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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10-15 16:25
[단독-중대재해 리포트 ④] 대기업 기소 고작 5% ‘작은 회사’는 60% 법정행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503  
2024년 후 대기업 사고 중 1건만 기소 … 50명 미만 사업장에 기소 ‘편중’

홍준표 기자 입력 2026.10.13 06:30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4년8개월이 지났다. 78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으로 중대재해 수사도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 2일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고용노동부가 수사한 사건의 기소 여부는 이제 공소청이 가린다. 법원에서는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지난달 중대재해처벌법 첫 양형기준안을 내놓았다. <매일노동뉴스>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손솔 진보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235건의 공소장과 직접 입수한 1심 판결 167건을 분석했다. 공소장과 판결문 전수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중대재해 처벌의 현주소를 진단한다.<편집자>

#1. 2024년 12월30일 울산 ‘HD현대미포’ 조선소에서 입사 석 달 된 20대 하청 잠수사가 바닷속으로 들어가 화학제품 운반선 밑바닥을 찍고 있었다. 동료와 한 차례 작업한 그는 남은 곳을 찍으러 혼자 다시 투입됐다. 잠수 경력이 없는 항해사 출신 감시인은 안쪽 벽에 있어 잠수사를 볼 수 없었다. 비상기체통도 없었다. 그는 공기통이 바닥나 숨진 지 4시간여 만에 발견됐다. 검찰은 올해 4월 하청 대표를 구속기소한 데 이어 6월 말 하청의 안전 역량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일을 맡겼다며 원청 전 대표이사를 기소했다.

#2. 2023년 7월 부산 부두에서 20대 지게차 운전원이 숨진 사고로 올해 4월 동국제강그룹 물류 계열사 ‘인터지스’의 전 대표이사가 기소됐다. 20톤용 지게차에 25톤 코일을 실으면서 차체가 기울어 넘어졌고, 그 과정에서 지게차 균형을 잡기 위해 후미에 장착돼 있던 80킬로그램 평형추가 운전석을 덮치며 청년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평형추는 검사관 지적에 뗐다가 검사 직후 다시 단 불법 부착물이었다. 자율안전점검표에 시정사항으로 기재됐지만, 검찰은 대표가 이를 알고도 조치하지 않았다고 봤다. 1심 법원은 지난 7월 전 대표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대기업 사망사고 303건 중 16건만 기소

올해 1~8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경영책임자가 기소된 사건(63건) 중 대기업(계열사 포함) 대표가 기소된 사건은 HD현대미포와 인터지스 2건에 불과하다. 비율로 보면 3%에 그친다. 12일 <매일노동뉴스>는 법 시행 이후 고용노동부의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2천510건(올해 6월 기준)과 공소장 235건(올해 8월 기준)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한 102개 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의 계열회사 3천538곳과 대조했다.

그 결과, 검찰의 대기업 ‘봐주기 수사’ 관행이 뚜렷히 나타났다. 대기업 사망사고는 303건(12%)인데 경영책임자가 기소된 사고는 16건(5%)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기소 사건(235건)으로 보더라도 7%에 불과하다. 게다가 2024년 이후 일어난 대기업 사고 165건 가운데 대기업 계열사 경영책임자가 피고인이 된 사건은 HD현대미포 사고가 유일했다. 기소는 상시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장과 개인사업주로 쏠렸다.

대기업 사고 2년 흐르도록 검찰 ‘뭉개기’

법 시행 4년8개월 동안 기소된 대기업은 한 해 3건꼴에 불과했다. 대기업 계열사 경영책임자가 기소된 사건은 △삼강에스앤씨(SK그룹) △삼표산업 △현대스틸산업(현대자동차그룹) △사조씨피케이(사조그룹) △SK멀티유틸리티(SK그룹) △한화오션(한화그룹) △한국공항(한진그룹) △영풍(영풍그룹) △호반산업(호반그룹) △중흥토건(중흥건설그룹) △세아베스틸(세아그룹) △아이에스동서(아이에스지주그룹) △KCC건설 2건(KCC그룹·2025년 6월 각각 기소) △인터지스(동국제강그룹) △HD현대미포(HD현대그룹) 등 16건이다.

