜트, 엔진 등 존속 사업부문은 변경 상장한다. 지난 9월30일 기준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정몽준 외 21명(21.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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