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7-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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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1년 노동 성적표 ‘73.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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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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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지는 인정, ‘대전환·구조개혁’ 안 보여” … 본지·한국산업노동학회 회원 대상 공동 설문조사
강한님 기자 입력 2026.06.29 06:30
“성장과 분배는 모순관계가 아닌 보완관계인 것처럼, 기업 발전과 노동존중은 얼마든지 양립할 수 있습니다.”(21대 이재명 대통령 취임사 중)
내란의 혼란을 뚫고 광장의 힘으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1년을 지났다. 통합과 실용을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사처럼 우리 사회는 회복과 성장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코스피 지수 9천이 웅변하는 것처럼 기업 발전은 눈부시다. 기업가는 마치 아이돌 스타처럼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전에 없던 사랑을 향유한다.
노동존중이 기업 발전과 양립하는지는 평가하기 쉽지 않다. 파업 눈앞까지 갔던 삼성전자 사건이나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른 하청노동자들의 교섭요구는 전혀 다른 사안처럼 보이지만 기업을 어렵게 한다는 이유로 같은 세기의 몽둥이질을 당한다. 이재명 정부에서 적어도 노동은 통합의 언어는 아닌 듯하다.
그래도 제도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노조법 개정이 그렇고, 비정규직 대책이 그렇고, 산업재해 감소가 그렇다.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자 출신이 고용노동부 장관이 됐고, 대통령실 사회수석도 됐다. 대통령은 생중계되는 국무회의에서 중요한 노동 제도 개편 방향을 끊임없이 제기한다. 잘 차려진 음식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
궁금했다. 노동정책과 노사관계, 노동시장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한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상대적으로 ‘소장파’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산업노동학회와 함께 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했다.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에 전반, 그리고 노동기본권 보장과 차별과 배제 없는 일터, 산재 감축, 노동대전환 같은 이재명 정부가 내건 6개 노동관련 국정과제는 얼마나 진척됐다고 보는지 점수를 매겼다. 설문조사는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편집자>
‘소년공 출신’임을 강조해 온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뒤 시행한 눈에 띄는 노동정책은 꽤 여럿이다. 원청기업과 하청 노조가 같은 교섭 테이블에 앉을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민주노총 출신 인사가 고용노동부 장관에 발탁됐다. 62년 만에 노동절이 제 이름을 되찾았다.
진단은 다면적이다. 출범 1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 노동정책에 전문가 47명이 매긴 점수는 평균 73.4점이었다. 한국산업노동학회(학회장 이상호)와 본지가 학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재명 정부 1년 노동정책’ 설문 결과다. 1994년 창립한 산업노동학회는 경제학·사회학·법학·경영학 등을 전공한 연구자들이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산업구조 변화 등을 연구하는 국내 노동 분야 주요 학술단체다.
이재명 정부 1년 점수 보니
80점 이상 23명, 60~79점 21명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추진된 노동정책 전반의 성과를 0점부터 100점 사이에서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평균 73.4점을 줬다. 응답 경향 파악을 위해 점수대를 세 구간으로 나눠보면 80점 이상을 준 그룹이 23명으로 전체의 48.9%를 차지했다. 전문가 두 명 중 한 명이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에 80점 이상을 매겼다. 95점도 나왔다. 가장 높은 점수다. “노동존중 원칙과 방향이 올바르고 명확하며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 정책,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 등 노사관계 정책의 선진화를 이루는 데 성과를 냈다”는 이유였다.
60~79점을 준 그룹은 21명(44.7%)이었다. 개혁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조 개혁과 중장기 비전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응답자가 적지 않았다. 한 참여자(75점)는 “기존 정책을 강화·확대하는 데는 적극적이지만 사회구조 변화에 맞춰 정책 프레임워크를 전환하려는 시도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모범생도 아니고 낙제점도 아닌 과도기적 점수(75점)”라는 주장도 있었다.
60점 미만 그룹은 3명(6.4%)에 그쳤다. 노동정책에 대한 대통령과 정치권의 관심·의지가 부족하고, 기존 정책의 반복이나 단기 대응에 머물러 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최하위 점수인 20점을 준 응답자는 “표면적으로는 노동자 친화적 정책처럼 보이지만 창업, 인공지능(AI) 활용 유도 등 새로운 노동문제를 만들어 낼 소지가 큰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30점을 준 응답자는 “대통령과 정치인, 관료들은 별 관심이 없고 노동부 장관만 열심히 움직일 뿐 성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상화·개혁 과제 추진”
노조법 개정·산재 진정성에 점수
전문가가 의미를 부여한 건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 시기 후퇴했던 노정관계를 복원하고, 역대 정부에서 쉽게 추진하지 못했던 과제를 실제 정책으로 옮긴 점 등이다. 이재명 정부 1년 노동정책 성과에 80점을 준 응답자는 “노조 배제에서 정상화로 전환됐다”며 노조법 2·3조 개정과 화물노동자 안전운임제·공무직위원회 부활 등을 열거했다. “노란봉투법 등 쟁점 사항을 정권 초기에 큰 사회적 갈등 없이 추진했다”(80점), “노란봉투법과 주 4.5일제 근무 등 과거 쉽게 추진하지 못했던 개혁 과제를 추진했다”(80점)는 시각도 있다.
