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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8-05 11:43
3만평 동희오토 홀로 관리하던 청년 소방관리자의 죽음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7  
2월 말 자살 추정, 장례식장에 괴롭힘 투서 … 1천500명, 10만제곱미터 대공장 소방안전업무 전담

이재 기자 입력 2026.08.05 06:30

스물여덟 살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 4통 곳곳에서 그는 사과했지만 단 두 마디만 달랐다. 부모에게 남긴 “너무 힘이 든다”는 고백 그리고 “팀장님은 상관없으십니다”는 대목이다. 과로 그리고 직장내 괴롭힘을 웅변한 것이다. 어떤 사연일까.

4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고 김진휘(사망당시 28세)씨의 부모는 김씨 사망의 책임을 물어 동희오토를 직장내 괴롭힘 혐의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서산지청에 진정했다. 청년의 죽음 뒤 드리운 과로와 직장내 괴롭힘을 밝혀달라는 취지다. 5일 첫 진정인 조사를 앞뒀다.

“많은 폐를 끼쳤다” “힘이 많이 든다”

김씨는 지난 3월1일 군산 신시광장 인근 야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2월26일 실종신고 이후 사흘 만이다. 그날 김씨의 아버지는 동희오토에서 실종사실을 전달받고 의정부경찰서에 신고했다. 김씨의 본가는 양친이 머무는 의정부지만, 그의 그날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는 전북 군산경찰서 관할구역이었다. 김씨의 차량은 실종신고 당일 발견됐지만 주검은 3월1일 약초를 캐던 행인이 발견했다.

4통의 유서가 있었다. 사직서 형태로 회사에 남긴 유서 한 통에는 일신상의 사유로 퇴사한다고만 적었다. 실종 전날 날인이 있었다. 그가 근무했던 안전환경팀에는 “많은 폐를 끼쳤다” “용서해 달라” “팀장은 상관없다”고 썼다. 동료들의 행복을 빌면서 끝맺었다. 부모에게 남긴 세 번째 유서에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처음으로 어려움을 고백했다. “용서 못 하실 것”이라고 쓰면서 동시에 “힘이 많이 든다”고 토로했다. 친구들에는 “미안하다”며 “다 내 잘못이다”고 남겼다.

김씨는 동희오토 소방안전관리자로 처음 사회에 발을 디뎠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었지만 제대로 된 사회생활은 처음이었다. 2021년 소방설비기사 자격을 취득한 김씨는 동희오토에 취업해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재예방법)상 소방안전관리자가 됐다.

“소방은 나 혼자” 친구에게만 털어놓은 고충

동희오토는 대공장이다. 조립기준 시간당 58대를 생산하는 동희오토는 연면적 10만2천995제곱미터의 부지에 41개 동을 거느린 곳이다. 정규직 140명, 비정규직인 생산직 1천400명이 오간다. 그리고 이 모든 공간에 대한 법률적 소방안전 책임은 오롯이 김씨가 졌다고 한다. 화재예방법 같은 법률상 기준은 모두 충족했지만, 김씨는 사실 친구들에게 온종일 부담을 호소했다. 김씨는 친구들과 나눈 메신저 대화에서 “소방은 나 혼자”라며 “내가 주선임이고 다른 과에서 자격증 있는 사람들이 보조 선임인데 다른 부서라 일을 시킬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10만제곱미터 넘는 공장에서 화제예방을 위해 순찰점검을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화재감지기와 수신기 관련 보수공사를 주관했다. 작은 규모의 보수는 김씨가 직접 캐드(CAD)로 도면을 그리거나 점검을 해 보수공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정규 근무시간은 평일 6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였지만 실제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면 6시를 넘겼다고 한다. 진정인은 “작은 규모 보수공사를 직접 하다 감전을 당하기도 하고 15미터 높이까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보수공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과중한 업무를 감당하지 못한 김씨는 친구에게 “불이 나면 뛰어들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주 6일 근무가 잦았고, 주말마다 본가인 의정부로 향하던 발걸음은 뜸해졌다고 한다. 말수도 줄었다. 진정인이 제시한 증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입사 1년차였던 2023~2024년 사이 친구들에게 메신저로 어려움을 토로하다가 2025년부터는 거의 말이 없었다고 한다.

노동자 감시 CCTV 해명 뒤 ‘비난’ 심적 고통

동희오토의 노동자 감시도 김씨의 죽음에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가입을 권유하는 홍보물을 화장실에 붙이자 동희오토가 CCTV를 화장실을 비추도록 설치한 게 발단이다. 노조의 비판 성명과 뒤이은 언론보도 이후 동희오토는 “화재 예방 때문에 설치한 것”이라며 “화장실을 비추는 각도는 아닌 걸로 안다”는 입장을 냈다. 이후 김씨는 회사 익명 채팅방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진정인은 “그(언론보도)로부터 4일 뒤인 2월25일 고인이 유서를 썼다는 점에서 이 사건이 고인에게 큰 충격을 줬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휘계통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되레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휘계통상의 팀장이 지목됐다. 고인의 장례식 이후 익명의 투서가 발견됐는데 “단순 자살이 아니다”며 “동희오토 직장내 괴롭힘이 아주 심각한 상태” “회사 사내 암묵적 비밀 유지 분위기” “안전환경, 인사총무 구매 직원 괴롭힘 내용 참고인 조사 필요” “가해자: ㄱ아무개, ㄴ아무개” “공개적 자리에서 인격 비하, 욕설, 고함, 조롱” “수행불가한 양의 업무 지시” “의도적 무시”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씨는 친구와의 대화에서도 스스로 산재를 당해 관리자가 어려움을 겪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욕설도 들었다고 친구에게 털어놨다.

진정인 대리인은 본지에 “사회초년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를 담당했고,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폭언을 듣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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