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8-2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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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다시 광화문, 간호사들 “나도 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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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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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지 않은 ‘태움의 구조’ 거리로 나온 간호사들
우다영 기자 입력 2026.08.24 06:30
간호사들이 또 죽음을 추모하며 거리로 나왔다. 반복되는 ‘태움’과 간호사 사망은 왜 수년 전과 같은 원인을 지목하고 있을까. 23일 <매일노동뉴스>가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7년 전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들여다봤다. 당시 보고서가 짚은 구조적 문제는 2026년 간호사들의 증언에서도 반복됐다.
“태움은 구조적 폭력”
지난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간호사·간호학생 등이 참여한 ‘나도 너였다 2026’ 태움 사망 간호사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2018년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 이후 간호사들이 광화문에 모여 “나도 너였다”고 외친 지 8년 만이다. 이들은 최근 의료현장에서 세상을 떠난 노동자들을 추모했다.
박 간호사는 2018년 서울아산병원에 입사한 지 약 6개월 만에 생을 등졌다. 2019년 고 서지윤 간호사는 병원 사람들은 장례식에 오지 말라는 유서를 남기고 사망했다. 8년이 지난 올해 고 강수빈 간호사, 고 임가현 방사선사가 목숨을 끊었다.
현장에 참석한 간호사들은 한 손에 국화꽃을 들고 ‘태움’을 개인의 성격이나 갈등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직장내 괴롭힘 피해를 신고한 김서영 서울의료원 간호사는 “태움은 간호사만의 문화도, 여초 직장의 군기 문화도 아니다”며 “구조적인 문제와 개인의 인성이 뒤엉켜 만들어 낸 구조적 폭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 위계적인 조직문화는 괴롭힘을 더욱 쉽게 만들고 피해자가 저항하기 어렵게 만드는 토양”이라고 토로했다.
정원구 간호정책네트워크 활동가(정신건강간호사)는 “누군가 아프거나 실수를 하면 그 공백은 곧바로 다른 동료의 살인적인 업무량으로 전가된다”며 “동료는 서로를 돕는 존재가 아니라 나의 일을 늘리는 존재로 변한다”고 전했다.
직장내 괴롭힘을 신고해도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한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서울 한 의료센터에서 일하는 조은영 간호사는 과거 재직했던 병원에서 직장내 괴롭힘을 신고했지만 조사 담당자에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거야” “우리 병원에 너처럼 신고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왜 용기 내 신고한 피해자가 낙인을 감당해야 하느냐”며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자신의 자리를 떠나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8년 전 추모행동에 참여했던 간호사들도 연이어 발언을 이어갔다.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눈물을 훔치고, 눈물 흘리는 옆 동료를 토닥이며 증언은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구조적 괴롭힘’ 짚은 7년 전 진상조사
간호사 인력과 업무부담, 조직문화를 전문가들이 구조적 문제로 지적한 진상조사보고서가 7년 전 제출됐다. 2019년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 뒤 처음으로 병원 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다. 서울시는 당시 외부위원 10명으로 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진상대책위는 간호인력 8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296명의 응답을 분석하고, 유족·동료·간호부·노조·서울시 관계자 등 102명을 면접했다. 서 간호사 개인에게 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뿐 아니라 근무표와 인력배치, 인사·노무체계까지 조사했다.
보고서에서 드러난 첫 번째 문제는 인력 공백을 충원 없이 기존 간호사에게 맡기는 운영방식이었다. 서울의료원은 2017년 간호간병통합병동에 야간전담제를 도입하면서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기존 간호사를 야간전담으로 배치했다. 야간전담으로 빠진 간호사의 근무는 나머지 간호사들이 나눠 맡았다. 서 간호사가 일한 102병동에서는 약 30명 중 10명가량이 야간전담을 맡은 시기도 있었다. 서 간호사도 2017년 3개월, 2018년 4~5월 두 달 연속 야간전담 근무를 했다.
병동에 갑작스러운 결원이 생겼을 때도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않았다. 간호행정부서에서 일하는 간호사를 병동으로 보내 공백을 메웠다. 진상대책위는 당시 이러한 ‘타병동 파견’을 금지하고 병동별 대체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권고했다.
업무와 인사배치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102병동은 업무강도가 높은 2개 팀을 순환하도록 했지만 서 간호사는 별도의 순환배치 없이 한 팀에서만 2년 이상 근무했다. 선임간호사가 없는 저녁근무에서는 근무번을 책임져야 하는 날도 있었다.
2018년 12월 서 간호사는 본인이 희망하지 않은 간호행정부서로 발령됐다. 당시 간호행정부서는 간호사들이 일반적으로 근무를 기피하던 부서였다. 진상대책위는 당시 간호행정부서에 간호사를 이동배치할 필요가 있었는지에도 의문을 제기하면서, 내부 인사관리와 순환배치를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병원 안에서 해결할 체계도 미흡했다. 진상대책위는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당사자 사이의 문제만 처리할 것이 아니라 노동여건과 직무를 재설계하고 상급자의 소통능력을 강화하는 등 노동환경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시 조사위원이었던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는 “당시 구조적 괴롭힘이라고 결론 내리고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인사조직 체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34개 권고안을 만들었다”며 “7년이 지났지만 이 권고안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사람이 죽어야 의제화가 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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