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8-2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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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특구, 위기와 기회 ①] 기간제 사용기간 논란 20년 “사용사유 제한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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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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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도 시행 뒤 툭하면 ‘4년 연장’ … “공정수당도 효과 없어, 제도 바꿔야”
김학태 기자 입력 2026.08.27 06:30
산업통상부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메가특구 특별법안이 충격을 주고 있다.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파견 대상 업무 확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과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같은 내용이다. 정부는 노동계 의견을 듣겠다고 하지만, 노동시장에 던질 파장이 만만치 않다. 때만 되면 정권을 가리지 않고 터지는 논란이다. 이번 기회에 비정규직 증가를 막고,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메가특구법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과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지방의 한 대학 어학교육원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ㅇ(37)씨는 3년 동안 일하면서 직장을 옮길 때 퇴직금을 받아 본 적이 없다. 현재 일하는 곳에서는 3개월마다 계약하는데, 항상 1년 365일에서 2~3주 정도 부족하게 일을 한다. 한국어 강사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기 위해 대학쪽이 사용하는 계약 방식이다. 이렇게 일해서 ㅇ씨가 받는 급여는 한 달에 160만원을 조금 넘는다.
단기간 계약만 맺고 일하면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위해 정부가 최대 2년인 기간제의 법적 계약기간을 4년으로 늘린다는 얘기가 있지만, ㅇ씨는 별다른 기대가 없다. 그는 “지금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으려고 3개월마다 쪼개기 계약을 하는데, 4년으로 늘린다고 해서 내 처지가 바뀔 건 없을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 특별법안에 기간제 사용기간을 현행 최대 2년에 더해 2년을 추가하는 내용을 포함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현행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에 따르면 기간제를 2년 이상 사용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데 정규직 전환을 꺼리는 기업들이 3개월, 5개월 같은 초단기계약직을 주로 사용하거나 1년11개월 또는 2년에서 하루가 빠지는 ‘1년+364일’ 계약을 하는 사례까지 있다. 이 때문에 기간제 남용 방지와 고용안정을 위한 기간제법 조항이 정규직 전환은 고사하고 2년 이상 고용을 막는 장치로만 작용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상황이 이렇자 이재명 대통령은 기간제법 해당 조항의 부작용에 대한 발언을 여러 차례 했고, 고용노동부는 연구용역으로 ‘기간제 활용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실태조사를 통해 기간제법 개정 여부를 판단하고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메가특구법에 기간제 사용기간을 늘리는 내용이 들어가게 되면, 이는 메가특구만이 아니라 전국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재계는 메가특구 기업에 주어지는 규제완화 혜택 전면화를 요구하고 있고, 노동계는 메가특구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0만 해고 대란설→박근혜 정부 노동시장 개혁→메가특구
18년간 기간제법 후퇴 시도 ‘되풀이’
핵심은 기간제 사용기간을 현행 2년을 유지할 것이냐, 4년으로 늘릴 것이냐다. 사실 새롭지 않다. 이런 논쟁은 18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현행 기간제법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2월 제정돼 2007년 7월부터 시행됐다. 그런데 2008년 정권을 잡은 이명박 정부는 기간제법 시행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칼을 대려 했다. 이른바 ‘100만 해고 대란설’이다.
2008년 10월 이영희 당시 노동부 장관은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기간제법 시행 2년이 되는) 2009년 7월이면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냐 아니면 해고되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대충 잡아도 100만명이 넘는 근로자가 내년부터 불안한 상태에 들어간다”며 “비정규직 허용기간 2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뒤 100만 해고 대란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이듬해 정부와 한나라당은 실제 기간제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기간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야당과 노동계 반대로 벽에 부딪히자, 한나라당은 “기간제법 시행을 4년 유예하자”는 주장까지 했다. 100만 해고 대란이 근거가 있는 것인지, 부풀려진 것인지 국회 등에서 논쟁이 격화했는데 결론은 후자였다.
