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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3-24 07:35
‘무인 매장’ 투자 늘리는 유통업계, 마트노동자 미래는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39  

이마트·롯데 IT계열사, R&D 투자 급증 … 무인화기술 점진 도입 예상, ‘인력감축 현실화’

미래 마트 매장에서는 재고를 세는 직원보다 드론이 먼저 진열대를 살필지 모른다. 롯데그룹의 IT서비스 자회사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해 5월 흥미로운 무인화 기술을 특허 등록했다. 드론이 매장을 비행하면서 재고 상황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기술이다.

대기업 유통사들이 무인화 기술 투자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이미 셀프계산대를 넘어 로봇, AR(증강현실)·AI(인공지능) 기반 시스템 등 고도화된 무인화기술이 대형매장에서 운영되면서 유통 현장의 일상을 바꿔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 노동환경도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드론이 재고관리’ 특허 낸 롯데
‘무인점포 실용화’ 이마트, IT 집중 투자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이노베이트의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이 전년대비 194.4% 늘어난 104억6천400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1%로 2022·2023년 1.4% 대비 대폭 늘었다.

롯데이노베이트가 지난해 5월 출원한 ‘드론을 이용해 매장을 관리하기 위한 장치 및 방법’특허가 눈에 띈다. 매장 내의 드론 비행을 원격 제어해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기반으로 재고 상황을 관리하는 기술이다. 같은 해 2월에는 상품인식 장치 및 제어 방법도 함께 출원했다. 이 기술은 상품을 촬영할 때 중복 객체를 검출해 상품 개수를 인식할 수 있다. 드론과 함께 운용하면 매장 스캐닝과 데이터 수집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2021년부터 무인화 IT기술 특허권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매장관리시스템을 포함해 △스마트 단말을 이용한 낙상 감지방법 △무인 이동 로봇 자율주행을 위한 비동기 분산 방식 인공지능 △매장 픽업 서비스 제공을 위한 로봇 시스템 △화물 분류 방법 및 장치 △상점 간 포인트 공유 시스템 △로봇 관제 시스템 및 이의 제어 방법 △ IoT 포털 및 플랫폼 서버 등이다.

이마트는 가장 빠르게 무인화점포 실용화에 나섰다. 이마트 IT자회사 신세계아이앤씨(신세계I&C)의 지난해 진행 중인 투자는 600억원으로 전년 493억원 대비 21.7% 늘었다. 신세계I&C는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점차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었다. 이마트가 2020년 공시한 유통계열사 투자계획에 따르면, 신세계I&C의 연도별 투자계획은 △2021년 340억원 △2022년 212억원 △2023년 122억원이었다. 2023년에 신세계I&C가 실제 투자한 금액은 계획 대비 무려 304% 이상 많았다.

신세계아이앤씨의 투자 확대는 같은 기간 이마트가 계열사 대부분의 투자를 줄인 점과 대비된다. 이마트 주요 계열사의 2020년 계획 대비 2023년 투자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 폭은 △신세계엘앤비(-79.4%) △신세계프라퍼티 및 스타필드 등(-65.3%) △SSG닷컴(-50.5%) △이마트(-26.3%) △이마트24(-19%) △이마트에브리데이(-7.5%) 순이었다. 다른 계열사는 투자를 줄인 반면, 신세계I&C는 대폭 늘린 것은 무인화 관련 기술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박차를 가하겠다는 이마트의 의지를 방증한다.

계산대·편의점 벗어나는 무인화

무인화 기술은 비교적 운영 구조가 단순한 편의점에 먼저 도입돼 왔다. 반면 대형점포는 매장 구조와 서비스 복잡성, 고객 대응 필요성 등으로 기술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무인화 기술의 발전과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대형점포도 실용화된 기술부터 시범 운영 단계까지 다양한 무인화 시도를 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기술은 무인계산대다. 주요 유통사들은 무인 점포기술을 대규모 점포에 적용시키고 있다. 이마트는 2018년 첫 도입 이후 현재 1천여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110곳 점포에서 1천여대 무인계산대를 운영 중이며, 홈플러스도 90여곳 매장에 500여대 무인계산대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AR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고객은 AR 기반 길찾기를 통해 상품정보와 매장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해 압구정 본점에서 무인결제매장 ‘언커먼스토어’를 열었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분당점과 노원점에서 ‘스마트쇼퍼’를 시범 도입하기도 했다. 스마트쇼퍼는 고객이 식품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 없이 단말기를 사용해 결제한 뒤 집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다. 또 로봇쇼핑 도우미 ‘엘봇’을 배치해 방문객에게 안내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진행했다.

무인화가 바꾼 노동현장

무인화 기술의 도입은 유통업계의 인력 구조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이마트 ‘마트노동자’는 △2017년 2만7천687명 △2018년 2만7천449명 △2019년 2만5천580명 △2020년 2만5천557명 △2021년 2만4천936명 △2022년 2만4천247명 △2023년 2만3천295명 △2024년 2만2천121명으로 감소 추세다.

롯데쇼핑도 2019년 이후 5년 연속 직원이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직원은 △2019년 2만5천52명 △2020년 2만2천701명 △2021년 2만931명 △2022년 2만668명 △2023년 1만9천620명 △2024년 1만8천798명으로 집계됐다.

직원이 감소한 이유는 점포 폐점도 있지만 셀프계산대 등 무인점포 기술 도입과 함께 필요인원이 축소된 요인도 작용했다. 정년퇴직자를 대체할 신규채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체 노동자가 감소한 것이다. 실제 올해 2월 기준 이마트의 캐셔파트 노동자는 3천839명으로 무인화 계산대가 도입된 2018년(6천126명) 대비 37.3% 감소했다. 올해 감소 추세가 지속된다면 최근 3년 중 계산원 감축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면 도입 어렵지만 점진적 확대 전망”

현재까지 대형점포에 적용된 무인화기술은 무인계산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AI로봇·드론 등 더 고도화된 기술까지 당장 전면 적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기술적 한계와 소비자의 수용도가 낮은 이유에서다. 특히 중장년층이 많은 오프라인 대형매장 특성상 급진적인 기술 적용은 서비스질 저하와 고객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무인화점포를 시범운영 중인 유통업체들이 상용화까지 조심스러워하는 이유다.

그러나 대기업 유통사들은 미래를 내다본 무인화 기술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시범 매장 운영과 더불어 연구개발과 기술특허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무인화계산대 사례처럼 미래 대형점포 일상 속에 다양한 무인화기술이 녹아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무인화 기술은 매장 관리, 고객 응대, 보안, 물류, 시설 관리 등 미래 마트 노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반 매장 관리 시스템은 매장 내 온도·조명·음악 등을 자동으로 조절해 관리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 RFID(전파식별)와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출입 관리 시스템은 도난 방지 및 보안 관리를 자동화하면서 기존 보안 인력 수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시범 운영된 AR 기반 상품 검색 시스템은 고객이 직접 상품 정보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안내직원의 역할을 감소시킨다.

한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비용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고, 인건비와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무인화 기술은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대형마트는 매장 구조가 복잡하고 고객 수용성이 낮아 전면적인 무인화보다는 점진적인 기술 도입이 예상되며, 매장 일부 임대 운영 확대 등 다른 수익성 전략이 병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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