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8-0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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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남고 피해자는 떠난다” 공직사회도 직장내 괴롭힘 ‘빈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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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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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보건의료원 명예훼손 사건으로 본 괴롭힘 실태
우다영 기자 입력 2026.08.04 06:30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는 조직을 떠나고 가해자는 남는 현실은 공직사회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최근 한 지역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피해자는 상급자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보호 제도는 작동하지 않았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는…”
3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울릉도 유일한 공공의료기관인 울릉군보건의료원에서 동료 간호사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임기제 간호직 공무원에게 항소심 법원이 지난 6월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현재도 해당 의료원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확보한 1·2심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자는 2018년 울릉군보건의료원 기간제 간호사로 재입사한 지 한 달여 만에 자신을 둘러싼 허위 불-륜 소문을 알게 됐고 직속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되레 가해자는 피해자가 도움을 청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고성을 지르며 추궁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가해자는 전직 의사에게 피해자가 다른 의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법원은 비방 목적의 허위사실 적시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 사건을 명예훼손으로 판결하면서도 직장내 괴롭힘 사실을 인정했다. 1심 재판을 맡은 박진숙 판사는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는 맞아 죽을 수도 있다”며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직장 괴롭힘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의료원의 ‘터줏대감격’이고, 이 사건 명예훼손은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삶의 기반을 완전히 망가뜨린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우울증과 불안 증세, 자해와 자살 시도 등을 겪은 끝에 울릉도를 떠난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 반면 피고인은 현재까지 해당 의료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항소심은 유죄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특정인에게 이메일을 보낸 점 등을 고려해 벌금을 7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감경했다.
공직사회 피해자 보호 ‘허점’ 절차 마련해야
이 사건은 직장내 괴롭힘 금지 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2018년 발생했다. 이후 근로기준법에 따라 직장내 괴롭힘 조사와 피해자 보호조치가 의무화됐지만, 공공부문은 공무원과 공무직, 기간제 등 고용형태에 따라 적용 법령과 절차가 달라 대응 체계가 일원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피해자쪽은 “당시 조직의 대응을 신뢰할 수 없어 결국 퇴사했는데 지역사회 내 허위소문과 2차 가해가 번져 고향마저 떠나야 했다”고 호소했다. 울릉군청은 “2024년 재판으로 처음 피해 사실을 인지했다. 그전까지 의료원에서 감사 의뢰나 보고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의료원도 “최근 기사를 보고 사건을 알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괴롭힘 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당시에도 조직이 피해 호소를 접했다면 사실관계 확인과 조사, 피해자 보호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고 본다. 안전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구성원을 보호해야 하는 조직의 책무 자체가 직장내 괴롭힘 제도처럼 새롭게 생긴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홍기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법학)는 “공직사회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며 “민간은 피해자 보호 및 행위자 조치, 조사 절차가 비교적 제도화돼 있지만 공공부문은 이 체계가 미흡하고 고충처리 절차가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치 없이 피해자가 오히려 조직을 떠나는 결과가 반복된다면 구성원들은 더 이상 고충처리 제도를 믿지 않게 되고 조직에 대한 신뢰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조직적 차원에서 문제를 전방위적이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영 공인노무사(노동자권리연구소 연구위원)는 공공부문에서 고용형태에 따른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부문은 적용 법령과 절차가 나뉘어 있어 피해자(기간제)가 보호를 요구하거나 징계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간제 등 불안정한 고용형태에서는 신고 이후 계약 연장이나 재취업에 불이익을 우려해 문제제기를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직장내 괴롭힘 제도를 일부 보완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공공부문에서도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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