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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7-02 08:59
[탄소중립 시대 노동안전 ①] 에너지 전환기 ‘새로운 위험’이 들이닥친다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33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 못 따라잡는 안전대책 … 암모니아·수소 차세대 청정연료 등장, 차원 다른 위험 노출

김학태 기자 입력 2026.06.29 06:30

지난해 3월 울산에 있는 롯데SK에너루트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공사 현장에서 수소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청소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이 2도 화상을 입었다. 현재 늘어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는 폭발 사고를 우려한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기 일쑤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도 확대되고 있지만 수소 전소 발전소도 늘어날 전망이다. 수소 전소(Hydrogen-only combustion)는 수소를 연료로 직접 태워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기술이며, 수소연료전지발전은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방식으로 신에너지로 분류된다. 다른 화석연료와 섞지 않고 수소만 태워 전기를 만드는 수소 전소 발전은 차세대 친환경 발전으로 각광받고 있다. 구동방식이 다를 뿐 수소를 같은 연료로 한다는 점에서 두 발전소 모두 폭발·화재 위험을 안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해체 사고 ‘과도기 위험’
태양광 설치하다 떨어짐 사고 증가
풍력발전 사고의 집합체 ‘영덕 풍력 사고’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면서 노동자들을 위협하는 새로운 위험이 등장하고 있다.

정부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7~2038년에 폐지되는 노후 석탄화력발전 12기는 수소 전소 발전이나 암모니아 혼소 발전, 수력의 일종인 양수발전으로 전환된다. 암모니아 혼소 발전은 석탄이나 액화천연가스(LNG) 같은 화석연료와 암모니아를 섞어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2036년까지 폐지되는 화력발전 28기는 우선 LNG 발전으로 바뀌지만, LNG 역시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수소 전소 발전이나 암모니아 혼소 발전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같은 재생에너지도 확대 일로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으로는 2023년 전체 발전량 대비 8.4%였던 재생에너지 비중은 2038년 29.2%로 늘어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4월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조기 달성해 발전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자 7명이 숨진 지난해 11월 울산화력발전소 5호기 붕괴사고는 에너지 전환기의 ‘과도기적 위험’을 보여줬다. 앞으로 폐지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해체 과정에서 같은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붕괴 위험으로 지난 14일 발파한 호남화력 2호기를 제외하고, 정부가 울산화력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모든 폐지 발전소 해체작업을 중단시킨 이유다.

석탄화력발전소 사고 가능성이 과도기의 위험이라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수소와 암모니아 같은 차세대 친환경연료 발전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재는 대부분 ‘미래의 위험’이다.

태양광 설치 작업 중 떨어짐 사고의 위험성은 새로운 건 아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태양광 설치 작업 중 30명의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숨졌는데 이 중 27명이 추락사였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28명이 태양광 설비공사 도중 사고로 사망했다. 이 중 27명이 지붕이나 사다리·설비에서 떨어져 숨졌다.

통계가 이처럼 차이가 나는 이유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승인 기준으로는 파악이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태양광 설치 작업 중 사고는 비교적 오래된 재래형 사고에 가깝지만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태양광 발전을 감안하면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노동부는 올해 4월 태양광과 지붕 공사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 특히 농촌 축사공사 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태양광 설치 도중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방정부, 한국전력공사 같은 유관기관에서 공사 정보를 파악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풍력발전소의 경우 발전기 전도와 추락, 끼임, 화재위험이 높다. 올해 3월 경북 영덕 풍력발전 19호기 화재 사고가 대표적이다. 한 달여 전 발전기 한 대가 부러져 무너진 일이 발생했고, 발전단지 전체를 가동 중단한 뒤 점검·수리하는 과정에서 날개에서 불이나 3명이 숨졌다. 그중 한 명은 80미터 높이 발전기에서 떨어져 사망했고, 나머지 2명은 불이 붙어 땅에 떨어진 날개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은 “풍력발전은 구조물 특성상 한번 불이 나면 완전 꺼질 때까지 진화작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거의 없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가능성도 높다. 재생에너지원은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기 위해 ESS를 설치하는데, 안에 들어 있는 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꽤 많다. 산업통상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2023년 ESS 화재는 13건으로 전년도 8건보다 대폭 늘었다. 2021년 2건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증가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늘리지만, 정작 풍력발전 노동자들은 기후위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로 고온작업 때문이다.

