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고용유지지원금 바닥, 일반 업종 대규모 실업사태 오나 시외버스·지상조업 협력업체 정리해고 수순 밟기
여행·항공업을 포함한 8개 특별고용지원업종은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이 240일로 연장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9월15일 지원금 종료를 앞두고 있는 나머지 일반 업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시외버스 회사들이 정리해고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20일 자동차노련에 따르면 충남지역에서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300여대를 운영하는 K고속이 정리해고를 시행하겠다고 공고했다. 회사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60% 이상 감소하고 정부 고용유지지원금도 9월15일 중단될 예정으로 현 상황에 대안 없이 운영된다면 근로자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심각한 경영상 위기에 직면했다”며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10월16일부로 근로기준법 24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실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노조에 근기법에 따라 정리해고에 따른 세부 절차를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K고속뿐만이 아니다. 연맹에 따르면 시외버스의 경우 경북지역은 80% 가까이 운행률이 줄었고, 다른 지역도 60~70% 단축 운행에 돌입한 상황이다. 고속버스 역시 운행률이 급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시민들의 이동 제한으로 버스 이용률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항버스와 전세버스는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돼 앞으로 두 달 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반면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는 일반 업종이어서 당장 다음달이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K고속이 정리해고를 예고한 배경이다. K고속은 운전기사의 50%가 유급휴직 중이다. 회사측은 고용유지지원금 없이는 휴업수당을 주기 어렵다며 정리해고를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의 ‘무급휴직자 신속 지원프로그램’으로 월 50만원의 무급휴직 지원금을 받으며 버텼던 항공 지상조업사 협력업체들도 잇따라 정리해고를 예고하고 있다. 인력파견업체에 소속돼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객실 청소, 항공기 주유 업무 노동자들을 위해 정부가 연속 30일 이상 무급휴직할 경우 최대 3개월간 월 50만원씩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이 역시 수급기간 연장 없이 종료된다.
객실청소 노동자 A씨는 “사실 한 달 50만원의 지원금으로는 버틸 수 없어 권고사직 형태로 퇴직해 실업급여를 받는 동료들이 상당수”라며 “이들 역시 다음달이면 실업급여 수급기간이 끝나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특별고용지원업종뿐만 아니라 일반 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는 연장해야 한다”며 “적기에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규모 해고에 직면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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