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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7-08 09:43
[회생 폐지 결정 뒤] 납품 뚝 끊긴 홈플러스 매장, 노동자들 “처분 기다리는 심정”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96  
“정상영업한다”지만 매대는 ‘텅텅’ … 직원들 “퇴직금도 못받을라”

김학태 기자 입력 2026.07.08 06:30

7일 오전 11시께 서울 금천구 독산동 홈플러스 금천점. 입구에는 “홈플러스 금천점은 정상영업합니다!”라고 쓴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그런데 매장 안은 정상영업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신선도 필요한 유제품 전무, 야채·과일 대신 견과류
“법원 발표 나오자 납품 끊겨, 빈자리에 재고품 진열”

입점업체가 판매하는 푸드코트·의류매장이 있는 1층 홈플러스 몰에는 고객이 한 명도 없었다. 식품·의류·속옷·잡화를 파는 홈플러스 마트가 있는 2층에 올라가니 고객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매대 군데군데 빈 곳이 적지 않았다. 치즈·버터같이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냉장 유제품 매대는 텅 비었다. ‘주류’라고 쓰여 있는데 음료수나 술은 보이지 않고 술잔이나 음료수컵만 놓인 곳도 있었다.

평소에는 야채와 과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곳에는 구운 아몬드 같은 견과류만 보였다.

“이번 주부터 물건이 아예 안 들어와요. (지난 3일) 금요일에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한다는) 법원 발표가 났잖아요. 그다음부터는 아예 안 들어와요. 그전에는 조금씩 들어왔거든요.”

매대에 견과류를 정리하고 있던 금천점 직원 김숙희(가명)씨가 말했다.

홈플러스 경영악화로 대금을 받지 못해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들이 납품을 줄여오다가 3일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뒤 납품을 전면 중단한 것이다. 금천점은 납품 중단으로 생겨난 빈자리에 부랴부랴 재고품을 진열하고 있었다.

홈플러스는 이달 초 온라인 배송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4일부터는 온라인 고객센터 운영도 멈췄다. 배송기사 운송료 미지급과 납품감소 여파다. 이는 신선식품 공급부족과 매대 진열 공백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판매·배송 업무를 맡은 노동자들은 이미 일감이 아예 없다고 한다. 김숙희씨는 “온라인 사람들은 지금 대부분 연차를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노동자들은 올해 2월 인근의 시흥점이 폐점해 금천점으로 고객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납품 중단으로 텅 빈 매대뿐이다. 그나마 진열된 상품에 붙은 ‘무조건 5천원’ ‘무조건 1만원’ ‘50% 할인’ 같은 안내문구가 홈플러스의 어두운 미래를 보여주고 있었다.

김씨는 “여기저기 (재고로 쌓여 있던 것을) 갖다 놓고 정리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납품이) 다시 들어오지 않을 것 같다. (법원이 재항고 기한으로 설정한) 20일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은 3일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3일과 일요일을 제외해 계산한 14일 이내에 재항고를 할 수 있다. 그 기한이 20일까지다. 서울회생법원은 2천억원의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해야 재항고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의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개인보증을 서면 1천억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김 회장은 거부하고 있다.

“불안한데 회사에서는 아무 말도 없어”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극심한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김숙희씨가 금천점에서 일한 건 올해로 20년째다. 6년은 입점업체 업주로 일했고, 홈플러스에 직접고용된 지 올해로 14년째다. 올해 12월이면 정년퇴직인데, 그 전에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10년 넘게 일했어요. 9월이 정년인 사람들도 있고요. 정년도 못 채우고 그만두게 될 줄은 몰랐어요. 이렇게 큰 기업이 없어진다는 게 말이 되나요?”

김씨는 “2천억원이 당장 필요하다는데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동료들도) 다들 갈 데도 없는데 불안하다”고 말했다.

2층 매장에서 만난 15년 경력의 유아무개씨도 “여기 있는 동료들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며 “(회사가 파산하면) 모두들 같이 그만두고 (회사에서) 나가야 한다. 일자리도 새로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2층 고객서비스센터 데스크 업무를 보고 있던 정아무개씨는 “회사에서 (돌아가는 사정을)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아 답답하고 심란하다. 6월 월급도 받지 못했는데 나중에 퇴직금이나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완구류와 가전제품, 캠핑용품 등을 파는 3층에는 손님이 겨우 한두 명 눈에 띄었다. 입구 앞 계산대에 홈플러스 직원 한 명만 있을 뿐이고,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가전제품 코너에는 입점업체 직원도 없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바캉스 용품 기획판매를 하고 손님으로 바글바글했던 평소 이맘때와 대비됐다.

3월에 끝낸다는 ‘새 단장’은 하염없어
MBK·법원 결정에 달린 ‘10만명’의 생존

입점업체 상품만 파는 1층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오를 넘긴 점심시간인데도 푸드코트 12곳 중 5곳은 문을 열지 않았다. 매장 중간 중간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의류매점이 적지 않게 사라지고 빈 공간만 남았다. 고객 축소와 매출 급감, 대금 미수, 각종 투자 손실 같은 피해를 비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모자숍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주는 말을 아꼈다.

“여기가 개인 사업장이 아니고 브랜드 매장이라서 뭐라 말을 못하겠어요. 아무튼 상황은 많이 안 좋아요. 저기 중간을 보세요. 빈 데가 많잖아요.”

1층 의류코너 한편 아웃도어 매장에서는 사업주로 보이는 여성이 종이박스에 등산화 등을 집어넣고 테이프로 봉인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는 “매장을 철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어떻냐”고 묻자 “모른다. 더 이상 말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대형 패스트푸드 매장이 있었던 곳도 비어 있었다. ‘새 단장’과 ‘매장 리뉴얼’을 3월23일에 마무리한다고 안내돼 있었지만, 3월부터 개시한 회생절차 여파를 피하지 못한 듯 보였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각종 놀이와 학습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4층 홈플러스 문화센터에 ‘7월 개강과목 추가 접수’라는 안내문이 붙었지만, 추가 접수의 의미가 있을지는 20일 서울회생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에 고용된 임직원만 1만2천명이다. 협력업체와 입점 점주까지 포함하면 10만명의 생존권이 MBK의 행보와 서울회생법원의 최종 판단에 달려 있다.

김숙희씨는 “누군가 회사를 사 가면 좋겠다”며 “할 수 있는 일 없이 (법원의) 처분만 기다리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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