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대 노총과 노동건강연대 등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 회원들이 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2014 살인기업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대우건설이 공동 1위에 선정됐다.
현대제철과 대우건설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은 이들 두 기업이 지난해 가장 많은 산재사망사고를 일으켜 '살인기업 공동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고 밝혔다.
노동건강연대와 한국노총·민주노총·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매일노동뉴스가 함께하는 공동캠페인단은 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2014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갖고 지난해 가장 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캠페인단은 고용노동부가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3년 중대재해 발생현황 보고자료'를 토대로 살인기업 순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2013년 한 해 동안 10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지난해 1월과 2월 추락사와 감김·끼임사고에 이어 5월에는 5명이 아르곤가스에 질식사했다. 노동부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같은해 7월 1천123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그 뒤로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노동자 2명의 추락사를 비롯해 유해물질 중독사고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우건설에서는 도로건설 공사현장과 아파트 신축현장 등 10곳에서 추락(6명), 감김·끼임(2명), 날아오는 물체에 얻어맞음(2명) 사고로 10명이 희생됐다. 대우건설은 2011년에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어 '살인기업 2관왕'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3위는 대림산업으로, 지난해 3월 여수산단 폭발사고로 6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등 9명의 산재사망자를 냈다. 4위는 같은해 7월 서울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공사에서 발생한 수몰사고로 노동자 7명의 목숨을 앗아가게 만든 천호건설·중흥건설·신한건설에 돌아갔다. 6명이 사망한 롯데건설은 5위를 차지했다. 공동 6위는 각각 5명이 숨진 현대건설·서희건설·포스코건설·한신공영·SK건설이 이름을 올렸다.
살인기업 특별상은 대통령 직속기구인 규제개혁위원회에 수여됐다. 캠페인단은 "최근 빈발하는 산재와 각종 안전사고 이면에 정부의 안전 관련 규제완화가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이런 규제완화 흐름의 주체가 바로 대통령과 그 직속기구인 규제개혁위"라고 지적했다. 규제개혁위는 모든 법률과 조례에 대한 개폐 의견 제출권을 행사해 행정부의 기능을 넘어서는 초헌법적 기관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기업의 로비 창구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캠페인단 관계자는 "경제는 발전하고 1인당 국민소득도 증가하는데 왜 후진국형 산재사고는 줄어들지 않는가"라고 반문한 뒤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현대제철과 대우건설 그리고 특별상을 받은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의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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