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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3-17 08:09
[2025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국적 혐오, 위험의 이주화’ 맞서 광장 나온 이주민들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01  
200여개 이주·인권단체 기념대회 … 이주민 처한 차별과 혐오 증언

“이주노동자 임금 ‘삥’뜯으면 ‘홍(혼)’나는 ‘차’”

“혐중반중 이제그만해‘보이차’”

16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더듬더듬 현수막 위 글자를 따라 읽었다. 임금체불·국적혐오 등 이주민이 겪는 차별과 혐오 읽기에 성공하면 주어지는 따뜻한 차 한 잔. 경칩이 지나고도 6도 남짓 기온을 기록한 이날, 쌀쌀한 시국과 날씨를 위로하는 차 한 잔에 서울역을 지나던 시민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민주노총·이주노조 등 200여개 이주인권단체가 연 ‘2025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기념대회’를 앞두고 행사장 주변에서는 ‘연대의 음료’를 나누는 사전 행사가 열렸다. 기념대회에 참여한 100여명의 지구촌 주민은 이주민이 겪는 다양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실제하는 이주민의 삶 비하해”

매년 3월21일은 UN(유엔)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다. 1960년 3월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분리정책에 반대하며 차별 철폐 시위를 하다 경찰의 총에 숨진 69명을 기리는 날이다. 65년 전 지구 반대편에서 “인종차별 철폐”를 외치던 그들의 메시지는 2025년 한국에서도 유효하다.

인종차별 철폐의 날 기념대회 본 행사에 앞서 마련된 지구인 발언대에서는 자유발언을 자원한 베트남·한국 다문화가정의 이주배경청년 김선영(가명)씨가 동남아 차별 문제를 호소했다. 김씨는 “20년 전 베트남에서 한국에 와 저를 키워 주신 어머니는 제겐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어머니이지만 일부 사람들은 ‘너희 나라로 가라’거나 ‘똥남아’ 같은 차별 발언을 한다”며 “실제 존재하는 사람의 삶을 멋대로 비하하고 재단하는 차별에 상처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아빠의 나라이자 나의 고향인 이 나라에서 인종차별이 사라질 때까지 목소리를 내고 싶다”며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여성에 최저임금 줘야”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엠마누엘 사누씨가 꾸린 무용단 쿨레칸(Koule Kan)의 무용수 4명이 서아프리카 전통 춤 만딩고를 선보이며 “우리 똑같아요”라는 메시지를 소리높여 외쳤다. 쿨레칸의 공연으로 막을 연 대회에서 12명의 이주민·이주인권활동가는 이주민이 겪는 차별 현실을 증언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강제노동과 사업주의 폭행·폭언·협박을 견디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이 자살까지 하고 있다”며 “이주노동자는 위험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산재사망이 내국인의 3배, 임금체불은 2배나 된다. 돈 벌러 왔다가 돈을 떼이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다야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도 같은 사람, 같은 노동자로서 임금·근로조건·안전·숙소·건강·사회보장을 동등하게 대해 줘야 한다”며 “권리 기반의 이민정책을 만들어 이주노동자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고 장기체류와 영주 기회를 주는 정책을 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이주여성을 차별하고 있다는 고발의 목소리도 나왔다. 캄보디아 출신의 아위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활동가는 “정부가 결혼이주민 가족에게 최저임금도 주지 않고 가사·돌봄노동을 허용하려 한다”며 “정부가 앞장서 이주 여성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다면 민간과 사회 모두가 이주여성에게 최저임금을 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이주여성 차별 정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태완씨 어머니 “이주아동 권리 보장해야”

지난해 11월 산재로 숨진 몽골 출신 이주청년 고 강태완씨의 어머니 엥크자르갈씨도 발언에 나섰다. 1998년 다섯 살의 나이로 어머니를 따라 몽골에서 우리나라로 온 강씨는 26년간 미등록이주민으로 지내다 5년짜리 거주비자를 받기 위해 들어간 회사에서 입사 8개월 만에 산재로 숨졌다. 엥크자르갈씨는 “선진국이라던 한국에 왔지만 30년 동안 태완이도, 저도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며 “한국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젊은이들이 그들답게 살 수 있도록 한국 정부는 이주아동의 체류권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외쳤다.

발언자들은 이주노동·이주여성·농업·선원노동·중국혐오·이주배경청년·미등록이주민·난민·가사돌봄노동·구금·미등록 단속 등의 주제로 이주민이 처한 폭력과 차별을 증언한 뒤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인종차별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심화하고 한국 사회도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 참담한 현실이지만 우리는 무력감에 굴복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광장에 나왔다”며 “한국 정부는 이주민의 인격을 존중하고 노동과 건강, 사회보장 모든 면에서 이주민을 차별 없이 대우하라. 정부는 극우세력의 혐오와 차별 선동을 강력히 처벌하고 정치권은 이들과 동조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서울역 앞 대회가 끝난 뒤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 해고자 고공농성장을 향해 행진했다. 이후 김용원·이충상 상임위원의 극우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을 이어 가 행사를 마무리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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