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감독관 수사역량 강화 교육계획’ 발표 … “독자 수사 완결성 확보” 방점
홍준표 기자 입력 2026.08.24 06:30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 수사지휘권 폐지를 앞두고 고용노동부가 ‘홀로서기’에 나선다. 노동부는 10월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수사 책임이 수사 주체에게 온전히 귀속되는 구조”로 바뀐다고 해석한다. 특히 “독자 수사 완결성”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노동감독관 수사교육을 전면 개편하고, 신규 노동감독관에게 실제 사건을 토대로 수사 전 과정을 실습시키는 ‘수사학교’를 도입한다. 재직 감독관에게는 형법·형사소송법 교육을 의무화한다. 과장·팀장 등 관리자 890명에게는 별도의 수사지휘 교육을 실시한다.
신규감독관 8주 ‘수사학교’ 운영
노동부는 24일 세종에서 전국 지방노동관서장을 대상으로 ‘수사지휘 워크숍’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노동감독관 수사역량 강화 교육계획’을 발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에 감독관의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은 △신규감독관 배치 전 실무교육 강화 △재직감독관 수사전문성 강화 △중층적 수사관리체계 구축을 3개 축으로 한다. 우선 신규감독관 교육과정 12주 가운데 8주를 실습 중심의 ‘수사학교’로 운영한다. 지난 5월 입교한 신규감독관 206명에게 처음 적용해 교육을 마쳤다.
‘수사학교’는 감독관이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갖출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특히 실제 사건을 처리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전담 교수진이 실제 신고사건 316만건을 분석해 만든 34개 모의사건을 토대로 교육생이 사건 접수부터 내사·수사·종결까지 직접 처리했다. 매주 개인별 수행평가를 하고 전담교수가 피드백을 제공했다.
수사학교 교육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점을 기록했다. 교육을 마친 신규감독관은 지난달 27일 전원 지방노동관서에 배치됐다. 노동부는 현장 배치 이후에도 12주 동안 일대일 멘토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체 감독관 형법·형사소송법 교육 의무화
기존 노동감독관 교육도 바뀐다. 노동부는 그동안 검찰·경찰 등 외부기관에 의존해 총론 중심으로 실시했던 수사교육을 노동사건 ‘실무 중심’으로 개편한다. 우선 지난달 노동사건에 특화한 형법·형사소송법 온라인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전체 감독관은 기본과정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부서장은 9월까지 심화과정을 의무적으로 수강하고 팀장 등 경력자에게도 심화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 내용도 노동사건 수사에 특화한다. 형법 교육에서는 구성요건과 고의·위법성과 책임·죄수론 등을 노동관계법 위반 사례와 연결해 다룬다. 형사소송법 과정에서는 임의수사와 강제수사·위법수집증거 배제·공소제기와 공판 같은 실제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쟁점을 교육한다.
아울러 실제 수사기록을 활용한 ‘케이스 스터디’ 교육을 도입한다. 감독관이 기록을 토대로 조사와 증거확보, 법리검토와 판단까지 수사 전 과정을 직접 분석·토론하는 방식이다. 표준 교육과정은 경찰대 산학협력단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연내 시범운영한 뒤 부당노동행위·불법파견 등 노동사건 유형별 교육으로 확대한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조사면담, 디지털포렌식 교육도 강화한다.
과장·팀장 ‘행정관리자→수사지휘자’ 전환
관리자 역할도 ‘수사지휘자’로 크게 달라진다. 검사의 수사지휘가 사라지는 만큼 노동부 내부에 자체적인 수사지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장·팀장을 단순한 행정관리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수사지휘자’로 전환한다. 팀장과 과장이 사건기록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보강수사를 지시한다. 송치의견을 검토하고 사건이 끝난 뒤 담당 감독관에 대한 코칭도 맡는다.
기관장은 관내 수사지휘 체계를 총괄하면서 부서 간 사건 판단 편차를 조정한다. 또 검사와의 협력관계를 활용해 법률자문이 필요한 사건을 초기에 협의하고 다기관 연계 사건의 공조 절차를 표준화한다.
노동부는 법 시행 이후 주요 사건 유형별 수사절차를 다시 정리해 △체크리스트 △표준 지휘사항 △질문·판단기준을 담은 매뉴얼도 제공할 예정이다. ‘사건기록 검토→보강지시→송치의견 검토→사후코칭’을 실제로 수행하는 모의 수사지휘 교육도 신설한다.
이를 위해 24일 기관장 49명을 시작으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전까지 관리자 890명 전원을 대상으로 12차례 소규모 토론식 워크숍을 실시한다. 특히 기관장 워크숍에서는 ‘지휘·감독과 부당한 사건 개입의 개념’을 별도의 토론 주제로 다룬다. 노동·산업안전 분야 수사경력자를 수사 전담 부서장에 우선 배치한다. 일정한 경력·경험을 갖춘 감독관을 ‘현장전문가’로 선발해 전문인력으로 육성한다.
장기적으로는 노동감독관 수사교육을 전담하는 가칭 ‘노동수사교육원’ 신설을 추진한다.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한 시나리오형 교육을 전담하고 향후 노동범죄 수사교육과 연구를 병행하는 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모든 노동감독관이 독자적인 수사 완결성을 확보하려면 조직 전체가 준비돼야 한다”며 “관리자의 수사 리더십과 실무자의 전문성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교육과 시스템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수사권 독립’ 좌우, 고난도 사건 시험대
이번 교육개편의 배경에는 10월2일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있다. 수사체계가 개편됨에 따라 노동감독관은 19개 법령, 1천22개 조문을 담당한다. 노동부가 검사의 수사지휘 폐지를 단순한 절차 변경이 아니라 ‘수사권 독립’으로 표현한 이유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지휘·보완수사는 노동사건에서 양면적인 기능을 했다. 노동감독관이 놓친 증거나 법리적 문제를 검사가 다시 검토함으로써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는 안전장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불법파견·부당노동행위·중대재해처럼 사실관계와 법률관계가 복잡한 사건일수록 검사의 법률검토 기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부가 수사 방향을 정하고도 검찰과의 협의나 보완수사를 반복하면서 사건 처리가 장기화하거나, 검찰의 법리 판단이 사실상 노동부 수사의 방향을 좌우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수사체계 개편의 효과는 중대재해나 불법파견·부당노동행위 같은 고난도 사건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도 내년부터 노동기준과 산업안전보건 분야를 구분해 전문교육을 실시한다. 노동기준 분야에서는 근로자성 판단과 회계분석, 반노조 의사 입증을 전문역량으로 꼽았다.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서는 공학·보건학적 전문지식과 최고경영자(CEO) 안전보건 의무 입증을 핵심역량으로 제시했다.
결국 검찰 수사지휘 폐지 이후의 관건은 노동부가 검찰에 의존했던 법률검토와 수사 보완 기능을 얼마나 자체적으로 확보하는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부가 이번 계획에서 강조한 ‘독자적인 수사 완결성’이 실제 사건에서 작동할 수 있을지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중대재해·불법파견·부당노동행위 같은 고난도 노동사건 수사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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