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5-30 15:31
구의역 사고 9주년 ‘참사’는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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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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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산재·참사현장 다크투어 … 명일동 땅꺼짐 희생자 유족도 ‘분통’
공공운수노조가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9주년을 맞아 산재·참사현장을 둘러보는 다크투어를 28일 진행했다. 일정에 참여한 시민·노동자는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산업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장 안전인력 부족, 재난 없는 사회 우선해야”
다크투어 첫 일정은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열린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추모식이었다. 추모식에는 고인의 동료와 시민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2016년 5월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김군은 홀로 일하다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원청과 맺은 계약상 작업시간에 쫓겨 2명이 1조로 작업하는 원칙도 지켜지지 못한 현장이었다. 사고 이후 안전과 직결된 스크린도어 수리업무를 외주화한 서울시 산하 공기업 서울메트로(현재 서울교통공사로 통합)에 대한 비판과 함께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우리 사회에 떠올랐다. 지하철 노동자들은 사고가 일어난 지 9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은 안전인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박현우 서울교통공사노조 부위원장은 “감당해야 할 역사 수는 많고 안전설비는 늘어났지만 인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난해 서울 연신내역·삼각지역에서 일하다 숨진 이들과 김군을 기리며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모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산재·참사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이수연·이동하씨는 SNS로 정보를 보고 연차휴가를 내 이번 다크투어 일정에 참여했다. 이동하씨는 “탄핵 촉구 광장 이후 재난 없는 사회를 우선해야 한다는 마음에 투어에 참가했다”며 “세월호 참사나 구의역 사고, 이태원 참사 등 재난이 연이어 일어나도 정부가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는 걸 보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추모식이 끝나고 민주노동당과 중대재해 없는 안전한 공공교통을 만드는 약속식을 열었다. 노조는 한상균 민주노동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에게 △생명·안전업무 인력 확충 및 정규직 고용 △위험업무 2인1조 의무화와 위험의 외주화 금지 △교대제 개편·노동시간 단축 △작업중지권 실질 보장이 가능한 일터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땅꺼짐 위험정보 감춘 서울시, 시민안전 무너뜨려”
참가자들은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땅꺼짐) 현장을 찾았다. 지난 3월 명일동 대명초교 입구 교차로에서 거대한 땅꺼짐으로 30대 배달노동자 1명이 숨졌다.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인근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공사가 배경으로 지목됐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이달 30일까지 해당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조사 기간을 2개월 연장했다.
이날 노조가 연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족과 사고 현장 주변 상인들은 정부 조사와 대책이 지연하는 상황을 비판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 도로와 바닥이 균열하는 상황이 진행 중인데도 서울시나 강동구가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숨진 배달노동자의 동생인 박수빈씨는 “사고가 난 도로는 전조증상이 명확했다. 사고 2주 전부터 인근 가게 바닥에 균열이 발생했고, 당일에는 작은 싱크홀 보수까지 있었다”며 “서울시는 지하공사 위험성을 알면서도 위험지역에 관한 정보를 숨겨왔고, 시민과 배달노동자의 생명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씨는 “국토부와 서울시는 즉각 진상규명에 나서고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며 “단순한 사고로 덮을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의 가족이 이런 비극을 겪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사고 현장 바로 앞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미숙씨도 “생계 대책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씨가 운영하던 주유소는 바닥이 갈라지고 기둥 상부가 주저앉아 사고 이후 강동구에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했다. 위험이 우려돼 2개월째 영업을 중지하고 있는 상태다. 김씨는 “세 가족의 일터였던 주유소가 파괴됐는데 누구 하나 사과하고 들여다보는 사람이 없다”며 “조사 발표를 늦춘다면 생계비라도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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