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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30 10:21
남도의 위기, 한국 제조업의 위기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3  
서울에서 300킬로미터 떨어진 남도 끝, 여수가 심상찮다.

석유화학산업 불황에 따른 위기가 연관산업과 지역으로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그 여파는 사내하청 노동자로, 플랜트건설 노동자로, 화물운송 노동자로, 지역의 음식업체에까지 미치고 있다. 지역고용과 지역경제는 휘청이고 있다.

지난 11~13일 현장 취재를 다녀온 <매일노동뉴스> 기자에 따르면 “격랑”을 방불케 한다.

사실 위기는 예고돼 있었다. 중국 석유화학산업의 급성장으로 국내 업체들은 더 이상 제품을 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앞서 국내 대기업들까지 석유화학산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포화상태를 만들었다. 고부가가치의, 보다 친환경적인 산업으로 전환해야 했는데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은 손 놓고 있었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대기업을 책망하는 여수지역 화물운송 노동자의 목소리를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울산이라고 안전할까. 여수와 달리 겉으로 보기에는 별 문제 없다. 대기업들이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샤힌프로젝트’ 때문이다. 여수지역의 플랜트건설은 발주가 끊긴 반면, 울산에서는 업체들이 공사에 뛰어들기 위해 노동자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노조를 만나고 싶어할 정도로 분위기가 다르다.

그런데 샤힌프로젝트 자체도 기존 석유화학산업 포화와 과잉생산을 부추기는 사업이다. 이미 샤힌프로젝트 이전부터 울산의 석유화학산업도 과잉 설비·경쟁에 직면한 상태였다. 언제 여수산단처럼 될지 알 수 없다.

지역의 산업위기는 중앙정부까지 개입해 산업을 새로 구성해 해결해야 한다. 고용유지지원금은 당장의 불을 끌 수는 있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 산업 재구성 과정에서 노동자와 시민, 지방정부와 기업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점을 부정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노사 간의 문제가 아닌 지역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같이 노조 조직률이 떨어지는 곳에서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유력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산업위기에서 모범사례를 찾기는 힘들다.

여수지역에서는 노동계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지역 거버넌스 구성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최대 제조업 도시 울산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울산을 떠받치는 자동차산업과 조선업은 갈등적 노사관계,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전략 부재와 숙련인력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승훈 경남대 교수는 저서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에서 “원·하청과 노조, 지역 주민의 거버넌스 틀이 부재할 때 벌어질 수 있는 전형적인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제조업 위기를 극복하려는 울산 지역 노사정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지역산업의 위기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지금이라도 반전 계기를 마련하려면 여수든 울산이든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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