대기업 사고는 시간이 지나도 기소로 이어지지 않는 흐름을 보인다. 사고 뒤 2년 안에 기소된 대기업 사고는 2022~2023년 138건 중 9건(6.5%)에 그쳤다. 특히 2024년 1~8월 대기업 사고(44건)는 2년이 흘렀지만 단 한 건도 기소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대기업 이 아닌 민간 사고 298건 중 47건(15.8%)은 2년 안에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간 비슷한데, 기소는 작은 회사만

반면 ‘50명 미만 사업장’ 경영책임자는 열에 여섯이 재판에 넘겨졌다. 50명 미만 사업장에 법이 확대 적용된 2024년 1월27일 이후 사고로 지난 8월까지 기소된 100건 가운데 63건이 50명 미만 사업장으로 나타났다.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주가 경영책임자로 기소된 10건도 모두 이때 이후 사고다. 50명 미만 사업장 기소는 2024년 2건에서 2025년 36건, 올해 8월까지 35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 기소된 사건 중 직원 규모가 파악된 45건 중 78%(35건)가 50명 미만이다.

이러한 차이는 ‘수사 기간’만으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2022~2023년 사고의 기소를 보면 사고에서 기소까지 걸린 평균기간은 대기업 719일, 그 밖의 사업장 723일로 비슷했다. 노동부 통계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2024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자 589명 가운데 250명(42%)이 50명(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숨졌다. 그런데 2024년 사고로 기소된 84건 가운데 50명(50억원) 이상은 5건에 불과했다. 대기업과 50명 미만 사업장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 뚜렷, 하청노동자 사망 73%

특히 ‘위험의 외주화’는 대기업 사건에서 두드러졌다. 대기업 기소 15건 중 11건(73%)에서 하청노동자가 숨졌다. 반면 50명 미만 사업장(법 시행 뒤 전체 78건)에서 하청노동자 사망사고는 23건(29%)이었다. ‘7 대 3’의 비율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KCC건설 사고’다. 2023년 3월 하청노동자가 15층 덕트 개구부의 고정되지 않은 덮개를 밟았다가 52미터 아래 지하 2층으로 떨어졌다. 작업자들이 벽에 발 디딜 공간을 내달라고 했지만, KCC건설은 구조 설계상 불가능하다며 거절했다. 원청 대표이사는 같은 위험이 위험성평가에서 반복 보고됐는데도 후속 조치를 지시하거나 확인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하청노동자가 숨졌지만 원청은 면죄부를 받기도 했다. 2022년 3월 호텔롯데 리조트 수변전실에서 감전돼 숨진 시설관리 하청노동자 사건은 하청업체쪽만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양상도 기업 규모별로 달랐다. 대기업 밖 민간 사업장은 떨어짐이 45%였지만 대기업은 31%였다. 부딪힘은 대기업이 9%로 대기업 밖(5%)보다 높았다.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 조항에서도 대기업과 소규모 기업 간 차이는 극명했다. 대기업 기소의 40%(6건)는 도급·용역시 수급인의 산재예방 능력과 안전·보건 관리비용 등을 따질 기준을 두지 않았다(시행령 4조9호). 하청업체의 안전관리를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50명 미만 사업장이 기소된 사건에서는 안전·보건 목표와 경영방침(35%),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 마련(38%) 의무를 위반한 기업이 대기업(7%·13%)보다 훨씬 많았다.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 위반은 50명 미만 사업주 78건 중 77건에 달했다.

사망사고 10건 이상 반복 6곳 중 5곳이 대기업

대기업 사망사고는 59개 그룹의 계열사 130곳에서 발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36건(41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20건·24명) △중흥건설(대우건설 포함, 19건·20명) △포스코(17건·18명) △롯데(16건·16명) 순이었다. 한 번에 3명 이상 숨진 사고 19건 가운데 7건도 대기업에서 났다. 2022년 9월 7명이 숨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 2025년 2월 4명이 숨진 현대엔지니어링 고속도로 건설현장 교량 붕괴 등이다.

하지만 대규모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 중 대기업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1호 사고’인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 사고 1건뿐이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사고와 관련해선 대표이사는 불기소됐다.

대기업 사고는 되풀이됐지만, 기소는 드문 상황이다. 사망사고 2건 이상인 대기업(154곳) 가운데 기소된 기업은 28곳(18%)에 그쳤다. 사고 5건 이상 대기업 14곳 중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대기업은 한화오션이 유일했고, 10건 이상 대기업 5곳은 지금까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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