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5-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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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위 결정문 분석] 노조법 시행령·노동부 매뉴얼과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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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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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위 분리 문턱 낮췄지만 창구단일화 벽 여전
어고은 기자 입력 2026.05.26 06:30
전국 지방노동위원회가 원·하청 교섭 관련 사건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용노동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최근 지노위가 송달한 관련 사건의 결정문을 살펴보니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령과 교섭절차 매뉴얼과는 다소 다른 판단을 내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25일 <매일노동뉴스>는 지노위의 논리가 담긴 결정문을 20여건 확보한 뒤 교섭단위 분리 기각 사유와 사용자성 판단 근거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SK에코플랜트 교섭단위 분리 기각 사유
“양 노총 갈등, 주관적 사정에 불과”
SK에코플랜트 교섭단위 분리 결정문을 보면, 기각 결정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지노위는 지난달 17일 플랜트건설노조가 SK에코플랜트를 상대로 하청 전체 교섭단위에서 민주노총을 분리해 달라는 취지의 교섭단위 분리신청 사건을 기각했다. 원청의 사용자성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서울지노위는 “출범 배경과 역사, 그간의 갈등 관계, 추구하는 노선의 차이 등으로 비롯된 차이나 갈등은 양 노총 사이의 주관적·임의적 사정에 불과할 뿐 분리 필요성의 합리적 이유로 보기 어렵다”며 “산업안전은 조합원뿐만 아니라 건설현장 노동자 모두의 노동조건으로 본질적 차이가 없고 일률적으로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총연합단체는 원칙적으로 분리 가능한 교섭단위로 볼 수 없다고도 했다. 서울지노위는 “총연합단체를 교섭단위로 인정하게 되면 교섭단위 분리 제도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자체를 형해화하는 법률적 모순이 발생한다”며 “개정 노조법 시행령은 분리 여부에 대해 판단할 때 노조 간 이해나 사정 등을 우선 고려해 판단하라는 것이지, 개별 노조나 총연합단체 그 자체가 교섭단위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정 노조법 시행령에 따르면 원·하청 교섭에서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결정할 때 △노조 간 이해관계 공통 또는 유사성 △다른 노조에 의한 이익대표 적절성 △노조 간 갈등 유발 및 노사관계 왜곡 가능성을 ‘우선적 고려’ 요소로 규정했다. 기존 사건과 달리 원·하청 교섭 사건에 대해서는 시행령 14조의11 3항의 요소들보다 4항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분리 형태 예시로 ‘A상급단체·B상급단체로 분리하도록 결정 가능’하다고 줄곧 설명해 왔다.
원·하청 교섭 사건, 신설 조항부터 고려해야 하는데…
다른 기각 사건인 SK에너지·S-OIL·고려아연에 대한 울산지노위 교섭단위 분리 결정문을 보면 이해 충돌 여지가 있다면서도 그 가능성을 높지 않게 봤다. 울산지노위는 “현격한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의 차이, 교섭관행이 존재하지 않고, 노조 간 이해가 충돌되는 부분이 있어 보이나 오히려 이해의 공통성 또는 유사성이 더 많아 보이며, 노조 간 단체교섭 방식 등이 다소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다른 노조에 의한 이익 대표의 적절성이 결여됐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상권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는 “(분리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 중에는 개정 노조법 시행령 14조의11 4항에 신설된 요소들에 대해 굉장히 협소하게 해석하면서, 4항의 요소를 사실상 3항의 요소와 같은 것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며 “예를 들어 근로조건·고용형태 차이 등이 있어야 이해관계의 공통성이 다르고 이익 대표의 적절성이 없다고 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안전 의제에 한해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 해당 의제는 노조 간 또는 하청근로자들 간 차이가 없다거나 차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리 필요성이 없다는) 근거로 들기도 했다”며 “노조의 교섭의제는 산업안전에 한정되지도 않고, 산업안전 의제라도 노조별로 요구하는 구체적 내용과 강조점이 다른데 교섭의제가 산업안전보건 의제만 있다고 전제하면서 해당 의제에서 (노조 간) 차이가 없으니 분리 필요성이 없다고 본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급단체별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한 포스코와 동희오토 사건을 보더라도, 신설된 4항을 다소 엄격하게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지노위 포스코 결정문을 보면 기업노조 가입 종용, 부당노동행위 인정,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신청 전례 등이 언급됐고, 충남지노위 동희오토 결정문에 따르면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제기, 소수노조의 게시판 사용 제한, 복수노조 간 형사고발 사실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단순히 일회적 충돌이나 의견 차이만이 아니라 반목과 갈등이 상당 기간 지속되고 또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졌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이다.
