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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7-29 10:43
[단독-검사와 노동감독관] 노동청장까지 “동국제강 대표 입건” 요구했다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  
하청노동자 사망건 수사지휘 검찰 “대표 책임 납득 어렵다” 반복 반려

홍준표 기자 입력 2026.07.29 06:30

2022년 작업 도중 목숨을 잃은 동국제강 하청노동자 고 이동우씨 사망사고를 수사한 고용노동부 지방고용노동청장이 직접 원청인 동국제강의 장세욱·김연극 당시 공동대표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로 입건하려 했지만, 검찰 반대로 무산됐다는 수사관계자의 진술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대기업 오너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에 검찰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강수사만 세 차례, 전화·대면 협의도 수차례

28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이 서면으로 내린 보강수사 지시는 2~3차례였지만, 실제로는 전화와 대면 협의 과정에서 장세욱 대표를 경영책임자로 보는 것에 반복적으로 문제제기한 정황이 드러났다. 동국제강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2022년 1월27일) 초기 발생한 사고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됐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크레인 정비업무를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고 이동우(사망당시 38세)씨는 2022년 3월21일 크레인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숨졌다. 조사 결과 설비를 완전히 정지시키는 조치(Lock-Out/Tag-Out)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위험구역 통제와 작업절차 관리 역시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검찰은 경영책임자를 제외한 원·하청 관계자들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법원은 관계자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경영책임자 특정과 관련해 10개월 가까이 정식 입건조차 되지 못한 채 머물렀다가 사고 발생 11개월 만에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김연극 전 대표만 검찰로 송치됐다. 세 차례 보완수사 요구 끝에 장세욱 대표는 송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족이 장 대표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사고 발생 2년이 흐른 2024년 1월 두 대표 모두를 불기소했다. 담당 검사는 불기소 처분 이틀 후 다른 검찰청으로 전보됐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노동부 관계자는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사 당시 기본적인 자료를 모두 포함해 장 대표를 경영책임자로 판단한 의견을 올렸지만 검찰은 ‘장 대표를 굳이 경영책임자로 봐 처벌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계속 질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검사가 직접적으로 ‘장 대표는 경영책임자가 아니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면담 과정에서 ‘오너 일가를 경영책임자로 보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반복됐다”며 “서면 지휘도 대체로 그런 뉘앙스를 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공식적인 보강수사 지시는 세 차례였지만, 담당 검사와 노동부 수사팀 사이에 수차례 전화 통화와 대면 협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노동청 “인사·자금은 장세욱 대표 책임” 경영책임자 지목

노동청 수사팀은 당시 김연극 대표와 장세욱 대표를 모두 경영책임자로 입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는 공장의 안전관리 계획과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했고, 장 대표는 회사의 인사와 자금에 관한 사항을 총괄했다는 것이 노동부 판단의 근거였다.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와 관리감독자가 필요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데에는 적정 인력을 배치하고 보강할 권한을 가진 장 대표의 책임도 작용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사정만으로 장 대표를 경영책임자로 볼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검찰의 당시 입장에 대해 “필요한 인원을 공장별로 몇 명 배치할지는 김 대표가 판단해 보고하고, 장 대표는 최종적으로 가부만 결정하는 사람 아니냐는 취지였다”며 “장 대표는 사실상 인사발령문을 내는 사람일 뿐, 현장별 인력 규모를 직접 결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 않으냐는 논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검사와 감독관은 ‘갑을관계’ 반대 쉽지 않아”

이런 상황에서 당시 지방노동청장이 직접 “노동부가 범죄를 인지해 피의자로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당시 청장이 장 대표에 대해 범죄를 인지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검찰청에서 반대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입건 여부에 대해 반드시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검사가 이후 모든 수사과정을 지휘하는 구조에서 노동부가 반대 의견을 밀어붙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는 노동감독관은 특별사법경찰관이다. 형식적으로는 독자적인 수사 권한을 갖지만, 범죄를 수사하거나 그 수사를 보조하는 경우에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이 관계자는 검찰과 노동부 감독관의 관계를 사실상의 ‘갑을관계’로 표현했다. 그는 “검사의 의견을 거슬러 임의로 입건했다가 다른 사건에서 불필요한 보강수사 지시가 내려오거나 송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해도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연시키거나, 구속영장 청구가 필요할 때 검찰이 청구하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감독관으로서는 검사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때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나 보복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노동부는 원칙적으로 대표이사를 경영책임자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도 있다. 한 노동부 간부는 구체적인 수사 경위는 알지 못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대표이사가 아닌 최고안전책임자(CSO)를 경영책임자로 특정하려면 대표이사를 대신해 실질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사정이 없다면 법상 경영책임자는 상법상 대표이사를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노동부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노동부가 최고경영책임자가 아닌 CSO를 경영책임자로 송치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수사팀도 몰랐던 불기소, 유족 “검찰 의지 없었다”

노동부 수사팀은 검찰이 어떤 이유로 경영책임자들을 불기소했는지 구체적인 내용도 공유받지 못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를 노동부도 보지 못했다”며 “검찰이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수사를 담당한 감독관도 구체적인 불기소 이유를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 간 협업을 전제로 여러 차례 보완수사와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면서도 정작 최종 처분의 이유는 최초 수사기관인 노동부에 알리지 않은 셈이다.

유족도 당시 검찰 수사 과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동우씨의 아내 권금희씨는 “담당 검사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건을 제대로 보려는 의지가 없었다”며 “처음부터 수사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면 이를 인정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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