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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7-30 18:37
펌>[역학조사에 울고 웃는 산재 신청 노동자들] 사인 미상 사고 밝혀냈지만, 직업성 암에는 맥 못춰
 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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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조사에 울고 웃는 산재 신청 노동자들] 사인 미상 사고 밝혀냈지만, 직업성 암에는 맥 못춰

노동자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업무 연관성이 입증돼야 한다. 노동가 근무 중 사고로 인해 다치거나 사망했을 경우에는 업무 연관성이 비교적 명확하다. 하지만 직업성 질환의 경우 산재 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다. 노동자가 연관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업성 질환의 여부를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노동자와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역학조사는 공단이 산재 여부를 판단하는 바로미터다. 역학조사가 정확하고, 공정하게 실시되야 하는 이유다. <매일노동뉴스>가 역학조사 사례를 짚어봤다.<편집자>

“동생이 일하다 죽은 공장에 가 보니 20년 전 공장의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산재가 확실하다고 믿었어요. 내가 숨쉬는 한 동생이 죽은 이유를 밝혀내겠다고 맹세했어요”

지난해 5월 평화오일씰공업 구미공장에서 질식 사고로 사망한 정상수씨의 누나 정미경(가명)씨의 말이다. 정씨는 냉동 쇼트기 냉매 교체 작업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에 이송된 직후 숨졌다. 미경씨는 동생이 산재로 숨진 것을 확신했다.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은 정씨가 돌연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조사를 중단했다. 지청이 산재 사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데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노동부가 산재 사고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사업주 처벌은 물론 산재 승인마저 어려워졌다.

역학조사 중요성 드러낸 사례들

‘사인불명’이었던 정씨의 사망 원인을 밝힌 것은 국과수도 노동부도 아닌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팀이었다. 연구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위탁을 받아 정씨의 사망을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역학조사팀은 작업환경평가팀과 업무관련성평가팀을 구성해 정씨가 근무한 냉동쇼트 공정의 작업흐름도를 분석하고, 작업장 내부의 산소농도를 조사했다. 역학조사팀은 작업환경 변화에 따라 작업장 산소포화도가 달라지는 사실을 발견했다.

역학조사팀은 “기계 내부에 질소가스가 남아 있어 쇼트기 문이 열리면 질소가 방출된다”며 “질소 노출에 의한 산소결핍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근로복지공단은 연구원의 역학조사를 받아들여 지난 2일 산재를 승인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행정법원은 제주의료원 간호사 4명의 산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2010년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했다. 의료원의 근무환경이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법원은 판결을 내리기 위해 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를 증거로 채택했다. 지난해 역학조사팀은 “유산과 (간호원) 업무 사이의 관련성이 있다”는 내용의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입증 안 된 질병엔 한계

2002년부터 전남대병원에서는 간호사를 비롯해 12명의 노동자들이 유방암에 걸렸다.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는 간호사들이 병원에서 발암물질에 노출되고, 잦은 야간근무로 인해 암이 발병했다고 주장했다. 30대 초반의 간호사가 유방암에 걸리는 사례도 있었다.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의 2011년 기준 유방암 유병률은 20대 0.014%, 30대 0.179%, 40대 0.706%다. 하지만 전남대병원의 30대 유병률은 0.596%로 평균보다 3배가량 높았다.

2013년 유방암에 걸린 노동자 4명(2012년 사망자 1명 포함)이 산재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산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역학조사 결과는 “유방암 발병과 업무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당시 역학조사팀은 전남대병원을 방문해 수면검사실과 수술실에서 근무하는 산재 신청자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수면검사를 통해 야간근무가 유방암 발병과의 관계, 방사능 노출 정도를 조사했다.

지부는 역학조사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부 관계자는 “현장조사는 한 차례밖에 이뤄지지 않았고, 병원 안에는 다양한 유해 요인이 있는데 역학조사에 반영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전남대 병원 산재 사건을 담당한 김민철 공인노무사는 “야간근무와 유방암 발병과의 연관성을 입증할 대조군이 없었다”며 “외국의 연구 사례에 기초해 역학조사가 이뤄져서 아쉬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종란 반올림 활동가는 “첨단산업이나 업무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은 질병에 대해서는 국내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전문성이 있어도 업무 연관성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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