시정신청 사건서 사용자성 판단 생략?
경기·부산지노위는 ‘했다’
시행령만이 아니라 노동부 매뉴얼도 노동위에서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지노위 한화오션 사건이 대표적이다. 경남지노위는 금속노조의 교섭요구 노조 확정공고 이의신청 사실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인용하면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한화오션은 금속노조 웰리브지회를 제외한 채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교섭요구 사실만 공고해 노조가 반발했다.
노동부 ‘개정 노조법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보면 노동위에 교섭단위 분리신청,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 등을 하면 사용자성을 판단한다고 돼 있다. 교섭절차를 개시하는 교섭요구 사실공고에 원청 사용자가 응해야 한다는 의미는, 해당 노조에 대한 교섭 의무가 있다는 판단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관계자는 “경남지노위가 노조법 시행령과 노동부 매뉴얼 취지와는 다르게 사용자성 판단을 하지 않았다”며 “한화오션이 중노위 재심을 신청하는 데 빌미를 제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지난 21일 “경남지노위는 웰리브지회에 대한 당사의 사용자성 판단을 생략하는 결정을 했다”며 “노조의 단체교섭 참석 요구에 응할 수 없고, 교섭 거부·해태 주장 역시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른 지노위에서는 같은 교섭요구 노조 확정공고 과정을 다툰 사건에서 사용자성을 판단했다. 경기지노위는 지난달 13일 공공연대노조가 화성시를 상대로 제기한 사건에서 화성시가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실질적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노위는 같은달 16일 공공연대노조가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사건에서 용역업체 소속 무인경전철 안평역에서 특수경비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공사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부드러운 천으로 하루 2번 세척작업”
안전수칙 위반시 벌점에 현장 출입금지까지
공공부문은 ‘모범적 사용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이재명 정부의 기조다. 그런데 몇몇 공공기관은 세세한 지시와 업무 통제를 ‘품질관리’ ‘안전확보’라는 명분으로 포장한 채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경북지노위의 한국산업단지공단 결정문에 담긴 과업지시서 내용을 보면 하청노동자에 대한 작업 횟수와 작업방식 지시까지 포함됐다. 결정문에는 “작업구역을 현관·회의실·복도 등, 계단·화장실·주차장·방재실 등으로 구분해 ‘현관 출입문에 부착된 금속물 이외에도 광택을 필요로 하는 곳은 주 2회 광택을 하며’ ‘엘리베이터 터치판 주위, 개폐문 부위는 부드러운 천을 사용해 일 2회 이상 세척작업을 실시’ ‘로비 바닥 대리석은 월 1회 왁스 도포작업을 실시, 1일 1회 광택작업을 실시’ 등 하청의 미화업무 청소구역을 상세히 구분해 미화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의 각 구역 청소업무 내용을 아주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원청은 “과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은 구체적인 지시가 아니라 품질관리를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전남지노위 한국전력공사 결정문을 보면 원청은 주기적 안전평가를 실시해 배전 협력업체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제도적 통제 체계를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이 정한 ‘무정전 배전공사 시공업체 관리절차서’에 따르면 배전전공 및 무정전(또는 활성)전공이 부실시공, 안전작업 수칙 위반 및 안전사고 등을 유발할시 개인별 벌점을 부과해 일정기간 기능자격을 정지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시공지적(1건당 20점), 안전지적(1건당 50점) 등 사유로 벌점이 부과되고 누적 벌점이 기준을 초과하면 해당 노동자의 공종별 기능자격이 정지 또는 취소되며 현장 출입까지 금지된다. 원청은 “공사품질과 안전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전남지노위는 하청노동자들의 작업환경에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징표라고 봤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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