같은 정책을 두고도 온도차가 드러났다. 50점을 준 응답자는 “노조법 개정 등 일부 의미 있는 입법 성과가 있었으나, 현 정권의 독자적인 정책적 드라이브라기보다 이전 시기부터 축적돼 온 사회적·정치적 요구가 의회 연속성에 의해 시차를 두고 제도화된 성격을 지닌다”고 봤다. 다른 응답자(70점)는 “개정 노조법은 제도 통과와 현장 안착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대표적 사례”라며 “노동부가 강력한 이행 감독을 하기보다 행정해석이나 시행령에 원·하청 간 초기업 교섭 취지에 맞지 않는 교섭창구 단일화 조항을 포함시키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자체가 지체되고 실질적인 교섭 개시가 지연되는 등 현장에서 문제와 지연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산업재해 얘기도 많았다. ‘산재와의 전쟁’이라는 구호로 압축되는 이 대통령의 산재 감축 의지는 재해조사보고서 공개 등 노동안전 종합대책 발표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자가 전년 동기 대비 24명 감소하는 등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한 응답자(80점)는 “산재 예방정책 강화에 대한 대통령과 노동부 장관의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했고, 다른 응답자(85점)는 “노동안전을 비롯한 여러 묵은 과제를 강력하게 추진했다”고 호평했다.
산재에 대해서는 총점이 낮은 응답자도 성과를 인정했다. 60점을 준 응답자는 “최저임금 정책은 사실상 후퇴했고 플랫폼 노동자를 비롯한 새로운 노동형태에 대한 보호 수준도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서도 “산재 예방 정책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썼다.
출범 당시 청사진 괜찮았는데
“할 일 산더미” 미완의 과제 여전
국정과제의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실행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뒤이었다. 정책은 제시됐지만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70점을 준 응답자는 “출범 당시 청사진과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정책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적합도가 높았으나 이행 실적 측면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다”고 했다. “대화를 통한 접근 등 노동문제에 접근하는 태도는 이전보다 개선됐지만 가시화된 결과는 명확히 나타나지 않았다”(82점), “노동 관련 여러 국정과제가 추진되고 법 개정과 시행도 이뤄졌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로 맞춰 가야 할 과제가 많다”(70점)는 의견이 이어졌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노동법 밖 노동자 보호가 대표적인 미완의 과제로 꼽혔다. 90점을 준 응답자조차 “정년연장과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응답자(80점)는 “비정규직·플랫폼·일용직 등 노조 밖 노동자에게 정책의 온기가 도달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른 응답자(70점)는 “노조법 2·3조 등 현안을 처리한 것은 평가받을 만하지만 조선·석유화학 등 다양한 업종별 협의의 속도가 잘 나고 있지 않다”고 했고, “노동존중 정책은 복원됐지만 고용정책은 부진하다”(70점)는 지적도 나왔다.
“큰 그림 안 보인다” 비전 부족
법은 바뀌었는데 현장 그대로
‘노동정책의 큰 그림이 부재하다’거나 ‘구조를 건드리지 않는다’같이 아쉬워하는 목소리는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고점을 준 그룹의 한 전문가(82점)는 “시스템 개혁을 해야 할 때인데 즉자적·파편적 개혁으로 노동을 다루는 느낌”이라며 “전반적인 방향성은 괜찮지만 거시적인 개혁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른 응답자(85점)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교정 정책은 우수하지만 미래를 대비하는 큰 그림 설계는 미흡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AI 확대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할 중장기 비전이 부족하다는 구체적인 제기가 이어졌다. 50점을 준 응답자는 “인구감소와 고령화, AI와 자동화, 플랫폼노동의 확대, 국제 노동이동 증가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과 구체적 이행전략은 아직 충분히 제시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책이 현장에 닿지 못한다는 피드백도 나왔다. 75점을 준 한 응답자는 “원청교섭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산재 감축 등 여러 정책과 법·제도 변화는 있지만 현장의 체감은 없는 상황”이라고 혹평했다. 다른 응답자(70점)는 “산재 처벌은 강화됐지만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고 했다.
국정과제 성적 1위 노동안전·꼴찌 노동대전환
가시적 성과에는 칭찬, 미래 과제는 물음표 남겨
국정과제별 평가에서도 실제 제도 변화와 정책 성과가 있었던 분야에는 높은 점수를 줬지만, 중장기 과제나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것에는 신중하게 답변하는 경향성이 읽혔다. 본지와 학회는 이재명 정부 1년 노동정책 전반 평가에 이어 고용노동부 소관 6개의 국정과제에 대한 회원의 의견을 물었다. 각 국정과제의 추진 성과 점수를 매기고 이유를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1위 일하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안전한 나라=노동부 소관 국정과제 중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균 76.0점이다. 노동정책 전반 평가(73.4점)보다도 2.6점 높은 점수다.
