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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5-08 07:50
호주 총선, 노동당의 역사적 재집권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37  
3일 치러진 호주 연방 총선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하원 150석 중 87석을 확보하며 과반을 차지하고 재집권에 성공했다. 노동당이 연속으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드문 사례로 기록됐다.

반면 자유당-국민당 연합은 40석에 그치며 2007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보수 진영의 대표였던 피터 더튼은 자신의 지역구인 딕슨에서 노동당의 알리 프랑스에게 패배해 현직 야당 대표가 지역구 선거에서 낙선한 최초의 사례로 남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은 474만2천374표(34.8%)를, 자유당-국민당 연합은 438만6천572표(32.2%)를, 녹색당은 160만3천895표(11.8%)를 각각 획득했다. 노동당과 자유당-국민당 연합의 득표수가 큰 차이가 없음에도, 노동당이 두 배 넘는 의석수를 차지한 데는 호주의 선호투표제(preferential voting system)가 자리 잡고 있다.

호주의 하원선거는 각 지역구에서 한 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유권자는 모든 후보자에게 선호 순위를 표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득표자의 표가 다음 선호 후보에게 순차적으로 이전되는 방식으로 최종 당선자가 결정된다. 이러한 투표 방식은 노동당이 1차 득표율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녹색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선호표를 효과적으로 흡수해 최종적으로 대승리를 거두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생활비 상승, 주거 위기, 에너지 정책, 노동시장 개혁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의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상당수의 가계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당은 에너지 요금 지원, 학생 부채 경감, 공공 주택 건설 확대 등의 정책 공약을 제시했다. 더불어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와 탄소 배출 감축을 강조하며 원자력 발전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저임금 인상, 플랫폼 노동자 보호, 비경쟁 조항 금지 등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정책 또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호주노총(ACTU)은 노동당의 재집권을 환영하며, 노동자들의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한 정책 추진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노동당의 승리에는 ‘반트럼프’ 정서도 힘을 보탰다. 보수연합(자유당-국민당)의 피터 더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모방하는 듯한 강경한 이민 정책과 감세 정책을 내세웠으나, 이는 중도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 특히 여성과 중산층 유권자들은 이러한 정책에 반발하며 노동당에 표를 던졌다.

노동당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3년 11월 앨버니지 총리는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으며, 이후 양국 간 무역 규제 완화와 비자제도 개선 등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 2024년 6월에는 리창 중국 총리가 호주를 방문해 양국 간 협력 강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런 관계 개선 노력에도 호주는 미국·영국·호주 3개국 인도·태평양 지역 3자 안보 파트너십(AUKUS) 협정 참여와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긴장 등에서 중국과의 잠재적인 갈등 요소를 여전히 안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호주 국방부가 남중국해에서 중국 전투기가 호주 해군 항공기에 근접 비행한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앨버니지 노동당 총리는 “호주는 독자적인 외교 정책을 유지하며,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호주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신중한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호주 노동당의 연속 집권은 호주 정치사에서 이례적인 사건이다. 이는 호주 유권자들이 정치적 안정성과 사회적 연대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동당 정부는 생활비 상승, 주거 위기, 에너지 전환 등 해결해야 할 다양한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노동계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이행이 요구되고 있다. 앞으로의 3년은 호주 노동당 정부의 정책 추진력과 국민과의 신뢰 구축 능력을 시험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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