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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9-06 09:12
노동부 노동쟁의 대상 축소 지침, 성과급도 신기술 도입도 ‘입틀막’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51  
노동쟁의 판단 기준도 예시 들어 구체화 … 노사자치 원칙 훼손, 입법 취지 퇴색 우려

어고은 기자 입력 2026.09.04 06:30

‘영업이익 N% 성과급’ 같은 기업이익과 연동된 경영성과급 요구는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정부 지침이 나왔다.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 판단 기준도 예시를 통해 구체화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으로 넓어진 노동쟁의 범위가 법 시행 불과 6개월 만에 정부 지침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이번 지침을 통해 교섭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일일이 규정하면서 노사자치 원칙을 훼손하고 입법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3일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에게 여러 차례 노동쟁의 범위 ‘구체화’를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이 대통령은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영업이익 N%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을 언급하며 “시행령이든 지침이든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기업이익과 연동된 경영성과급, 교섭 대상 아냐
쟁의조정 신청해도 쟁의권 확보 어려워

이번 지침에서 핵심은 ‘기업이익과 연동된 경영성과급’은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제한한 것이다. 앞서 개정 노조법 시행 전 발표한 지침에는 담기지 않은 내용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업이익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포괄한다.

노동부는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닌 이유로 “국가·투자자(주주) 등 제3자의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기업의 경영상 판단·집행 등을 과도하게 제약”한다고 밝혔다. 기업이익은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등 재원이 되는 만큼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선분배’할 것을 요구할 경우 영업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봉·기본급의 일정 비율 또는 정액을 특정해 경영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기업이익과 연동된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교섭 대상이다.

지침에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대한 구체적 사례도 포함됐다.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같은 공장 신설·이전 등 기업 투자를 포함해 △사업 매각·인수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도입을 사례로 들면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지 명시했다. 예컨대 공장 신설·이전시 정리해고·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같은 인력운영계획을 회사가 수립하고 있거나, 배치전환 계획이 발표될 때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해당돼 노동쟁의 대상이 된다. 반면 신기술 도입 이후 업무내용이 변경되거나, 고용이 조정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는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근로조건의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지, 아니면 가능성에 그치는지에 따라 쟁의 대상 여부가 갈린다.

물론 이번 지침 시행으로 이러한 의제에 대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교섭하는 것까지 정부가 막겠다는 것은 아니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노사 당사자 간 자율적으로 교섭하면 불법이라거나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의무적 교섭 사항은 국가가 처벌할 수 있는지, 강제 조정할 수 있는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가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다’고 지침으로 발표한 이상 노조가 이를 요구한다고 해도 사용자 입장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 노사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해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수도 없다.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면 노동위는 이러한 의제에 대해 ‘노동쟁의에 해당하지 않음’을 이유로 행정지도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노동부도 “사용자의 교섭 거부를 부당노동행위로 의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미 관련 임단협을 마무리해 ‘영업이익 N% 성과급’을 받고 있는 노조라고 해도 유효기간(3년)이 지나 단협을 갱신할 때 이번 지침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 “노사자치 원칙 훼손, 폐기해야”
재계 “혼란 여전, 경영성과급 유형 명시해야”

노동계는 노동3권을 사실상 제한하는 지침이라며 폐기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지침은 경영성과급의 실질이 아니라 요구의 형식만으로 노동쟁의 대상 여부를 가르는 자의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시행지침으로 제한하려는 위법한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노총도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침해하고 노사자치 원칙을 위배하는 지침으로 정부는 즉각 폐기해야 한다”며 “경영성과급 요구를 교섭 대상으로 삼을지는 당사자인 노사가 결정할 문제로, 정부가 나서 과도한 기준을 정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용자의 교섭 회피에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는 여전히 정부 지침이 불명확해 현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총은 “경영성과급이 어떤 경우에 임금 등의 근로조건에 해당하는지 밝히지 않아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까 우려된다”며 “판례에서 임금으로 인정한 유형의 요건을 지침에 기재해 경영성과급이 의무적 교섭대상이 되는 경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AI·반도체 대전환 시대 노사 분쟁으로 공장 신설, 신기술 도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에 따른 배치전환은 노동쟁의 대상에서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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