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7-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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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대 노동안전 ②] 에너지 전환 속도 빠른데, 위험 대응 ‘이제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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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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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태 기자 입력 2026.07.01 06:30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확대, 암모니아·수소 같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도입 등 에너지 전환기에 예상되는 ‘새로운 위험’에 대비한 정부 대응이 이제 막 발걸음을 떼고 있다.
‘신산업 안전기준 법제화’ 국정과제 포함
수소·풍력·태양광 안전관리 방안 마련 중
안전보건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올해 2월 ‘풍력산업의 안전보건 생태계 조성 방안 마련-해상풍력 중심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실시하는 것으로, 풍력산업 생애주기별 안전보건 이행주체와 책임을 명확히 해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현 정부 국정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국정과제에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재생에너지원 확대, 제도 개선 및 산업 경쟁력 강화’가 포함돼 있다. 일하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안전한 나라를 위한 ‘신산업 안전기준 법제화’도 있다.
해상풍력단지 구축과 기술 개발은 정부의 재생에너지원 확대사업 중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해상풍력산업은 개발·제조·설치·유지보수·해체 등 전 생애주기에 여러 주체가 관여하고 있어 안전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해상·고소 작업을 동반하고 중량물과 전기를 취급하기 때문에 고위험 작업으로 분류된다.
연구원쪽은 “현행 산업안전보건 법·제도와 기술지침은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제도·관리적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행연구도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수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유해·위험요인 실태조사 및 안전보건조치 마련’ 연구보고서를 냈다.
새로운 무탄소 연료로 주목받는 수소와 재생에너지인 태양광·풍력 에너지 시설 각각의 생애주기별로 유해·위험요인을 발굴하고 대책을 담았다. 수소의 경우 암모니아 형태로 전환해 저장·이송하기도 하고, 그대로 화석연료-암모니아 혼소 발전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암모니아 연료 대책까지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소에너지를 생산·저장·운송·충전·활용 같은 생애주기별로 분류한 뒤, 저장 단계에서 폭발이나 화재를 발생시킬 수 있는 ‘고압’ 상태를 유해·위험 요인으로 분석해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제시하는 식이다.
연구원은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안전보건규칙)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게 하기 힘든 부분으로 나눠 안전기술 기준을 보유한 산업통상부 등 다른 부처·기관과의 협력이나 안전보건규칙 개정을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행 안전보건법령에 풍력발전에 관한 규정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 추가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와 차세대 에너지 중 위험이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에 태양광과 수소 등에 대한 대책도 세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안전보건규칙 개정이 목표인데
“너무 늦어, 연구는 이미 끝냈어야”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 법령은 주로 사고나 질병이 발생한 뒤에야 대책을 반영해 만든 경향이 짙다. 그만큼 새로운 유해·위험요인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 움직임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늦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국정과제에 ‘신산업 안전기준 법제화’를 포함하면서 검토한 세부계획대로라면 수소·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발견되는 새로운 유해·위험요인 대책을 올해 하반기까지 안전보건규칙에 반영해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 출범 뒤 이제 한 편의 연구를 진행했고, 막 새로운 연구를 시작한 데 불과하다. 안전보건규칙 개정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정과제 이행 일정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참 늦었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재생에너지가 급속하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태양광 보급이 전년 동기 대비 35.5% 증가하고, 한낮 태양광 발전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감안하면 안전보건규칙 개정이든 새로운 가이드라인 마련이든 이미 마무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소 전소 발전처럼 아직 상용화하지 않은 에너지 대비도 필요하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6년까지 가동 중단하는 석탄화력 발전기 28기는 액화석유가스(LNG) 발전으로 임시 대체한 뒤 암모니아·수소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2036~2037년에 폐지되는 석탄화력 발전기 12기는 곧바로 암모니아 혼소 발전이나 수소 전소 발전, 양수발전으로 대체해야 한다. 이미 폐지돼 해체공사까지 끝낸 화력발전소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수소 전소 발전 등의 실제 상용화는 2030년 안에 이뤄질 수 있다. 그런데 기존 연구는 수소충전기나 수소연료전지발전에만 머물러 있는 상태다. 같은 수소연료를 사용한다고 해도 가스터빈을 돌리는 수소 전소 발전이 가동하면 새로운 유해·위험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 교수(안전관리학)는 “정부는 방패막이용 연구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떼우려 하면 안 된다”며 “현재 신재생 에너지 보급 속도나 관련 산업 증가 등을 봐서는 연구는 이미 끝냈어야 하고,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여러 개 진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부·기후부는 성장에 관심, 노동부가 컨트롤해야”
노동계 정책개입 여부 주목 “안전도 정의로운 전환”
새로운 유해위험 요인을 발굴해 안전보건규칙에 반영하더라도 자기규율적 위험성 평가를 병행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장을 잘 아는 업종별 사업주단체가 위험성 평가를 한 뒤 내부적으로 규율이나 매뉴얼을 만들어 정착하면, 이를 안전보건규칙 등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에너지 전환 시기 새로운 유해·위험 요인을 개선하려면 사전 위험성 평가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영국 산업안전보건청(HSE)은 재생에너지 설비의 설계·설치 단계부터 유지보수·해체까지 전 과정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독일 법정재해보험(DGUV)도 풍력이나 태양광 위험성 평가에서 유해·위험요인을 분석·식별해 코드(규범)로 전환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은 기후위기 대응이나 에너지 전환을 ‘경제’와 ‘산업’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정과제 등에서 ‘성장’ ‘경쟁력 강화’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환경적 관점에서 녹색전환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와의 차이점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나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의도다.
이 때문에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노동부가 중심을 잡고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정부 계획대로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킬로와트까지 늘리면 지금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속도전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부나 기후에너지환경부 같은 부처는 노동자 보호보다는 산업성장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
강태선 교수는 “산업부나 기후부는 노동자 안전이나 노동자 보호에 관심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산업부와 기후부가 아프고 껄끄러워하도록 노동부가 컨트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가 에너지 전환기 안전보건 문제에 개입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올해 5월 출범한 대통령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내 기후적응·소통협력분과에는 한국노총이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는 국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주요 정책·계획을 심의하고 그 이행에 관한 사항을 점검·평가하는 대통령직속 민·관 합동 심의기구다.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 시절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로 바뀌는 과정에서 배제됐다가 이번에 복귀했다.
남태섭 전력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정의로운 전환은 줄어드는 일자리 보호를 넘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확장해야 하는데, 노동자 안전은 양질의 일자리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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