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8-2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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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노동복지회의소 ‘건설근로자공제회+α’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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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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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예산+기업 납부금’ 확보 최우선 과제 … “정부 하청 안 돼, 민간참여로 효능 올려야”
김학태 기자 입력 2026.08.24 06:30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한 ‘K-노동복지회의소’ 준비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건설노동자 퇴직공제사업을 하는 건설근로자공제회를 기본 모델로 기능·사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예산 확보와 재계의 역할 등 재원 조성이 정책·사업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노동복지회의소가 관 주도로 운영되는 것을 방지하고 민간 공제회나 비정규직 단체 등과의 협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내년까지 예산·법률 정비 마무리, 2028년 출범 목표
정부 “이해대변기구보다 노동복지 전달체계에 중점”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복지회의소는 2028년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1일 출범한 ‘노동복지회의소 준비 작업반’에서 △기능과 조직체계 △의사결정 거버넌스 △퇴직공제사업 설계 △재원 조성 방안 같은 쟁점을 다음달까지 추릴 예정이다.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준비 작업반은 전문가 12명과 노동공제회·비정규노동단체 관계자 5명으로 구성됐다.
10월부터는 노사단체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까지 참여하는 포럼으로 논의 틀을 확대해 연말까지 노동복지회의소 설립·운영 방안을 마련한다. 포럼에서 구체적인 설계도를 마련하면 내년까지 법률 정비, 예산 확보를 마무리하고 2028년 중에는 노동복지회의소를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동복지회의소 운영 방향을 노사를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이 확정하고, 가장 빠르게는 내년에 모든 준비를 마쳐 2028년 출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노동복지회의소는 비정형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퇴직공제와 권익보호·복지지원 같은 새로운 공적 안전망 전달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13일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K-노동회의소 추진계획을 처음 밝히며 “이해대변기구”라는 용어를 쓰면서 노동회의소 기능과 위상에 관심이 모아졌다. 노동회의소는 문재인 정부에서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중앙 노사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조직으로 추진된 적이 있다. 노동회의소가 노동자들의 이해대변기구 역할을 하게 되면 기존 노조의 대표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가칭에 ‘복지’라는 단어를 넣으면서 이해대변보다는 복지 전달체계 기능에 무게를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1일 열린 준비 작업반 회의에서도 노동부쪽은 이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법정 공공 노동공제회’ 기능을 하겠다는 얘기다.
준비 작업반 회의에서는 ‘노동복지회의소’라는 명칭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김 장관은 “명칭은 바꿀 수 있고, 필요하다면 공모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제회 기본사업 더해 ‘자주적 공동체’로”
노동복지회의소의 사업내용은 노동부 산하기관인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기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건설근로자법)에 따라 1997년 설립된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면서도 소득수준이 열악하고 고용이 불안정한 건설노동자들의 퇴직공제부금 적립과 공제금 지급, 상호부조, 직업훈련, 복리증진 사업을 하고 있다.
노동복지회의소는 이런 사업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건설근로자공제회보다 사업 영역을 확대·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제회의 기본 기능인 복지사업에 더해 ‘자주적 공동체’라는 기능도 살려야 한다는 얘기다.
준비 작업반에서 자문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공동대표는 본지에 “퇴직공제와 소액대출 등 긴급지원 같은 공제회의 기본 기능을 탑재하는 것은 물론 노동자 상담과 교육, 자조모임 지원 같이 주체화하고 자력화하는 사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부문 공제회 사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도 “공제회의 핵심이자 가장 큰 힘은 당사자들의 자주적 참여를 통한 공동체라는 점”이라며 “건설근로자공제회 모델만 따라하면 ‘공공 보험회사’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노동복지회의소가 추진하게 될 퇴직공제, 각종 복지사업은 사실상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기존 사회보험 제도와 충돌을 방지하는 대책도 과제로 제기된다. 현재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직 등 노무제공자들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각각 17개 업종, 18개 업종이 적용받고 있다. 실제 보험 가입률은 떨어지지만 노무제공자에 대한 사회보험 적용은 확대하는 추세다. 한편에서는 상병수당 전면 도입도 예상된다.
송명진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사무국장은 “기존 제도를 확장해 적용하려는 정책과 기존 제도를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롭게 시도하는 제도와 충돌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잘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기업·정부가 재원 조성 ‘분담’
노동복지회의소를 설립하고 정착하기까지 가장 큰 과제는 ‘재정 확보’다. 재정을 마련하지 못하면 노동복지회의소 사업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경우 사업주가 납부한 퇴직공제부금으로 각종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노동복지회의소는 노동자와 기업·정부가 재정을 분담하는 그림으로 추진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데도 고용불안으로 퇴직금과 각종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건설노동자와는 달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노무제공자들을 위한 노동복지회의소라는 특성을 감안했다.
따라서 일반적인 노동공제회처럼 노동자들이 개인적립금을 내고, 정부가 일정기간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이 불가피하다. 정부와 여당이 연내 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 제정안에는 국가가 공제회의 설립 및 운영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포함돼 있다.
다만 정부가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기획예산처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노동복지회의소가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을 따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은 노동복지회의소를 제안한 김영훈 장관의 의지와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예산 못지 않게 기업들이 부담하는 재정을 확보하기까지도 난항이 예상된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업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져야 할 부담이 명확하다. 반면 노무제공자들은 각종 플랫폼 기업을 포함해 원청들의 사용자성과 그에 따른 책임이 상대적으로 모호하다. 기업들에게 공제부금 납부를 의무화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기업들의 선의에만 기댈 수 없는 만큼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동복지회의소 준비 작업반에 참여하는 전문가 중 김문정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세정연구센터장이 포함됐는데, 정부 예산과 기업 납부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기타공공기관 된 노사발전재단 ‘실패 경험’
“노동복지회의소+민간노동공제회 투트랙으로”
노동복지회의소는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법정 공공 노동공제회’ 성격을 띤다. 그럼에도 기존 민간부문 노동공제회와의 상생과 협력, 민간 목소리가 보장되는 거버넌스의 중요성도 제기된다.
정부 예산 투입이 일정 정도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마치 정부 산하 공공기관처럼 운영해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배제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얘기다.
거버넌스와 관련해서는 이미 비슷한 실패 경험이 있다. 노사 자율적인 상생과 노사관계 발전, 장기적으로는 중앙단위 노사관계 형성을 목표로 2007년 설립한 노사발전재단 사례다. 재단은 초기 설립 취지와는 달리 갈수록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았다. 결국 정부의 용역사업을 주 수익원으로 하는 기관으로 바뀌었고,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송명진 사무국장은 “노사발전재단처럼 운영한다면 아무리 노사정이 공동운영하더라도 사실상 정부 하청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런 부작용을 막으려면 기존 민간 노동공제회와의 역할 분담과 상생, 설립부터 운영과정까지 민간 목소리를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현재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노동공제연합 풀빵,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등 민간단체는 규모는 작지만 노동공제회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노동복지회의소와 이들 민간단체 사업을 투트랙으로 진행해 플랫폼 노동자 등 당사자들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남신 공동대표는 “당사자들이 정책과 사업의 효과를 느끼려면 공공과 민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동복지회의소라는 단일 모델만으로는 이런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노동복지회의소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과정까지 기존 민간 노동공제회를 포함해 민간의 목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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