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4-27 09:16
조선 하청노동자 고공농성장 찾은 노동부 ‘두루뭉술’ 해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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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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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지회장 농성 41일 만에 국장급 방문 … 원청 역할 인정하면서도 “법 테두리 내에서”
“꽃샘추위가 굉장히 추웠을 텐데, 건강·안전 문제가 우려된다. 법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지원을 하겠다.” 원청의 고용·처우개선 결단을 요구하는 조선 하청노동자들에게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은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노동부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본사 빌딩 앞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고공농성장을 방문해 노조와 1시간 30분여간 대화를 나눴다. 농성 시작 41일 만에 이뤄진 노동부 국장급과의 만남이었다.
노동부에서는 조충현 노사협력정책관과 김재훈 노사관계지원과장, 한형진 노사관계지원과 행정사무관 등이 참석했다. 노조에서는 김병조·박상만 노조 부위원장과 이김춘택 지회 사무장 등이 자리했다. 뾰족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상용직 고용 확대와 상여금 복원 등을 강조하는 노동자들에게 노동부는 원청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하청 노사 교섭을 강조하며 거리를 뒀다. 노동자들이 투쟁 수위를 높이고 국회 등이 압박하자 등 떠밀려 찾았지만 문제해결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정치권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원청 간 ‘빅딜’이 이뤄지길 기다리는 분위기다.
지회는 한화오션 사내협력사 19개 업체와 집단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일방적으로 삭감된 상여금 등을 놓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천막농성과 단식농성에 이어 고공에까지 오르게 됐다. 상여금 인상 등 재원은 원청인 한화오션에 달려 있지만 한화오션은 하청노동자들과 교섭할 의무가 없다며 방관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조선소 전체 원하청 구조와 맞물린 문제라 보고, 노동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김병조 부위원장은 “교섭 문제가 더 이상 진전 못 하고 고공농성까지 하고 있는데 현대중공업도 똑같아질 수 있고, 사용주들은 (원청 결단 없이는) 처우개선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데 조선소 하청노동자들 단체교섭을 어디 가서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며 “원청은 방관하고 하청업체는 교섭을 회피하는 상황을 노동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극적인 노동부에 섭섭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김춘택 사무장은 “노동부는 협의체(지난해 12월 구성에 합의한 원하청 노사 안전대책협의체)를 구성하는 데까지만 역할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노동부가 빠지면 운영 자체가 안 된다”며 “1차 회의도 5월로 연기했는데, 노사는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어 노동부가 조정 역할을 해 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다시 논의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질문만 하던 노동부는 대화 마지막에야 고민을 거듭 약속했다. 고공에 오른 김 지회장에 대한 노동부의 걱정이 사실상 무색해졌다. 조충현 노사협력정책관은 “법 테두리 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지원하고, 노조 입장도 전달하고 역할이 가능하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훈 노사관계지원과장은 “(원청에) 제도적으로 직접 들어가서 (교섭)하라고 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중단된 하청 노사 교섭을 이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여지는데 쟁점을 최소화해서 서로 이견을 최대한 좁히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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