전주희 연구원이 2023년 8월 제주도의 해상풍력발전기 내부의 온도를 측정한 결과 평균 32.3도였고, 최대 34도까지 올랐다. 전 연구원은 “당시 바깥 기온은 폭염이 아닌 23~24도였는데도 내부는 찜통이었다”며 “한창 여름에는 발전기 유지보수 노동자들이 온열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 교수(안전관리학)는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설치·유지보수 작업자들에 대한 보호 체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암모니아 혼소·수소 전소 발전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
대량 저장·생산·이송에 ‘화재·폭발’

암모니아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매력적인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에서는 화석연료와 섞어 태우는 혼소 발전의 경우 화석연료의 수명만 연장시킨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가 차세대 대안연료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100% 수소만을 태워 전기를 만드는 수소 전소 발전 역시 암모니아 혼소와 함께 무탄소 발전의 핵심으로 간주된다.

정부계획에 따르면 암모니아·수소 발전량 비중은 2023년 0%에서 2038년 6.2%까지 늘어난다.

독성 물질인 암모니아의 경우 지금도 산업현장에서는 종종 질식 같은 산재사고로 이어진다. 화재·폭발 사고 가능성도 높다. 그런데 친환경 연료시대에는 위험의 정도와 수준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발전소에서의 사고뿐 아니라 대량 저장, 항만 하역, 선박 등을 이용한 이송 등의 과정에서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미미 아주대 교수(환경안전공학)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속도만큼이나 중요한 게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지 준비하는 것”이라며 “암모니아는 이미 다수 산업 현장에서 활용돼 온 물질이지만, 연료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순간 그 위험 관리의 관점은 완전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수소 전소 발전의 경우 현재 국내에 시설이 없다. 충남 당진시가 2030년을 목표로 국내 최초 수소 전소 발전소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다. 따라서 수소 충전시설이나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같은 곳을 제외하면 재해사례도 없다. 수소 전소 발전은 수소연료전지발전과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 다르다고 하지만, 수소라는 물질 자체가 화재나 폭발 등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이미 입증돼 있다.

노동부가 2023년 11월에 보급한 ‘근로자 안전을 위한 수소 안전 매뉴얼’에 따르면 수소는 발화하기 쉽고 불꽃·정전기·스파크 등과 닿으면 화재·폭발로 이어진다. 사람에게 열화상과 저온화상(동상)을 입힐 수 있다. 독성물질은 아니지만 밀폐공간에서 다량 노출되면 산소농도가 떨어져 질식할 수 있다. 장기간 사용한 수소 설비가 부식되면 수소 누출에 따른 화재·폭발로 이어진다.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보호 조항 미흡
기존 규정으로 보호 어려운 사고 노출
“고용보장 문제에 가려진 노동자 안전”

수소충전소나 수소연료전지발전의 경우 이미 재해사례가 있는데도 산재예방이나 안전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수소 전소 발전이 가동하면 암모니아처럼 발전소뿐 아니라 대량 저장·이동 과정에서 대형사고가 우려된다. 2019년 강릉시 강원테크노파크 내 수소탱크 폭발로 2명이 사망했고,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각 지역에서 기피시설이 돼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정승호 아주대 교수(환경안전공학)는 2020년 실시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신산업의 노동자 보호 방안 연구’에서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수소 관련 사업장에서의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상세 내용이나 규정이 없는 상태이고, 수소연료전지 사업은 이제 막 시작하는 분야”라고 지적했다.

탄소중립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는 노동자들의 고용문제 등이 포함된 정의로운 전환이 쟁점화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위험에 노출될 노동자들의 안전문제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전주희 연구원은 “에너지 전환이 정의로운 전환으로 패러다임화하면서 노동자들의 새로운 위험은 고용보장이나 생존 문제에 가려져 있다”고 우려했다. 강태선 교수는 “새로운 연료와 신물질 도입은 기존 설비 안전 규정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며 “환경이 좋아진다고 해서 노동환경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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