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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8-04 09:20
사용자 교섭해태 막으려던 법리, 하청노조 발목 잡아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  
결정문 수령일을 교섭요구 사실공고일로 봐 분리신청 '각하'

이수연 기자 입력 2026.08.03 06:30

사용자의 교섭 절차 지연을 막기 위한 법리가 오히려 하청노조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가로막는 근거가 됐다.

2일 <매일노동뉴스>가 확보한 결정문을 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부루벨코리아노조가 신세계면세점을 상대로 낸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는 신청이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고 사건을 종료하는 결정이다. 노조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 직후인 3월11일 신세계에 원청교섭을 요구했다. 노조는 백화점·면세점 입점업체 판매사원으로 구성됐다.

‘사용자 악용’ 막으려는 판결 인용했지만

서울지노위는 분리신청이 법에서 허용한 시기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사실공고 의무가 발생해 이날을 사실상 사실공고일로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사실공고 이후에는 분리신청을 할 수 없다.

경과는 이렇다. 기존 교섭단위의 다른 노조가 신세계를 상대로 낸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이 4월21일 먼저 인용됐다. 부루벨코리아노조가 제기한 시정신청도 같은달 29일 인용됐다. 다른 노조 사건의 결정문은 신세계에 5월26일 송달됐다.

부루벨코리아노조는 신세계가 곧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다음날인 27일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다. 신세계는 6월1일 사실공고 대신 ‘부루벨코리아노조의 분리신청으로 창구단일화 절차가 중단됐다’고 공고했다.

개정 노조법 시행령 14조의11에 따르면 교섭단위 분리신청은 창구단일화 절차 전후에 가능한데, 사실공고 전이나 교섭대표노조가 결정된 후다. 노조는 실제 사용자의 사실공고 전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으므로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지노위는 ‘사실공고 전’의 기준을 실제 공고일이 아니라 사용자가 법에 따라 공고해야 했을 때, 또는 결정문을 받은 때로 봤다. 사용자가 시정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7일간 사실공고를 해야 하는 만큼 결정문 수령일이 분리신청 가능 시기를 가른다는 것이다.

서울지노위는 2014년 서울고법 판결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재판부는 교섭요구 노조 확정공고일을 실제 공고일이 아니라 법에 따라 절차가 진행됐다면 공고됐어야 할 날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용자가 공고를 지연해 과반수노조가 바뀌는 등 단체교섭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다.

서울지노위도 “사실공고 의무를 부과한 노동위 결정의 실효성을 확보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 (사용자가) 공고 의무를 따르지 않고 분리신청을 반복해 창구단일화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고 단체교섭권이 침해받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청 사용자의 의도적인 교섭 지연을 막으려는 취지가 이번에는 실제 분리를 원한 노조의 신청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작동한 셈이다.

이번 사건을 대리한 김승현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시선)는 “이렇게 해석하면 실제 사실공고 없이도 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며 “원청 사용자가 교섭에 불응할 때 하청 노조는 사실공고 시정신청과 교섭단위 분리신청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서울지노위는 분리신청 취하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 적법했어도 분리 불필요”

서울지노위는 설령 신청 시기가 적법하더라도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개정 노조법 시행령은 교섭단위 분리 결정에서 고용형태나 교섭관행보다 노조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유사성, 이익대표의 적절성, 노조 간 갈등과 노사관계 왜곡 가능성을 우선 고려하도록 한다.

서울지노위는 원청교섭을 요구한 두 노조 조합원이 같은 면세점 입점업체 판매사원이라는 점에서 노동조건과 교섭의제가 유사하다고 봤다. 아울러 두 노조 사이에 과거 갈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익대표가 부적절하거나 노조 간 갈등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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