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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10-27 11:28
“체불 고의성 없으면 종결?” 판례 역행한 노동감독관 교육자료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9  

대법원이 배제한 20년 전 근로자성 판단기준 그대로 … 이용우 의원 “교육과정 개편해 본연 책무 다해야”

이수연 기자 입력 2026.10.27 06:30

고용노동부가 노동감독관 교육자료에 대법원 판례나 노동위원회 판정과 엇갈리는 기준을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체불임금 사건에서 형사처벌 요건인 ‘고의성’이 없으면 사건을 종결하라는 내용을 담아 이대로라면 노동자들이 소송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과 노동위가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를 감안해 판단에서 배제하고 있는 20년 전 낡은 기준이 교육자료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수사학교 강의안·근로자성 판단과정 강의안 같은 내부 교육자료를 분석한 결과 근로계약에 대한 당사자의 인식 유무를 근로자성 판단 지표로 기재한 것으로 파악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 판례와 다르다. 노동부 노동감독관 교육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실질이 중요”
노동부 강의안 “계약서·고정급·전속성”

수사학교 강의안에는 ‘계약서 명칭은 근로계약이 아닐 수 있으나 실제 관계를 근로계약 또는 위탁계약 중 어떻게 인식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다. 당사자 인식을 강요한 대목은 대법원 판례와 다르다. 대법원은 2024년 타다 프리랜서 드라이버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면서 ‘스스로 근로자로 인식하지 않아도 근로자성은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에 따라 정해진다’고 판시했다.

또 근로자성 판단과정 강의안은 도급·용역계약서를 작성했거나 보수의 성격이 수수료 등 근로의 대가가 아니거나, 기본급 없이 전액 성과에 연동되는 경우 근로자보다 사업자 성격이 강하다고 범주화했다.

그러나 대법원과 중앙노동위원회는 고정급 없는 수수료나 매출에 연동된 보수도 임금으로 봤다. 2021년 대법원은 코웨이 수리기사 퇴직금 소송에서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라 지급된 판매수수료도 임금이라며 근로자성을 인정했고 중노위도 지난달 13일 고정급 없이 매출에 따른 보수를 받은 애견미용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했고, 지난 8일에는 학습지 상담교사의 실적 연동 수수료도 임금이라며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전속성 판단도 중노위 판정과 달랐다. 노동부 강의안을 분석한 노노모(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에 따르면 중노위는 2020년 전속성을 업무시간 내로 제한해 판단했지만, 수사학교 강의안은 ‘다른 학원 출강이나 개인과외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는지’ 등을 전속성 질문으로 두고 있었다.

임금체불에 고의성 따져 면죄부?
“이대로면 노동자는 소송 내몰려”

체불임금 진정에서 사업주의 고의성이 없으면 사건을 종결하도록 안내한 내용도 교육자료에 실렸다. 진정사건의 목적은 사업주 처벌이 아니라 못 받은 임금을 받게 하는 것인데, 처벌 여부를 가르는 형사 쟁점인 고의성을 따져 사건을 종결하면 노동자는 체불임금을 정산받지 못할 여지가 크다.

수사학교 강의안의 체불임금 진정사건 처리 흐름도는 ‘임금이 체불됐는가’에 ‘YES’가 나와도 곧바로 시정지시 절차로 넘어가지 않는다. 다음 단계에서 ‘고의성이 있었는가’를 묻고 ‘NO’이면 ‘내사종결(위반없음)’로 끝나도록 돼 있다. 이 교육자료대로면 결국 노동자가 직접 소송을 제기해 체불임금을 청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은성 공인노무사(노노모)는 “사업주의 법 위반이 명백한 (체불임금) 사건에서도 노동감독관이 형사 입건 절차로 넘어가지 않고 종결하도록 해 사업주에게 면죄부를 주고 임금체불 피해를 입은 노동자를 소송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지난달 11일 제화노동자의 체불임금 진정사건 결과 공문에서 ‘근로기준법 36조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고의를 단정할 수 없는 등 처벌이 어려워 행정종결했다’고 알렸다.

‘시대착오적’ 지적에
노동부 “실질 봐야 한다고 교육” 해명

이용우 의원은 “노동부의 시대착오적인 교육자료와 행정편의주의가 오히려 노동자를 두 번 울리고 있다”며 “대법원 판례도 역행하는 노동감독관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체불임금 청산이라는 근로감독 본연의 책무를 다하도록 국정감사에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업자 성격이 강하다고 분류돼도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사례까지 설명했으며 실제 교육에서는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사업장별 특성과 업무 조건을 구체적으로 고려해 법원이나 노동위처럼 실질을 봐야 한다고 교육한다”며 “임금체불도 확정되면 고의성 여부와 무관하게 근로기준법 위반에 따른 시정지시를 하도록 한다”고 해명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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