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5-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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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천억대 매출 아동복 ‘베베드피노’ 상습 임금체불·불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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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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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직 매니저에 수년간 휴일수당·퇴직금 미지급 … 더캐리 “급여관리 시스템 확립할 것”
정소희 기자 입력 2026.05.12 06:30
매출 1천300억원 규모의 유명 아동복 브랜드 베베드피노를 운영하는 ㈜더캐리가 판매직 노동자들에게 수년간 연장·휴일근로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계열사를 통한 불법파견 의혹과 함께 근무기록 미보관과 가짜 프리랜서 계약, 보증금 강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총체적 노무관리 부실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현장
초과근로수당·대체휴무는 0”
2013년 설립된 더캐리는 법인 설립 10년 만에 연 매출 1천3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중견 아동복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표 브랜드인 베베드피노는 이은정 대표 자녀의 이름을 따 만든 브랜드로, 수년간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며 중국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후 캐리마켓 같은 편집숍과 아이스비스킷·푸마 키즈 같은 후속 브랜드까지 내놓으며 사업을 확장하고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현재 전국에 직영점 142개와 대리점 66개를 운영하며, 임직원은 700명에 달한다.
그런데 11일 <매일노동뉴스> 취재 결과 현장에서는 대규모 임금체불과 불법파견, 가짜 프리랜서 고용,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등 각종 노동문제가 오랜 기간 방치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더캐리는 현재 각종 노동관계법 위반 의혹에 더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 제보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도 진행 중이다.
특히 임금체불은 일부 매장이나 특정 시기에 국한하지 않고 수년간 이어져 왔다. <매일노동뉴스>와 인터뷰한 전현직 베베드피노 매니저들은 회사가 휴일·연장근로수당과 퇴직금 등을 장기간 지급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매장 관리자이면서 더캐리 계열사와 근로계약을 맺은 노동자로, 임금체불 문제가 최근 사내에서 공론화되기 전까지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근무기간 동안 공휴일을 포함해 근로계약서상 소정근로시간인 주 40시간보다 훨씬 더 일했지만 시간외수당과 대체휴무를 받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베베드피노 매장에서 3년간 일한 매니저 박세원(가명)씨는 “매니저라는 이유로 주말에도 쉬기 어려웠다. 매달 4일만 쉬고 일했다”며 “매장을 관리하라는 본사 요구로 법정 공휴일과 주말에도 언제나 출근했다”고 말했다. 다른 쇼핑몰·백화점 입점 브랜드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다는 박씨는 “이렇게 노동강도가 높은 브랜드는 처음이었다”며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성인용 기저귀를 사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는 “각종 행사를 앞두고는 적게는 50박스, 많게는 130박스씩 포장을 해체하고 물건을 진열했다”며 “용역 인력을 따로 쓰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더캐리는 직원들이 직접 행사 업무에 동원됐다. 새벽 근무도 빈번했지만 회사쪽은 대체휴무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박씨가 퇴사 과정에서야 임금체불 사실을 인지했다는 점이다. 노동자들 사이에 임금체불 문제가 지난 2월부터 공론화되면서 박씨를 포함한 일부 매니저들은 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했다. 퇴직연금이 제대로 납부되지 않았다는 논란도 함께 불거졌다. 그런데 사용자쪽은 정확한 체불금 산정 내역을 제시하지 못한 채, 반박이 나올 때마다 미지급 수당 규모를 조금씩 ‘흥정하듯’ 높였다고 한다. 심지어 근속연수와 근무 매장이 서로 달랐던 매니저 2명에게 동일한 체불임금 산정 내역을 제시한 사례도 있었다.
근로기준법 42조와 같은법 시행령은 사용자가 임금 계산 기초 서류와 근로계약 관련 서류를 3년간 보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캐리는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시프티’라는 근태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왔다. 매니저들은 앱을 통해 출퇴근시간을 기록했지만 회사는 지난 3월 갑작스럽게 사용을 중단했다.
박씨는 “회사쪽에 근무기록을 요구했지만 몇 달치 스케줄표만 받았을 뿐 지난 1년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록한 출퇴근기록은 받지 못했다”며 “재직 당시에는 임금체불을 인지하지 못해 퇴사 이후 메신저 기록 등을 통해 체불액을 다시 추산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노무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임금체불 사실을 인정했지만 체불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 컨설팅이 진행 중이라 금액을 산정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더캐리 자회사인 ‘헤이어’ 관계자는 “지연이자를 포함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미지급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앞으로 3차에 걸쳐 추가 누락분도 정산할 예정이고, 현재 1차 지급 대상자의 94%에 대한 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입사할 때 1천만원 내라는 더캐리
“회사, 1년 전 ‘로스’까지 손해배상”
더캐리가 계열사를 통해 3년간 불법파견 형태로 인력을 운용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매니저들은 기존까지 더캐리와 근로계약을 맺다가 2023년 3월부터 더캐리 손자회사 격인 헤이어와 근로계약을 맺도록 요구받았다. 헤이어는 대영에프씨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대영에프씨 지분은 더캐리가 모두 소유하고 있다.
