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2-17 08:51
탄핵광장의 시민, 세종호텔 해고자를 ‘응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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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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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민주노총·비상행동 대규모 집회 … ‘복직 촉구’ 고공농성장까지 행진해 “힘내라”
지난 15일 밤 8시10분, 서울지하철 4호선 명동역 10번출구에 위치한 세종호텔 앞 퇴계로는 윤석열 퇴진 찬성 집회자들로 가득 찼다. 사람들은 세종호텔 인근 10미터 높이 지하차도 안내 구조물 위에 있는 한 사람을 향해 응원봉을 흔들었다. 구조물 위의 그는 무지개 바탕 위로 ‘세종호텔지부’라는 글자가 새겨진 깃발을 흔들며 화답했다.
깃발을 흔들던 이는 세종호텔에서 일하다 2021년 경영악화를 이유로 해고된 고진수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이다. 고 지부장은 시민들을 향해 “경북 구미에서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해고된 노동자 2명이 400일이 넘도록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이고,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은 도합 10년 넘는 징역과 수백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 판결을 앞두고 있다”며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다시 만날 세계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차별 없는 세상이어야만 한다. 더 넓고 강고하게, 단단하게 연대해 함께 승리하자”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응원봉과 깃발들을 흔드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한 데 섞인 응원봉과 노조 깃발
12·3 내란사태 뒤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과 노동자들 간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11차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윤석열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을 열었다. 비상행동이 매주 토요일 개최하는 윤석열 탄핵촉구집회인 범시민대행진보다 한층 규모를 키운 ‘집중행동의 날’ 집회다. 주최측 추산 3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1만2천명이 모였다. 비상행동에는 양대 노총과 시민단체 등 1천500개 단체가 모여 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한 시민들은 이틀 전부터 세종호텔 정리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한 고진수 지부장에게로 발걸음을 돌렸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위기를 이유로 해고돼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노동자를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고공농성장 앞에 도착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정현의 ‘와’를 개사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미 난 네 노동자” “독한노조라 하지 마” “해고했으니 책임져” 가사에 맞춰 고 지부장은 깃발을, 시민들은 응원봉을 흔들었다. “내란을 끝내고 세종호텔도 복직하자” “힘내라 고진수”를 외쳤다.
지난달엔 ‘시민’, 오늘은 ‘노조 조합원’
이날 범시민대행진에 앞서 민주노총이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개최한 ‘윤석열 즉각파면·사회대개혁! 민주노총 전 조합원 행동의 날’ 수도권대회에서는 12·3 내란사태로 촉발한 노동자와 시민들의 만남이 낳은 ‘열매’도 확인됐다.
시민과 노조가 서로를 호명하며 연대하고, 윤석열 정권 퇴진에 지치지 말고 나아가자는 다짐들이 나왔다.
지난달 3일 한강진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해 시민으로서 연대 발언을 한 윤혜원씨는 이날 민주일반노조 누구나지회 조합원 신분으로 발언대에 올랐다. 탄핵광장에서의 만남이 노조 조직화로 이어진 셈이다. 윤씨는 “(지난달 민주노총 집회에서) ‘시민 부름에 민주노총이 응답했듯 시민 또한 민주노총에게 응답할 것이다’는 발언을 했는데, 지금 조합원이 돼 노총 옆에 있다”며 “지치지 않고 (윤석열 정권 퇴진의 길을) 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과는 민주노총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 노동권과 공공성이 보장되는 세상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우리가 이 시기에 어떻게 싸우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와 전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파면 이후 사회가 바뀌지 않았다는 푸념과 한탄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투쟁에 나서자”고 했다.
전국 동시다발로 열린 이날 민주노총 대회에는 수도권대회 5천명을 포함해 전국 15개 지역 대회에 1만5천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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