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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6-21 13:22
[노조법 100일 ④] 중노위 재심 중간 점검, 13건 중 2건만 ‘초심 취소’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33  
초심 유지 기조 이어질지는 미지수 … 사용자성·교섭단위 분리 필요성 기준 정립될듯

어고은 기자 입력 2026.06.19 06:30

중앙노동위원회 원청교섭 관련 재심 결정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중간 점검을 해보니 대부분 초심 유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달에도 판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러한 기조가 그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중노위 재심 판단을 통해 사용자성 판단과 분리 필요성 기준이 어느 정도 일관된 방향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노위가 다룬 원청교섭 관련 사건을 보면 전체 13건 중 2건(15.4%)만 초심 취소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1건(84.6%)은 초심 지방노동위원회 판단을 유지했다.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30일 내 송달되는 결정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중흥건설·중흥토건 사건 사용자성 판단 뒤집혀
산업안전 의제 관련 대부분 인정 추세

초심 취소 판단을 내린 1건은 중흥건설·중흥토건 사건이다. 초심 지노위는 사용자성을 부정했는데 중노위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산업안전 의제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은 일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사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인정되는 추세다.

전남지노위는 지난 4월10일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가 중흥건설·중흥토건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기각했다. 중흥건설·중흥토건이 노조 조합원인 크레인 조종사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남지노위 결정문을 보면 노조는 원청이 조종사에 대해 TBM(Tool Box Meeting) 교육·위험성평가 전파와 타워크레인 점검표 결재 등을 통해 산업안전 분야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남지노위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건설공사 도급인으로서 부담하는 법률상 의무를 이행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중노위는 초심 지노위와 다른 판단을 내렸다. 지난 4일 초심을 취소하면서 “산업안전(작업환경 포함) 의제에 하청사인 타워크레인 임대업체가 단독으로 타워크레인 작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유해·위험요인 제거나 안전설비 설치·해체 등의 구조적 개선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섭단위 분리, 기각도 인용도 전부 초심 유지
지노위별 ‘오락가락’ … “원칙 마련해야”

전체 13건 중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6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교섭요구 사실공고와 확정공고 이의신청은 각각 5건, 2건이었다. 교섭단위 분리결정은 초심에서 기각(2건)되거나 인용(4건)된 사건 모두 초심 판단이 유지됐다.

기각 사건은 SK에너지·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다. 지노위는 상급단체별 분리 필요성이 없다고 봤다. 울산지노위는 “다수의 조합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조 간 경쟁 과정에서 이해가 충돌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노조설립 목적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에 있다는 점에서는 노조 간 이해의 공통성 또는 유사성이 오히려 더 많다”고 밝혔다. 서울지노위는 “각 노조가 속한 총연합단체가 지향하는 운동 노선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단체교섭 절차에서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이해관계에서 공통성 또는 유사성을 갖지 않는 경우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인용 사건은 동희오토와 포스코(2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건이다. 초심 지노위는 동희오토 사건에서 전체 하청 교섭단위에서 금속노조를, 포스코 사건에서 금속노조와 플랜트건설노조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라고 주문했다. 인천지노위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하청 교섭단위를 한국노총, 민주노총, 그 외 노조로 분리하라고 결정했다. 사업 부문별로 분리해 달라는 공공운수노조의 신청과, 자원회수시설에 대한 교섭단위 별도 분리를 요구한 전국환경시설노조 신청은 기각됐다.

상급단체별 분리 필요성은 노조 간 갈등과 반목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는 점 등을 주된 판단 근거로 삼았다. 포스코 사건에서 플랜트건설노조 분리는 제조업 종사자와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 등이 인정된 것으로 ‘우선적 고려 사항’인 노조법 시행령 14조의11 4항이 아닌 3항 기준에 따른 것이다.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두고 판단이 일관되지 않은 데다 개정 노조법 시행령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현희 금속노조 법률원 부원장은 “교섭단위 분리결정 사건을 보면 지노위에 따라 다른 기준이 적용되면서 분리 필요성 기준이 일관되지 않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교섭단위 분리는 노동위 결정에 의해서만 가능한 노동위 전속 사항으로, (개정 노조법 시행령에 따라) 합리적 수준에서 적절한 교섭단위 분리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용자성 판단 미루거나
교섭의제 일일이 들여다보는 지노위

지노위 판단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가 중노위 재심 과정에서 정리될지도 주목된다. 한화오션 사건이 대표적이다.

경남지노위는 금속노조의 교섭요구 노조 확정공고 이의신청 사실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인용하면서도 핵심 쟁점이 된 웰리브지회에 대한 사용자성을 판단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웰리브지회가 금속노조의 하부조직으로 독립된 조직체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금속노조 조합원 중 일부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노조법상 사용자로서 지위가 인정되면 노조의 교섭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원청과 금속노조가 웰리브지회에 대한 사용자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단계에서건 사용자성 판단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사실상 판단을 미룬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중노위는 지난 15일 한화오션 사건에 대해 초심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사용자성 판단도 같이 했다. 중노위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원청이 교섭당사자로서 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되는 여부를 우선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며 산업안전 및 작업환경 의제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교섭절차 분쟁 과정에서 의제별로 사용자성을 판단한 지노위도 문제다. 하청 노조가 요구한 교섭의제 가운데 한 가지만 사용자성이 인정돼도 일단 교섭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게 노동부 방침이다. 일일이 의제별로 사용자성 판단을 내리면 노사 자치의 영역이어야 할 교섭의제를, 당사자가 교섭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제한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현희 부원장은 “일부 지노위는 심문회의를 수차례 진행하면서 사실상 교섭의제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노조 요구안은 노사가 교섭에서 다룰 내용이고, 시정신청·분리신청은 노동위가 노조 요구안이 적절한지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며 그럴 권한도 없다”고 지적했다.

어고은 기자 ago@labortoday.co.kr
열심히 듣고 쓰겠습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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