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10-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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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프리패스’ 초광역특구법, 행정력 무력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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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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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 조항 따라 정부·자지체 심의·의결 “한 셈 치자” … 특구 기준 충족시 공익사업 취급 토지도 ‘강제수용’
이재 기자 입력 2026.10.28 06:30
초광역특구에서는 기업의 요구가 행정이나 시민들 의사에 우선한다. 기업이 요구하는 규제는 해체한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초광역특구법(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의 고갱이다. 대상 지역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이다. 전국에서 노동·기후·보건·안보·복지 등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보호망을 걷어내겠다는 것이다. 그 반대급부로 일자리가 얼마나 늘어날지, 경제가 얼마나 성장할지는 모른다. 노동·시민사회가 우려를 제기하는 배경이다.
특구 지정만 하면 심의도, 인·허가도 ‘의제’
27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초광역특구법이 행정규제를 해체하는 방식은 세 가지다. 우선 ‘의제’ 조문이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초광역특구법안 20조와 21조가 대표적이다. 의제란 본질이나 실제가 같지 않아도 동일한 것으로 취급해 똑같은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행위다. 20조1항은 특구토지이용계획이 포함된 특구계획을 승인받으면 각 호에서 나열한 결정이나 지정 또는 승인이 된 것으로 본다. ‘된 것으로 본다’에 주목해야 한다.
만약 특구로 지정됐다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30조에 따른 △용도지역·용도지구의 변경 또는 변경에 관한 계획 △기반시설의 설치·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계획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 또는 변경에 관한 계획과 지구단위계획을 각각 결정 또는 승인받지 않아도 받은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21조도 의제 조문이다. 마찬가지로 특구지정을 받으면 인·허가를 득한 것으로 보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특히 중앙행정기관과의 협의도 수행한 것으로 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공유수면법)상 매립면허관청과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초광역특구법에 따라 특구 지정만으로 갈음한다. 두 조문에 담긴 개별법률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같은 행정권력은 손을 놓는다.
‘속도감 있는 사업’ 위해 행정처리 기간 지나면 ‘간주’
또 다른 방식은 신속처리 특례다. 초광역특구법안 22조에 담겼다. 특구지정 당시 행정기관과의 협의가 지연되면 다른 법률의 절차를 무시한 채 신속처리를 요구할 수 있고, 이때 각 기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유가 없다면 지체 없이 처리해야 한다. 이 조문 5항을 보면 인·허가권자가 인·허가 계획을 정해진 일자(최장 30일) 안에 처리하지 않거나 회신하지 않으면 최초 신속처리 요청 이후 60일이 지나면 인·허가 처리 완료로 간주한다.
마지막으로 행정권력이 기업의 요구에 복무하는 방식이다. 초광역특구법안 31조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에 관한 특례다. 3개 항 5개 호로 구성돼 있는데, 기업이 특구 지정을 요구할 때 특구 예상지역 면적 3분의 2를 소유하고, 면적 내 소유자 2분의 1의 동의를 받으면 공익사업으로 취급해 나머지 토지 수용에 대해 수용권한이 생긴다. 정부의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재결권한이 기업의 영리행위에 결합하는 것이다. 법률안은 이런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의 요구에 정부가 신속히 응하고, 그렇지 않으면 기업 요구가 수용된 것으로 간주하는 식으로 짜였다.
특구 투자·인허가 조정 권한 막강한 ‘최고운영책임자’
거버넌스도 문제다. 초광역특구 운영책임자가 결정하면 그대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다. 정무직공무원인 최고운영책임자는 △특구 투자 프로젝트 총괄 △규제특례, 인허가 통합 조정 △중앙행정기관 협의 및 의견 제시 △특구사업 추진 상황 점검 및 관리 △효율적 추진을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관장한다. 이런 업무를 위해 중앙행정기관장에게 협의를 요청할 수 있는데 기관장은 이 요구에 ‘신속히’ 협의에 응해야 한다. 협의 요청 사항은 규제특례 적용과 관련 법령 정비를 망라한다.
여기에 수요응답형 특례가 결합한다. 초광역특구법안 16조다. 초광역특구법이 포함하지 않은 특례라도, 국회가 입법권을 가진 법률이 아닌 하위법령이라면 정부가 기업 요구를 수용해 ‘샛길’을 찾는 조항이다. 심지어 국무조정실은 이 조항을 두고 “기업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안”이라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가까스로 만든 규제, 일거에 무너뜨린 법률안”
노동·시민사회는 반발했다. 당초 초광역특구법의 전선은 노동시간 특례와 계약직 사용기간 확대 같은 노동특례 도입에서 형성됐다. 거기에 부분적으로 반도체산업에 사용할 용수나 전력 지원 같은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자원 지원 특례 등에 비판이 집중됐다. 모자회사 금산분리 완화와 영리병원 논란 같은 지적도 있었지만 큰 쟁점으로 형성되진 못했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상 수도권을 제외한 전역의 규제를 해체하고, 기업 우위로 재편하겠다는 수준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종합적인 규제완화 입법이라 단순히 핵심적인 특례를 덜어내고 말고 할 내용이 아니다”며 “노동·시민사회 각계가 그간 전문 분야별로 대응해 막아왔던 규제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거대한 내용이라 법률의 위험성이 더 크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공식적인 대응 경로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양대 노총이 참여하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정도를 제외하면 노동·시민사회단체의 우려를 정부나 국회에 전달하고 논의할 경로가 없다. 만약 양대 노총이 3대 노동특례를 제외하는 선에서 법률안 추진에 눈을 감는다면 더 이상 논의할 테이블마저 사라진다.
현재 양대 노총은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통해 법률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태도다. 양대 노총은 초광역특구법이 공개된 직후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냈고,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한 각종 단체에 이름을 올리면서 초광역특구법 저지에 나서고 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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