노동부는 2009년 9월 5명 이상 기업 1만4천33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업체 기간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해 7월에 2년 계약기간이 끝난 1만9천760명 가운데 계약해지된 비정규직은 7천320명으로 37%에 그쳤다. 2009년 7월 71만4천명, 이후 1년간 37만명이 계약해지돼 총 108만4천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노동부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정규직 전환자 36.8%, 계약해지나 정규직 전환 결정 없이 고용을 유지한 노동자 26.1%를 합쳐 62.9%는 계속 일하고 있었다.
그러자 노동부는 “근로감독관들이 전화조사를 한 것이어서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핑계를 댔다. 이듬해 7월 노동부는 2010년 4월 기준 조사를 발표했는데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간제법을 적용받으면서 2년 이상 일해 계약이 만료된 기간제 노동자 8천847명 중 실제 계약이 종료된 노동자는 16.2%인 1천433명에 그쳤다. 반면에 16.9%인 1천494명은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66.9%인 5천918명은 계약기간이 지났는데도 고용을 유지하고 있었다. 결국 정부와 여당의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추진은 실패했다.
같은 논란은 5년 뒤 재발했다. 박근혜 정부가 2014년 12월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에는 기간제와 파견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해 35세 이상 노동자가 원할 경우 계약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35세 이상 노동자에게 사용기간을 연장해야 하는지 이유를 뚜렷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논의를 거쳐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노사정은 이듬해 9월15일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합의문을 도출했다. 기간제와 파견노동자 고용안정과 규제 합리화를 추진하되, 기간제 사용기간과 갱신횟수 등을 추가로 논의해 법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노사정 합의가 나온 다음날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업종 확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기간제법 개정안은 2014년 비정규직 종합대책과 같은 내용이었다. 정부와 여당의 일방통행에 반발한 한국노총은 2016년 1월 노사정 합의 파기와 노사정위 철수를 선언했고, 이듬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기간제법 추진은 중단됐다.
박근혜 정부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을 처음 추진한 지 12년 만에 나온 것이 메가특구법안의 기간제 2+2년 방안이다. 2008년 10월부터 2026년 8월까지 기간제 사용기간을 2년으로 할지, 4년으로 할지를 두고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고용연장이라는 같은 목적으로 세 번째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정규직 되기 힘든데, 4년 만이라도 일하자?
“누가 4년 고용하나, 정규직 대체 부작용만”
기간제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자는 논리는 간단하다. 어차피 정규직이 되기 힘드니 고용기간만이라도 늘리자는 것이다. 실제 정규직 전환율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노동부는 2010년 4월부터 2013년까지는 매월, 2014~2016년은 분기별로, 2017년부터는 반기별로 기간제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등의 실태를 조사해 공개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에 계약기간이 끝난 기간제 노동자 중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이들은 8.9%에 그쳤다. 계약해지나 정규직 전환도 하지 않은 채 계속고용되는 비율은 18.9%다. 72%의 노동자들은 계약만료와 동시에 일자리를 잃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년도 일하지 못하고 계약해지되는 것보다 4년까지는 일하고 싶은 노동자들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못한다.
산업부의 메가특구법안을 보면 기간제 사용기간을 늘리되 남용을 막기 위해 노사 당사자가 희망하는 경우에만 허용하고, 4년 뒤 정규직 전환 없이 계약을 해지하면 공정수당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공부문에 한정되지만, 노동부가 올해 4월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보면 공정수당 수준을 짐작할 수는 있다.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근로계약 기간에 따라 생활임금 평균이나 최저임금의 118%의 10~8.5%에 해당하는 수당을 정액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단기계약일 때 더 높은 보상률을 적용해 고용불안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장기 계약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방안을 적용하면 적게는 38만2천원을, 많게는 248만8천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공정수당 지급만으로 기간제 사용 남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메가특구법안대로 기간제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까지 허용하고, 4년 고용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을 때 공정수당을 주도록 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선택 폭이 넓어진다. 4년을 꽉 채워 고용하지만 않으면 전혀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3개월, 6개월 단기계약을 해도 되고, 3년11개월만 고용해도 된다.
