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6-28 16:31
|
[단독] 교섭의제 ‘맘대로’ 뺀 산업단지공단
|
|
|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2
|
결정문에 없다며 ‘보수·복리후생은 제외’ … 중노위 “사용자성 불인정 의미 아냐”
노동위원회 결정에 의해 하청 노조와 교섭하게 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교섭의제를 자의적으로 축소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결정문에 열거된 교섭의제를 따른 것이라며 노동위 핑계를 댔는데, 정작 노동위는 공단의 주장을 부정했다. 노동위는 결정이 지연되지 않게 특정 교섭의제에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원청교섭을 하라고 판단하는데, 사용자들이 마치 특정 의제만 교섭할 수 있는 것처럼 해석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판정서가 이런 양식이어서 앞으로 원청교섭 과정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판단 안 했으니 교섭 제외?
노동위 결정 취지 어긋나
24일 <매일노동뉴스>에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단지공단은 지난 23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에 제출한 키콕스파트너스 노조 관련 검토 자료에서 ‘모범사용자로서 성실한 (원·하청) 교섭 추진’ ‘노동안전·작업환경·근로시간에 대한 노동위 원청 사용자성 인정’이라고 기재했다. 그러면서 ‘보수·복리후생 등은 (교섭의제에서) 제외’라고 덧붙였다. 키콕스파트너스는 경비·미화업무를 하는 공단 자회사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4월6일 공공연대노조가 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을 받아들였다. 노조에는 공단 자회사 노동자들이 소속돼 있다. 당시 경북지노위는 “적어도 노동안전·작업환경·근로시간에 관한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다”며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이어 “일부 의제에 대해서만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되더라도 교섭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나머지 의제에 대해 원청 사용자성이 부정됐다는 뜻이 아니다. 노동위의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 사건은 의제별로 원청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라 원청이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를 가리는 절차다. 노동위는 하청 노조가 제안한 교섭의제 중 하나만이라도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면 교섭요구 사실공고를 명할 수 있어 대부분 나머지 의제는 판단 자체를 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교섭의제는 교섭 과정에서 노조 요구안에 사용자가 입장을 밝히며 조율한다.
일부 노동위는 원청 사용자성이 특정 의제에만 국한한다는 오해를 막기 위해 결정문에 ‘적어도’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제주지방노동위원회와 서울지방노동위원회도 각각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관련 사건에서 ‘적어도 특정 교섭의제에 대해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밝히며 사용자성이 해당 의제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단 잘못된 해석에 노동위도 부인
공단은 노동안전·작업환경·근로시간이라는 세 의제에 대해서만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됐다고 해석했다. 공단 경영실 관계자는 본지에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의제는 교섭할 수 없다”며 “경북지노위가 보수·복리후생 의제도 함께 검토했지만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된 세 의제에 대해서만 교섭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단에 교섭을 요구한 공공연대노조와 전국공공전문노조는 조합원수가 같아 공동교섭대표단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사용자가 교섭 전에 의제를 한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북지노위 관계자는 “의제는 교섭 과정에서 새로 논의할 사안이지 미리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적어도 세 가지에 대해 교섭의제로 인정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중노위 관계자는 “일부 의제에 대해서만 원청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것은 신속하게 결론을 내려 교섭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나머지 의제는 더 이상 살펴보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고 밝혔다.
교섭을 지연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왕영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우린)는 “사용자쪽이 잘못된 해석을 근거로 교섭을 지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제별로 원청 사용자성을 따지면 노조 요구안이 바뀔 때마다 노동위 판단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떤 의제를 교섭할지는 교섭 테이블에서 정하면 되는데, 이런 식이라면 교섭 자체를 시작하기도 어렵다”며 “공공기관이라면 감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이수연 기자 입력 2026.06.25 06: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