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품 제조기업 하나머티리얼즈(대표이사 김현주)가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지 15분 만에 직장폐쇄를 단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기도 전에 직장폐쇄에 나섰다며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하나머티리얼즈지회(지회장 이제현)는 24일 오후 충남 천안시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불법적인 직장폐쇄는 노조 조직력을 손상시키고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라며 “반도체 부품사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 22일 지회가 파업에 돌입한 지 15분 만에 직장폐쇄를 통보했다. 지회는 22일 오전 8시부터 25일 오후 8시까지 파업할 계획이었다. 사측은 22일 오전 8시15분 직장폐쇄를 공고했다. 공고문에 따르면 사측은 천안·아산캠퍼스 전 구역에서 필수보안 유지인력과 안전보호시설 인력을 제외한 조합원을 대상으로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기간은 쟁의행위가 끝날 때까지다.
김현주 대표이사는 공고문에서 “지회의 쟁의행위 및 조업방해로 정상적인 생산활동이 불가능하고 경영상 손실과 안전사고 위험이 초래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46조에 따라 직장폐쇄를 공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직장폐쇄 개시 시점부터 상급단체를 포함한 대상 조합원의 사업장 내 출입·시설 이용·무단점거·업무방해행위를 전면 금지한다”며 “위반할 경우 형법 319조(주거침입·퇴거불응)와 314조(업무방해)에 따라 형사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회는 파업 직후 곧바로 이뤄진 직장폐쇄가 방어적 조치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제현 지회장은 “직장폐쇄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끼칠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직장폐쇄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하나머티리얼즈 노사 갈등은 노조가 설립된 지난 5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회는 근로조건 개선과 성과보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5월16일 설립됐다. 6월2일 회사에 첫 교섭을 요구한 뒤 갈등 수위가 높아졌다. 지회는 이달 3일 쟁의권을 확보한 뒤 12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을 했다. 20일에는 사측이 노조를 탄압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고소했다. 이어 21일 열린 9차 본교섭에서도 노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적법한 방어적 직장폐쇄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지난 21일 오전 교섭을 마치면서 다음주 교섭을 예정해 놓고도 당일 오후 9시20분 예고 없이 3일간 전면파업을 선포했다”며 “지난 12일 부분파업 당시 발생한 노조 간부의 조업방해 등의 행위로부터 비조합원의 정상근무를 보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법적 절차를 준수해 방어적 직장폐쇄를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