오히려 정규직을 기간제로 바꿔 고용하는 사례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기간제 사용기간이 늘어나면서 사용자들은 사용기간 4년을 채우기 전에 언제든지 사람을 뽑아 쓸 수 있고, 바꿔 쓸 수 있다”며 “정규직 고용을 기간제로 대체하는 효과만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공정수당 지급은 기간제의 노동조건 일부를 개선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이득이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공정수당 수준도 사용자들이 부담을 갖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늘어나는 기간제, 벌어지는 격차
“기간제 사용 출입구 막고, 각종 제한조치 필요”
내년이면 기간제법을 시행한 지 20년이다. 법 시행 뒤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던 기간제 규모는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노동부의 사업체 조사를 보면 2020년 하반기 184만2천명이었던 기간제 노동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195만6천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전체 임금노동자 대비 기간제 비중은 12.6%에서 12.1%로 줄었다. 노동부의 사업체 조사는 5명 미만 기업·기관의 인사노무 대상자를 조사한 것으로,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활동인구 고용형태별 부가조사를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해 8월 기준 기간제 노동자는 534만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23.8%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20년 8월 393만명(19.2%)보다 141만명(4.6%) 늘어났다.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는 월 179만원으로 정규직 임금 대비 55% 수준이다. 2020년의 55.9%보다 벌어졌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의 노동N이슈 ‘기간제 543만 시대, 사용사유 제한이 필요하다’에서 기간제 사용 이유에 관해 “코로나 위기 이후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기업들의 정규직 채용 기피 현상과 함께 현행 법체계가 사업주의 편의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행 법은 기간제 사용사유를 도입하지 않은 채 무제한으로 허용하면서 사용기간만 2년으로 제한해 사업주들이 기간제를 남용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최근 메가특구 논란을 포함해 기간제 사용기간을 늘리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제는 기간제 사용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간제법 시행 20년을 맞아 어떤 형태로든 제도개선이 필요한데, 제도 도입시 실패했던 사용사유 제한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희 소장은 “현재 기간제법은 기간만 제한하고 있어 사람을 언제든지 바꿔 쓸 수 있는 구조”라며 “이제는 사용사유 제한같이 입구를 막거나, 아니면 출구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산이라든가 기간이 정해진 사업처럼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시지속업무에는 기간제 사용을 원천적으로 불허해야 한다는 얘기다. ‘입구’ 제한이 어렵다면 기간제를 사용한 뒤 상시지속 업무로 판단되면 해당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출구’ 제한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유선 이사장도 한국노총 이슈보고서에서 사용사유 제한과 함께 연속계약 합산기간과 갱신횟수 제한, 계약 종료 뒤 동일 업무 재고용 금지 등을 제시했다. 현 정부는 공공부문에 한해서만 상시지속 업무 정규직화를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기간제 사용기간을 늘리는 것은 상시지속 업무 정규직화의 민간확대를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 대선공약과 정부 국정과제에는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이 들어가 있지 않다.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사회적 대화를 포함해 적극적인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기간제 확산과 차별 심화를 막기 위한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는 메가특구법안과 관련해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보다 앞서 노동부는 메가특구와 무관하게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전문가들과 포럼을 만들어 기간제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기간제 활용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이달 말에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부는 포럼 논의 내용과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대화를 진행해 기간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는 “산업부가 메가특구를 계기로 대대적인 재계 소원수리 접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곧 사회적 대화 국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공간을 적극 활용해 사용사유 제한을 반드시 도입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간제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게 되더라도 사용사유 제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쪼개기 계약 금지 △기간제 계약시 무조건 1년 단위 계약 △4년을 고용한 노동자에게 정규직 전환 청구권 보장 △차별시정 제도 개선 같은 규제 조치도 시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자는 주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간제 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사회적 대화에 착수할 것”이라며 “다만 메가특구법안 논의와 연계할지는 지금으로서는 예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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