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6-30 10:16
[여수산단, 여수사람 ⑥] 여수 BSI ‘69.4’ 투자·고용 줄고 폐업·실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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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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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고용보험 가입자 동반 하락, 구직급여 증가 … “기업들 회식 안 해” 음식·서비스업 소상공인 어려움 확산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관광업은 여수 경제의 두 축이다. 관광업이 사랑방이라면 여수산단은 안방이다.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코로나19 확산 시기 고점을 찍은 관광업은 점차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정체다. 문제는 든든한 아랫목이었던 여수산단이 급격히 붕괴했다는 대목이다.
구직급여 증가율 27.3%, 전국 평균 7.6배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여수지역의 석유화학산업 비중은 여수시 제조업의 96%와 여수산단 생산량의 98%를 차지한다. 말 그대로 절대적이다. 여수산단의 불황이 확산하면서 여수시의 각종 경제지표가 휘청였다. 특히 고용과 관련한 우려가 크다.
수치로 입증된다. 여수시의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 증가율은 지난해 7월 기준 1년 전보다 8.69% 오른 뒤 하락했다. 올해 2월에는 15%포인트가량 떨어진 -5.99%를 기록했다. 고용위기가 시작했단 의미다.
고용보험 가입자수도 하락세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여수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신규취득자는 3만1천220명으로, 2023년 4월~2024년 3월 3만3천493명과 비교하면 2천203명이 줄었다. 증가율 둔화 폭은 6.4%로, 같은 기간 전국 고용보험 피보험자 신규취득 감소율 2.5%의 두 배를 넘는다.
고용지표 악화는 빠른 구직급여 증가로 이어졌다. 3월 기준 최근 1년간 여수지역의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8천437명으로, 직전 1년간(2023년 4월~2024년 3월) 6천628명보다 1천809명 늘었다. 증가율은 27.3%로 전국 수준의 증가율 3.6%의 7.6배에 달한다. 비교치가 기준월 직전년도 1년인 이유는 고용노동부의 고용위기지역 신청 정량기준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가 지속하면 조만간 석유화학 원·하청사의 고용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석유화학 사내하청사 곳곳에서 공정 중단 혹은 이전과 관련한 고용승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120 웃돌던 소매판매액지수 100.8로 내려앉아
줄어든 고용은 소비를 줄인다. 여수 시내에 돈이 돌지 않는다. 여수시가 여수시의 개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을 재구성해 소매판매액지수를 산출해 보니 2021년을 100으로 할 때 2022년 2분기~2023년 2분기 120 이상이었던 지수가 2023년 3분기 103.9로 감소한 데 이어 4분기에는 100.8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 수치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와 고용이 줄어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 12년째 여수산단 인근 상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서미숙씨는 “기업들의 대규모 회식 같은 문화가 없어져 돈이 돌지 않는다”며 “플랜트건설 노동자들이 ‘이게 마지막 방문’이라면서 지역 자체를 등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연히 세수감소가 이어졌다. 지방소득세는 2022년 2천195억6천900만원에서 지난해 1천174억8천500만원으로 거의 절반(48.%)이 감소했다. 법인지방소득세는 같은 기간 1천502억7천100만원에서 551억4천600만원으로 66.7%가, 여수산단 징수액은 1천306억4천600만원에서 385억5천500만원으로 무려 74.2% 감소했다. 여수시는 “2023년 여수시 국세 징수액은 전남도 국세 납부액의 60.7%를 차지했다”며 여수시뿐 아니라 전남도의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관과 기업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이미 위기는 서민경제로 전이했다. 여수산단의 불황이 확산하면서 산단을 대상으로 영업해 온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졌다. 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지표가 대출이다. 지난해 여수시 대출 증가율은 7.1%로 전국 평균 5.6%를 상회했고 같은 지역인 전남의 1.8%를 크게 웃돌았다. 게다가 여수시는 2022년 대출 증가율이 0.6%에 불과했던 곳으로, 2023년 2.3%로 오르더니 지난해에는 7.1%로 3배가량 증가해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소상공인 폐업도 늘어 2022년 4천526곳에서 2023년 5천곳으로 증가했다.
기업경기심리 격감 “여수 먹여 살리는 기둥 흔들려”
경기침체가 곳곳에서 경고음을 내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고용위기지역 지정 정량요건에는 미치지 못해 지역민의 우려를 키웠다. 김종배 한국외식업중앙회 여수시지부 회장은 “여수산단은 여수시를 먹여 살리는 기둥인데 불황에 빠져 지역의 어려움이 크고, 특히 여수산단을 대상으로 주로 영업하는 무선지구 등의 피해가 극심하다”며 “여수산단의 어려움으로 지역 음식·서비스업에서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이대로 가다간 버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실제 폐업은 폐업률 통계보다 많을 것이라고 봤다. 소규모 점포 임대차계약 과정에서 권리금이라도 회수하기 위해 폐업하지 않고 임대 푯말을 걸고 장사를 접은 경우가 많다는 이유다.
기업의 심리는 이런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여수상공회의소가 지난 4월 발표한 여수지역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올해 2분기 기준 69.4다.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2020년 4분기 44.1을 기록한 뒤 반등에 성공했다가 지난 1분기 다시 58.6으로 하락한 뒤 소폭 회복한 흐름이다. 그러나 2023년 2분기 102.9를 기록한 뒤 3분기부터 83.6으로 하락하면서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BSI의 의미는 기업이 전망하는 경기로, 이후 투자와 신규채용 등에 영향을 미친다. 저조한 흐름이 이어진다는 것은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것으로, 긴축 등 몸사리기에 나선다는 의미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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