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16 08:32
[또 하늘로] 김형수 거통고지회장 한화 본사 앞 고공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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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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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시작한 교섭 1년 가까이 타결 못해 … 조선소 농성 138일 한화 농성 58일 ‘극한교섭’
한화오션 조선하청노동자가 하늘에 올라 상용직 고용 확대와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15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지회장 김형수)는 김형수 지회장이 이날 오전 4시께 서울 중구 한화본사 빌딩 앞 CCTV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회는 “해를 넘겨 계속된 2024년 단체교섭이 노조의 전향적 양보에도 원청 한화오션의 상여금 인상 거부로 끝내 결렬됐다”며 “지회는 한국 조선업 품질을 책임지며 직접생산 80% 이상을 담당하는 다단계하청 물량팀이나 저임금 이주노동자가 아니라 상용직 숙련공 고용을 핵심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여금 300% 요구 접고 “조금이라도 올리자” 호소
지회는 지난해 4월부터 한화오션 사내협력사 20곳과 교섭을 각각 시작했다. 집단교섭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개별교섭을 시작했다. 이후 19개 업체가 집단교섭에 응했으나 교섭형태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인 교섭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지회는 줄곧 감소추세인 사내협력사 상용직인 이른바 ‘본공’ 채용 확대를 요구했다. 조선업은 2016년 조선업 불황을 겪으면서 인력을 대거 구조조정했고 이 결과 본공 처우는 급락했다. 특히 상여금을 일방적으로 300% 삭감해 처우가 대폭 하락했다. 이 때문에 본공은 사내협력사를 떠나 고용과 사회 안전망은 더 불안정하지만 임금은 높은 물량팀 같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밀려났다.
지회는 “2016년 이전까지 하청노동자도 연간 상여금 550%를 지급받았으나 불황기 상여금은 모두 삭감돼 제로(0)가 됐다”며 “2023년 상여금 50%를 겨우 회복했고 올해 교섭에서 연간 상여금 300% 지급을 요구했으나 파업이 장기화된 현실을 고려해 현행 50%보다 조금이라도 인상하자는 양보안을 냈음에도 한화오션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하청노동자 사용자가 아니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며 “상여금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차피 단체교섭이 결렬될 수밖에 없다는 핑계를 대며 하청업체 대표도 단체교섭이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선소 사내협력사는 수입의 전부를 원청에 의존하고 있어 원청의 결정 없이는 사실상 하청노동자 임금이나 노동조건을 개선할 역량이 없다. 그러나 원청은 직접 근로계약 관계가 아니라며 하청노동자 임금이나 처우개선에 소극적이고 교섭에도 응하지 않는다.
원청 회피·하청 거부에 천막·단식 등 모든 수단 동원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지회는 천막농성과 단식 등 가능한 모든 방식을 동원했다. 지회는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지난해 11월13일부터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내 선각삼거리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천막을 치는 당일 경비대 등 100여명이 천막을 부쉈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의원 등이 농성장을 방문한 뒤에야 48일 뒤 갂스로 천막을 폈다. 이후에도 강인석 지회 부지회장이 49일간 단식하고, 서울 한화본사 앞에도 천막을 설치해 농성에 돌입했다.
한화오션과 사내협력사는 사실상 교섭을 거부했다. 사내협력사협의회 관계자는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상여금 인상은 올해 교섭에서 논의하자”는 취지로 발언하기까지 했다.<본지 2025년 3월13일 “한화오션 하청 노사교섭 여전히 ‘안갯속’” 기사참조> 이러는 사이 지회의 선각삼거리 농성은 123일을, 한화본사 앞 농성은 68일을 맞았다.
지회는 “마지막 수단으로 고공농성을 시작한다”며 “30미터 높이의 허공, 허리도 제대로 펼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고공농성마저 장기화되지 않길 바란다”며 “한화오션은 조금이라도 상여금을 올려야 한다는 지회 양보안을 수용하고 상용직 숙련노동자 고용 확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조선업의 길로 나아가라”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질타했다. 지회는 “윤석열 파면 뒤 새로 선출될 대통령과 새 정부는 조선하청노동자 파업을 비선 명태균 불법개입으로 파괴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사기극으로 하청 저임금을 유지한 윤석열의 길을 따라가선 안 된다”며 “자신을 0.3평 철창에 가뒀던 하청노동자에게 했던 약속을 뒤늦게라도 지키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를 반드시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김형수 지회장 “차별 없는 세상 위해”
김형수 지회장은 “470억원 손해배상 소송에 2022년 51일 파업투쟁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이런 선택을 한 것은 더 물러설 수 없다는 결의”라며 “왜 하청노동자는 차별을 받아야 하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업 불황이 오면 하청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며 구원자가 되길 요구하다 수천억원의 흑자를 내면 떡고물 조금 던져준 것을 다해준 것처럼 말한다”며 “차별을 말고, 죽음의 현장을 삶의 현장으로 바꾸고, 하청노조를 인정하라”고 덧붙였다.
이어 “거통고지회는 차별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모든 노동자의 실질적 노동 3권을 위해 투쟁하겠다”며 “말벌 동지들이 있어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지회는 지난 2022년 6~7일 상여금 인상을 포함한 하청노동자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51일간 파업했다. 당시 0.3평 철제감옥에 스스로를 가둔 유최안 지회 전 부지회장은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외쳤다. 김 지회장과 유 전 부지회장은 최근 파업 관련 형사재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파업 직후 8천억원 손해를 봤다며 470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해 1심 계류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오션도 소를 유지하고 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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