헤이어와 더캐리가 도급관계라고 하더라도 실제 업무지휘·명령을 원청인 더캐리가 했다면 불법파견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따르면 의류 판매업무는 파견 허용업종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매니저들은 헤이어로 소속이 바뀐 뒤에도 더캐리 관리자의 업무지시가 반복됐다고 증언했다. 더캐리 중간관리자는 매니저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서 수시로 반품 제도와 행사 일정 등을 공지했다. 매니저들은 매장별 실적과 판매 전략, 재고 현황 등을 더캐리 관리자에게 보고했고 경비 청구 결재 역시 더캐리에 제출했다.
노동관계법 위반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매니저들은 퇴사 과정에서 회사에 수백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액을 물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로스’ 책임을 매니저들에게 모두 전가했다는 것이다.
로스란 장부·재고 불일치를 의미한다. 수도권의 한 베베드피노 매장에서 4년간 일한 매니저 김선우(가명)씨도 퇴사 과정에서 100만원의 로스를 배상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동료 매니저 중에는 300만원을 물어낸 사례도 있었다. 회사쪽은 김씨가 1년 전에 물류센터에 보낸 재고가 센터로 입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매니저들이 이 같은 손해배상액을 감당해야 했던 배경에는 입사 과정에서 회사에 납부한 보증금 제도가 있었다. 매니저마다 금액은 달랐지만 회사쪽은 입사 조건으로 최대 보증금 1천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증금은 매장 물건을 빼돌릴 수 있다는 이유로 계약 당시 노동자에게 현금으로 지불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업계의 과거 관행이다. 이는 직영점 노동자에게 취업 사례금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 속에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더캐리·헤이어는 최근까지 노동자들에게 보증금을 요구해 왔고, 퇴사 과정에서 손해배상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겠다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진수 공인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는 “신원보증보험 가입 요구나 손해배상 조항 자체를 곧바로 불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노동자에게 보증금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근로기준법이 금지한 강제저축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보증금 명목으로 노동자에게 납입하도록 한 금전에 대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을 뿐 아니라, 해당 금액이 창출할 수 있는 투자 기회나 이자 수익 기회도 박탈한 셈”이라며 “노동자들이 민사소송 등을 통해 사측에 보증금 반환과 손해배상을 청구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보증금과 손해배상 제도가 단순한 재고 관리 차원을 넘어 회사의 비용과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방식으로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김선우씨는 “로스는 어느 매장에서나 어느 브랜드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이 모든 책임을 매니저 개인에게만 묻는 브랜드는 더캐리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유명 잡화 브랜드 근무 경력이 있다는 그는 “다른 브랜드들은 로스를 줄이기 위해 연간 여러 차례 재고조사를 하거나 매출의 일정 비율을 손실분으로 반영한다”며 “더캐리는 1년에 한 번도 재고조사를 하지 않았고, 로스도 생산가가 아닌 소매가 기준으로 청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상 매니저들에게 책임을 떠넘겨 매출을 부풀리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구조처럼 느껴졌다”고 비판했다.
회사쪽은 본지가 제기한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 “법률상 판단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급격한 확장 과정에서 내부 관리 체계가 현장의 목소리를 세밀하게 담아내지 못한 점은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로스와 보증금 제도와 관련해서는 “로스 발생시 처리 기준에 대해 법령과 업계 관행을 고려해 수용 가능한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정립해 나가겠다”며 “보험요율과 보증 수준도 합리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가짜 3.3’문제까지
헤이어 “고용 모델 정비할 것”
매니저들은 회사가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른바 ‘가짜 3.3 계약’을 남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매니저를 제외한 상당수 매장 직원들이 헤이어와 근로계약이 아닌 프리랜서 용역계약을 맺어 왔기 때문이다. ‘가짜 3.3 계약’이란 사업주가 근로기준법상 의무를 피하기 위해 노동자를 개인사업자 형태로 둔갑시키는 수법으로, 사업소득세 3.3%를 원천징수하는 방식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경우 노동자들은 4대 보험과 퇴직금, 각종 법정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근로기준법 보호도 받기 어렵다.
하지만 계약 형태만 프리랜서였을 뿐 실제 근무 방식은 일반 노동자와 다르지 않았다는 게 현장 노동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더캐리가 정한 유니폼을 착용하고, 매장이 짠 근무표에 따라 일했으며, 업무 내용 역시 회사쪽과 매니저 지시에 따라 수행했다. 더캐리 본사 중간관리자가 직접 근무지와 스케줄 변경 등을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노동자들은 2년 이상 근무해 파견법상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헤이어 관계자는 “단기 행사 지원이나 특정 시기 인력 보강 등 업무의 연속성이 낮은 직무에 한해 사업소득자 계약을 체결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변화된 노동 환경에 발맞춰 전체 계약 형태를 재검토하고 있다”며 “실질적 근로 형태에 부합하는 계약 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고용 모델을 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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