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6-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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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재해조사의견서 입수] 한화에어로 반복된 비극, 원인 같은데 “위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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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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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제 위험성 인식 부족’ ‘유해요인 발견 노력 미흡’ … 안전공단 2018년·2019년 사고 때마다 지적
강한님 기자 입력 2026.06.04 06:30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 대해 정부가 ‘추진제 위험성 인식이 부족하다’ ‘유해요인 발견 노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세 번째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회사쪽이 위험성을 일부 부인하면서 과거 조사에서 드러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염소산 암모늄·알류미늄’ 추진제
대전공장 세 차례 사고서 모두 사용
3일 <매일노동뉴스>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받은 2018년·2019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 화재·폭발사고 재해조사의견서에 따르면 안전보건공단은 두 번의 사고 모두 작업공정에서 사용한 추진제가 위험물질이라는 인식이 부재했고,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지 않거나 위험요인을 잡아내지 못한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서는 8년간 총 세 차례의 사고가 있었다. 2018년 5월에는 충전공실에서 추진체를 충전하던 중 폭발과 화재사고가 발생하면서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 4명이 경상을 입었다. 2019년 2월에도 고체연료를 빼내는 이형작업 과정에서 추진체가 점화돼 폭발적으로 연소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형공실 내 노동자 3명이 사망하고, 밖에 있던 노동자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1일 사고는 로켓추진체 세척공실에서 발생했다. 5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었다. 누적 사망자만 13명이다.
사고는 추진제와 관련돼 있다. 추진제는 추진체 내부에서 연소해 추력을 발생시키는 물질이다. 자동차의 연료 같은 역할을 한다. 이번 세척공실에서 다뤄진 추진제의 주요 성분은 과염소산암모늄과 알루미늄이다. 과염소산암모늄은 충격·마찰·열에 노출되면 폭발할 수 있다. 알루미늄은 열·스파크·화염에 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과염소산암모늄은 2018년과 2019년 사고에도 똑같이 쓰였다. 알루미늄도 2019년에 사용됐다. 비슷한 성분의 추진제가 각각 다른 공정에서 사고를 일으킨 셈이다.
위험한 물질인데도 ‘추진제는 화약 아냐’
위험하지 않은 것처럼 단순·반복 작업화
추진제를 마치 위험하지 않은 물질처럼 취급한 것이 사고 원인 중 하나였다. 2018년 노동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 재해조사의견서를 보면 안전보건공단은 “연소관에 충전하는 슬러리 상태의 추진제는 과염소산암모늄이 OO%(비공개) 함유된 산화성물질 혼합물이나 사업장의 관리자에서부터 직원까지 그 위험성을 간과하며 작업을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대전공장에서는 배출밸브가 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4~5년 전(적어도 2014년)부터 나무막대를 통해 추진제에 충격을 주는 행위를 빈번하게 해왔다. 위험한 작업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데도 회사는 유해·위험요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2019년에도 동일한 취지의 지적이 나왔다. 공단은 2019년 사고 재해조사의견서에서 “‘추진제는 화약이 아니다. 망치로 때려도 터지지 않는다’ 등의 잘못된 경험, 지식의 오류로 보다 안전한 물질로 인식하게 했고, 지금까지 위험을 구체화하지 못해 (이형작업을) 단순·반복적인 일로 취급해 왔다”고 설명했다. 추진제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이 사고를 부른 격이다.
추진제는 각각의 성분(과염소산 암모늄·알루미늄 등)이 경화제에 분산돼 있는 정도가 다르다. 성분의 분산도가 달라 작은 충격이나 마찰에도 점화될 수 있는 물질이다. 그렇지만 추진제의 특징을 현장의 안전관리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안전보건공단은 지목했다. 공단은 “추진제는 물리적 혼화기술의 한계로 민감도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사고 발생의 불확실성으로 간주해 대책을 경시해 왔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고에서도 비슷한 인식수준이 드러났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지난 1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열린 현장 브리핑에서 “해당 공정은 물로 세척하는 과정이어서 그동안 특별히 위험성이 높은 작업으로 분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수위를 조절했다. 가재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장은 2일 현장 브리핑에서 “덜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이지 위험하지 않다고 말씀드린 것은 아니다”며 “타성과 관성에 젖어 기존 작업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수십 년 된 관행들을 따라 이행했던 게 실패의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고 밝혔다.
세 번째 사고에서도 “위험성 높지 않다” 해명
박해철 의원 “안전체계 전반 철저히 조사해야”
노동자 13명이 숨지는 동안 관행을 바꿀 시간은 충분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고용노동부는 앞선 두 사고 이후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2018년에는 486건의 법 위반 사항을 확인해 2억6천156만원 규모의 과태료를, 2019년에는 82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해 1억2천60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노동부는 2018년 사고와 관련해 대전공장에 12명으로 조직된 환경안전팀이 있으나, 보건관리자는 단 1명이고 작업환경측정·건강진단·물질안전보건자료(MSDS) 관리 등 업무를 직원들에게 분장했으나 형식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안전보건조직의 미흡함도 2019년 또다시 언급됐다. 2019년 사고 뒤 재해조사의견서에서 안전보건공단은 “안전보건 전담조직 인력의 잦은 교체와 역량개발 미흡으로 라인에 대한 기술적인 조언과 지원업무를 수행할 여력과 역량이 부족해 라인과 소통이 단절된 양상을 보이며 문서 시달 형태의 안전관리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도 있었다. 2019년 재해조사의견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은 2014년부터 추진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이전 추진체 이형작업에 사용했던 장비를 그대로 사용했다. 심지어 작업자가 수차례 수리를 요청했는데도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된 사고가 있었던 만큼 노동자들은 조사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김명기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화창원지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화 본사 앞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회사는 고위험 작업이 아니라고 했지만 화약을 취급하는 공장은 전쟁터와 똑같고, 단순한 우연이나 개인의 실수로 치부할 수 없는 명백한 인재”라며 “엄격한 처벌과 함께 사고 원인 조사에 노조의 참여를 전면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도 “한 사업장에서 8년 동안 13명이 숨졌고, 같은 원인이 반복적으로 지적된 사고는 우연이 아니다”며 “정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안전관리체계 전반을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 소재와 재발방지 대책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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