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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8-10 07:43
[단독-노란봉투법 첫 시험대 ①] 소송전 한화오션의 ‘교섭 지연 전략’ 노림수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  
집행정지 여부 따라 원청교섭 무력화 우려 … ‘원청·하청노동자 손해 정도’ 핵심 쟁점

홍준표 기자 입력 2026.08.10 06:30

“원고는 금속노조 웰리브지회 소속 조합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웰리브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원고에게는 웰리브지회를 포함해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공고할 의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한화오션이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노동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처음으로 법원에 제기한 이른바 ‘노란봉투법 1호 소송’의 소장 내용 중 일부다. 사내 급식·통근버스·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 ‘웰리브’ 노동자들에 대한 관리 권한이 없다는 것이 한화오션의 핵심 주장이다.

특히 한화오션이 중앙노동위원회 재심결정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사건’이 주목된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본안소송 결론이 날 때까지 웰리브지회가 한화오션을 상대로 밟아온 교섭절차가 사실상 멈추는 반면, 기각하면 한화오션은 사용자성을 다투는 본안소송과 별개로 원·하청 교섭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유사 사건마다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하청 노조가 노동위원회에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받고도 장기간 단체교섭을 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법원 결정이 노동위원회가 인정한 원청의 교섭의무를 본안판결 전까지 실제 작동시킬 것인지에 관한 첫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본안 판단 전에 교섭 강제시 되돌리기 어렵다”

9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오션은 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법원 판단을 받기도 전에 교섭을 강제할 경우 되돌리기 어려운 결과”를 발생한다는 점을 주된 논리로 내세웠다. 한화오션을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은 본안에서 원청 사용자성이 없다고 판단되더라도 그사이 단체교섭과 단체협약 체결, 쟁의행위 등으로 이미 형성된 노사관계와 경영상 손해를 원상회복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번 집행정지 사건은 △사용자성이 확정되기 전 교섭에 들어가야 하는 원청의 위험과 △본안판결까지 교섭하지 못하는 하청노동자의 노동3권 침해 위험 중 무엇을 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로 볼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퉈질 전망이다. 집행정지 요건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 △손해를 막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는지 △본안소송이 승소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은지를 놓고 재판부가 주요하게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쟁의행위 가정한 한화오션 “생산 차질 우려”

이 때문에 한화오션과 중노위·금속노조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공공복리’를 두고 맞서고 있다. 한화오션이 서면에 내세운 첫 번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는 ‘단체교섭 과정에서 형성되는 노사관계’다. 한화오션쪽은 서면에서 “본안소송이 계속되는 동안 교섭이 진행돼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이를 토대로 새로운 권리·의무가 발생한다”며 “(노조의) 일부 요구를 실제 이행할 경우 이후 법원이 사용자성을 부정하더라도 이전 상태로 완전히 되돌리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쪽은 쟁의행위에 따른 생산 차질도 손해로 제시했다. 파업 등으로 선박 건조·인도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지체배상과 거래처 신뢰 저하 등 사후 금전배상만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섭비용’과 ‘노사관리’ 부담 역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로 꼽았다. 한화오션쪽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의 업무와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데 두 지회를 대상으로 교섭절차가 진행되면 의제와 재원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교섭 시작도 안 해, 손해는 막연한 추측”

반면 중노위는 한화오션이 주장하는 단체협약 체결과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는 “가능성 내지 추측”이라고 맞선다. 중노위는 “노사 간 합의 결과인 단체협약 체결이나 교섭 과정에서 통상 발생하는 비용까지 회복하기 곤란한 손해로 본다면 노동위가 내리는 구제·시정명령 대부분에서 집행정지 사유가 인정되는 결과가 된다”고 반박했다.

또 한화오션이 주장하는 손해와 시정명령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중노위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은 금속노조가 교섭요구서에 기재한 웰리브지회가 확정공고에서 빠졌으니 이를 고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체협약 체결을 명하거나 쟁의행위를 발생시키는 처분이 아니라 교섭창구 단일화를 시작하기 위한 초기 절차라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한화오션이 단체교섭 절차를 개시하지도 않은 채 막연한 우려를 나열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를 대리하는 이진욱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교섭을 시작한다고 노조 요구가 그대로 단체협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사용자는 교섭과정에서 요구를 거부하거나 수정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사 간 합의가 있어야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만큼 교섭 개시 단계부터 협약 체결과 이에 따른 손해를 전제로 하는 것은 비약이라는 주장이다.

‘공공복리 저해’ 두고 정반대 시각

집행정지 요건 중 하나인 ‘공공복리’를 둘러싼 주장 또한 엇갈린다. 집행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면 법원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한화오션쪽은 “사용자 여부가 법원에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섭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고 주장한다. 특히 개정 노조법상 ‘계약 외 사용자성’을 판단한 법원 판례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위 결정만으로 노사관계를 먼저 형성하는 데 따른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중노위는 반대로 노동위 결정의 효력을 본안판결 때까지 멈추는 것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노동위원회법(27조)이 소송 제기로 처분 효력을 정지하지 않도록 정한 것은 신속한 노동권 구제를 위한 취지라는 것이다. 중노위는 “집행정지 인용 뒤 본안에서 노동위 결정이 적법하다고 결론 날 경우 노조가 상당한 기간 한화오션과 ‘단체교섭의 첫 단계조차’ 밟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노동위 결정이 현실화했나” 노조, 교섭 회피 의심

결국 법원이 집행정지 단계에서 판단할 핵심은 한화오션이 주장하는 단체협약·쟁의행위 등의 위험이 노동위 결정으로 직접 발생할 만큼 구체적으로 현실화했는지다. 노조쪽은 한화오션이 교섭을 피할 의도라고 본다. 이진욱 변호사는 “하청근로자들은 한화오션의 교섭 회피 일변도에 따라 사실상 개정 노조법 시행 전과 다르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며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입법자가 하청근로자들에게 보장하고자 했던 노동3권 행사는 다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 부장판사)는 한화오션이 지난달 20일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섭요구 확정공고 이의신청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결정과 관련한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하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 5일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고, 양측 추가 서면 제출 후 인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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