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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10-14 15:18
[단독-중대재해 리포트 ①-1] ‘김용균 원청 무죄’ 대법관이 중대재해 양형기준 마련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6  
조희대 대법원장, 위원장 위촉 … ‘중대재해 기업 대리’ 로펌 변호사가 양형위원

홍준표 기자 입력 2026.10.06 06:30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의 첫 양형기준을 만드는 이동원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이 대법관 시절 이른바 ‘김용균 사건’에서 원청 대표의 무죄를 확정한 재판부의 주심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서부발전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계기가 됐다. 당시 사건에서 원청에 ‘면죄부’를 줬던 대법관이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을 마련하는 셈이다. 이동원 위원장이 취임한 뒤 위원회는 지난해 6월 중대재해처벌법을 과업에서 뺐다가 올해 1월 다시 넣었다.

중대재해 기업을 변호해 온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 소속 김재춘 변호사가 양형위원을 맡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화우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다수의 건설회사를 대리해 부동산·건설 소송을 주로 맡고 있다. 김 변호사가 대리한 기업 중에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설사(이수건설)가 포함됐다. ‘이해충돌’ 논란이 예상된다. 대법원은 이를 검토하는 규정은 따로 없다고 답변했다.

이동원 위원장 ‘보수적’ 산재 판결

6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동원 위원장은 2023년 12월 김용균 사건 상고심의 주심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로 기소된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대표와 법인에 무죄를 확정했다. 김 전 사장이 컨베이어벨트의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하청 사이에 ‘실질적 고용관계’도 없다고 봤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대법원 법정에서 “당신들 아들이 죽으면 법정에서 그렇게 결론 내릴 것이냐. 이런 식으로 재판할 것 같으면 당장 옷을 벗으라”고 울부짖었다.

이동원 위원장은 대법관 시절 산재 사건에 보수적인 경향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2024년 4월 일용직 노동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에서 20일로 낮췄다. 이 판결로 사고를 당한 일용직의 실질임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같은해 5월에는 경남 함안군 건축현장에서 추락사한 목수에 대해 “노동자가 아닌 수급인”이라며 시공자의 안전조치의무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확정했다.

이동원 위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위촉했다. 2024년 8월 대법관에서 퇴임한 지 9개월 만이다. 양형위원장과 위원 12명은 모두 대법원장이 임명하거나 위촉한다. 이 위원장은 위촉 당시 인사말에서 “양형위는 어느 법원에서 어느 법관으로부터 재판을 받더라도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객관적인 양형의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 판결 2건’ 화우 소속 변호사, 양형위원

중대재해 사건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양형위원을 맡고 있는 점도 이해충돌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양형위원 12명 중 법률가는 11명(법관 4명, 법학 교수 3명, 검사 2명, 변호사 2명)이다. 법률가가 아닌 위원은 방송사 임원 1명뿐이다.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추천 몫인 김재춘 위원(대한변협 부협회장)은 법무법인 화우의 구성원 변호사다. 본지가 확보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1심 판결문 167건을 보면 화우는 2건(두성산업·조일알미늄)에서 원청 경영책임자를 변호했다. 특히 ‘중대재해 1호 기소’ 기업인 두성산업을 변호하며 2022년 10월 첫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2022년 2월 노동자 16명이 집단 급성간중독에 걸린 혐의로 기소된 두성산업의 대표는 2024년 10월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조일알미늄의 대표는 노동자 1명이 기계 내부 이물질을 닦다가 왼팔이 말려 들어가 절단돼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사와 업체 대표 모두 항소했고, 화우는 2심도 변호하고 있다.

‘사망사고’ 건설사 대리한 양형위원, 이해충돌 우려

화우 소속 변호사인 김재춘 위원도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 사건의 법적 분쟁을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법인 화우 홈페이지에 나오는 김 위원의 주요업무사례에 따르면 김 위원은 ‘이수건설 브라운스톤의 공사금지가처분 사건’을 수행했다. 이수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사망사고가 두 차례 발생한 기업이다. 고용노동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손솔 진보당 의원에 제출한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2022년 1월27일~2026년 6월30일)’를 보면 이수건설 공사장에서 2023년 5월과 같은해 8월 노동자 1명이 각각 추락해 숨졌다.

이동원 위원장도 법무법인의 고문변호사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올해 8월 형사 고소·변호를 업무 분야로 내건 법무법인 서온에 고문변호사로 합류했다. 서온은 홈페이지에서 이 위원장에 대해 “풍부한 재판 경험과 법률적 통찰을 바탕으로 주요 송무사건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양형위원회 홈페이지의 위원장 약력에는 서온 합류는 적혀있지 않다.

대법원 “이해충돌 검토 규정 없다”

문제는 양형위원회 내부에 이해관계를 거를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법원조직법과 양형위원회규칙에도 양형위원의 제척·회피 조항은 없다. 하지만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 자신이 고문·자문을 제공하는 법인 또는 단체에 속해 있으면 ‘사적이해관계자’로 규정하고 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의 시행에 관한 대법원규칙’도 법원행정처장이 기관의 공정한 직무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해 예규 등으로 정하는 자를 사적이해관계자로 분류하고 있다.

대법원은 “양형위원의 이해관계 충돌을 검토하는 규정이 따로 없다”고 답변했다. 대법원은 손솔 의원에게 “양형기준 설정·수정 작업은 특정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양형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태양 및 보호법익의 유사성 등을 기초로 복수의 법률을 포괄하는 범죄군에 대한 양형기준을 정립하는 절차에 해당한다”며 “특정 회의에서 양형위원을 제척하고 있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12명의 양형위원 구성에 관해 “위원 구성은 각계의 전문적 시각을 균형 있게 반영해 양형기준 설정 및 수정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숙 이사장은 양형위원 구성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김 이사장은 “이동원 위원장은 아들 사건에서 원청에 최종 무죄 판결을 내렸던 ‘극기업’편 대법관이었다. 그런데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을 만드는 위원장을 맡고 있어 공정해야 할 법 집행에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며 “양형위원 12명의 면면을 봐도 산재사망을 막을 신뢰조차 생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기자 forthelabor@labortoday.co.kr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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