이 국정과제는 반복되는 산업재해 예방과 감축을 위해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실효적·종합적·전문적 산업안전보건정책이 절실하다는 판단을 토대로 설계됐다.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노동안전보건 법체계 구축과 원·하청 통합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산업안전보건행정의 전문화·첨단화 등을 실천과제로 담고 있다.
개별 응답을 봐도 “잘했다”는 판단이 꽤 모였다. 80점 이상을 준 응답자가 31명으로 전체의 66.0%를 차지했다. 전문가 3명 중 2명이 높은 점수를 줬다. 60~79점 응답은 11명(23.4%), 60점 미만 응답은 5명(10.6%)이었다.
◇2위 노동존중 실현과 노동기본권 보장=69.5점을 기록하며 6개 국정과제 중 평균 점수가 두 번째로 높다.
일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존중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국정과제다. 근로자의날 명칭 변경과 전 생애 노동교육 등 노동존중문화 확산, 노동법원 설립 및 취약노동자 권리구제 강화, 초기업별 단위 교섭 활성화 및 단체협약 효력확장 등이 골자다. 사회적 대화 강화도 이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80점 이상을 준 응답자가 21명(44.7%)으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 국정과제에 60~79점을 준 그룹도 17명(36.2%)이었다. 60점 미만 응답은 9명(19.1%)으로, 5명 중 1명꼴로 낮은 점수를 줬다.
◇3위 차별과 배제 없는 일터=전문가 평균 점수는 67.5점으로, 평가가 엇갈린 국정과제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일하는 사람의 권리 보장과 노조법 2·3조 개정이 실천과제로 들어가 있는 분야다.
이 국정과제는 노동시장 격차 완화 등을 목표로 뒀다. 비정규직의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임금체불 근절 및 근로감독 전면 혁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정립과 공정한 보상 실현 등이 실천과제로 들어가 있다. 물류·수송·건설 등 국토교통 취약노동자 보호 강화도 언급한다.
평가가 고르게 나왔다는 것이 특징이다. 80점 이상 응답자 그룹과 60~79점 응답자 그룹이 각각 19명(40.4%)으로 같은 비중이다. 60점 미만 응답도 9명(19.1%)에 달했다.
◇4위 일·가정·삶이 공존하는 행복한 일터=평균 점수는 63.0점으로, 60~79점을 준 응답자가 많았다.
‘일·가정·삶이 공존하는 행복한 일터’는 2030년까지 연간 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천700시간대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탄생했다. 한국의 연간 실노동시간은 2024년 기준 1천859시간으로, OECD 37개 회원국 중 6위다. 주 4.5일제와 실노동시간 단축 및 포괄임금제 금지, 연차휴가제 개선과 쉼이 보장되는 일터, 육아·돌봄 국가보장으로 일·가정 양립 실현 등을 실천과제로 제시했다.
설문조사 참여자 중 13명(27.7%)이 이 국정과제에 80점 이상을 줬다. 60~79점을 준 응답자는 24명(51.1%)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다른 국정과제와 비교해도 60~79점 그룹의 비중이 높다. 60점 미만 응답도 10명(21.3%)에 달했다.
◇5위 통합과 성장의 혁신적 일자리정책=평균 점수 60.9점을 받았다.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인구 변동·디지털 변화·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노동대전환’(60.6점)과 불과 0.3점 차이다. 직업훈련과 고용안전망 마련, 노동시장 내 구직난·구인난 해소가 이 국정과제의 목적이다. 고용서비스 고도화와 전 국민 역량 강화 지원, 지역 재량권 강화를 통한 양질의 지역 일자리 창출, 구직지원금 확대와 전 국민 고용보험 완성 등이 담겨 있다.
‘통합과 성장의 혁신적 일자리정책’에 80점 이상을 준 응답자는 9명(19.1%)에 그쳤다. 60~79점을 준 응답자는 26명(55.3%)으로 과반을 차지했고, 60점 미만 응답도 12명(25.5%)이나 됐다.
◇6위 인구 변동·디지털 변화·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노동대전환=미래를 향한 청사진이 담긴 국정과제인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평균 점수가 60.6점이다. 노동정책 1년 평가 평균(73.4점)보다 12.8점 낮다.
초고령화·디지털 전환, 산업전환에 대한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자는 취지의 국정과제다. ‘외국인 취업자 100만 시대’에 종합적인 정책을 펴겠다는 목적도 있다. 정년연장과 퇴직연금 강화, 정의로운 노동전환, 이주노동자 통합 취업지원과 고용허가제 개선 등이 주요 과제다.
이 국정과제에 전문가 3명 중 1명이 60점 미만의 점수를 줬다. 60점 미만 응답은 15명(31.9%), 60~79점을 준 응답자는 21명(44.7%)이었다. 다른 국정과제와 비교하면 저점 응답 비중이 많았다. 80점 이상을 준 응답자는 11명(23.4%)에 그쳤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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