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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8-10 07:41
[단독] “초과근로만큼 쌀 주겠다” ‘농촌일손센터’식 계산법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  

임금체불·폭행·폭언 호소한 계절근로자들에 센터 “열심히 일하라”는 답변만

강한님 기자 입력 2026.08.10 06:30

지난 4월 한국에 온 40대 베트남 노동자 ㄱ씨가 만난 첫 농장주는 ‘거의 입만 열면 욕인 사람’이었다. 전북 진안군에서 고추·수박 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였다.

농장주는 별다른 이유 없이 노동자를 폭행했다. 지난 5월16일 저녁 8시 농장주는 기숙사에 들이닥쳐 ㄱ씨의 동료에게 욕하며 때렸다. 인사를 안 한다는 이유였다. 피해자들이 연락할 곳은 기숙사 인근에 위치한 ‘농촌일손지원센터’였지만, 신고를 받고 기숙사에 온 센터장은 되레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삭제하라고 했다.

‘인사 안 한다’며 기숙사 들이닥친 농장주
폭언·폭행에도 조사 없었던 농촌일손지원센터

9일 <매일노동뉴스>가 확보한 ㄱ씨의 진술서 등에는 농촌일손지원센터가 폭언·폭행과 임금체불, 장시간 노동 문제를 호소하는 계절노동자를 구제하려는 적절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두고 있는 농촌일손지원센터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위탁받아 운영한다. 센터는 계절노동자의 농장 배치 등을 맡는다. 진안군의 경우 진안군 농민회가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폭언과 폭력은 상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ㄱ씨는 진술서에서 “농장주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일하는 동안 농장주의 폭언을 매일 들어야 했으며 폭행도 자주 목격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16일 ㄱ씨의 동료가 촬영한 동영상에 따르면 농장주는 기숙사에 찾아와 한 노동자를 향해 “너 나한테 손해배상 청구할 거냐? 너 내가 베트남 못 가게 할 수도 있어”라고 하며 폭언을 시작했다. 휴대폰 앱이 발언을 미처 통역하기도 전에 농장주는 이어 “야 XX 자식아, 너 때문에 내가 일을 못 하고 있어. X 같은 놈아. 확 XX 죽여버릴라”라며 욕설을 쏟아냈다. 노동자를 의자로 위협하다가 “그냥 한 주먹거리밖에 안 돼”라고 말하면서 어깨를 밀치기도 했다. ㄱ씨는 “농장주는 (평소에도) 욕을 하고 주먹으로 어깨를 치기도 하고, 앉아서 일하고 있는 (동료를) 뒤에서 발로 차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농장주의 폭행 동영상을 지우라고 종용한 농촌일손지원센터장은 사실관계 조사대신 ‘다른 농장을 소개해 주겠다’는 말만 했다. ㄱ씨를 포함한 동료 3명은 다른 농장으로 배치됐다. 폭행을 당한 동료는 베트남으로 떠났다. 본지는 센터에 계절노동자 폭언·폭행을 묵인한 이유 등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센터장이 자리에 없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따로 연락처를 남겼으나 회신은 끝내 오지 않았다.

장시간 노동 호소에도 ‘열심히 하라’
“촘촘하게 점검 않으면 드러나지 않을 것”

ㄱ씨는 노동시간도 이상했다고 했다. 농장에는 ㄱ씨를 포함해 여성 2명, 남성 3명이 일했다. 모두 베트남에서 온 계절노동자다. 아침 6시20분에 작업에 들어가 저녁 6시30분까지 일했다. 점심시간은 50분을 주고, 휴식시간은 없었다. ㄱ씨는 “물도 딱 한 번 마셨다”며 “근로계약서는 오전 7시 시작, 오후 5시 종료로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센터 통역사에게 연락했는데 ‘열심히 일하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ㄱ씨는 “센터장과 통역사가 현장으로 나왔을 때 매일같이 초과근로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센터는 ‘초과한 만큼 쌀을 줄 테니까 열심히 하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와 전북이주인권노동네트워크 등은 지난달 29일 농장주의 폭언·폭행과 임금체불을 처벌해 달라며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다. 노동자들을 대리하는 문세아 공인노무사(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농장주가 근로기준법 8조(폭행의 금지)와 36조·43조(금품 청산과 임금 지급), 76조의2(직장내 괴롭힘의 금지)을 위반했다고 봤다. 진정서와 고발장에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농업노동 정책을 위해서라도 이주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권과 노동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ㄱ씨는 결국 베트남으로 떠났다. 노동자들과 근로계약 관계가 아닌 농촌일손지원센터는 진정과 고발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유기만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정책국장은 “진안군 계절노동자가 2022년 150명이었는데 4년 만에 1천명이 됐다”며 “계절노동자는 폭증하는데 관리할 행정능력이나 전반적인 준비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농가뿐 아니라 행정도 (중앙정부가) 촘촘하게 점검하지 않으면 괴롭힘이 잘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등은 농촌일손지원센터에 대한 감사 청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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