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영방안 7년 만에 개정, 대상 확대·구성 개편 … 직접일자리사업 참여자, 기간제 교원도 제외
어고은 기자 입력 2026.06.01 06:30
앞으로 공공부문에서 상시·지속 업무에 비정규직을 채용할 때 외부위원이 포함된 사전심사위원회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심사 대상기관은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과 자회사로 확대된다. 노동계는 민간위탁기관이 제외되는 등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비정규직 남용을 막는 근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31일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가이드라인’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운영방안’ 개정안을 보면 공정수당·적정임금의 지급 대상은 공공부문 직접고용 기간제 노동자에 한정되고, 채용 사전심사제 대상기관은 중앙정부에서 자회사까지 확대됐지만 민간위탁기관은 제외됐다.
이는 지난달 28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의 후속조치다. 비정규직 대책은 공공부문 1년 미만 계약과 기간제 초단시간(주 15시간 미만) 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채용 사전심사제에서 필요성이 인정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년 미만 기간제를 사용할 땐 퇴직금 성격의 공정수당을 계약만료시 지급해야 한다.<본지 2026년 4월29일 2면 “‘짧게 일할수록 더 받는다’ 공공부문 공정수당 2027년 도입” 기사 참조>
자회사까지 대상 확대
사전심사위, 외부위원 40% 이상
이번에 발표된 채용 사전심사제 운영방안 개정안은 대상 확대와 내실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사전심사제 강화로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고용이라는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심사 대상을 2017년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1단계 기관’에서 ‘2단계 기관’으로 확대했다.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지방공기업·국공립 교육기관만이 아니라 자치단체 출연·출자기관과 자회사까지 비정규직 채용시 적정성을 심사해야 한다.
사전심사위원회 구성도 개편했다. 외부위원을 40% 이상 포함하도록 했다. 총 5명 이상으로 구성하되 2명 이상의 외부위원을 둬야 하는 식이다. 외부위원은 인사노무·노사관계 전문가, 노동위원회 조정위원, 노동계 추천 인사 등에서 위촉하면 된다. 기관의 자문 변호사·노무사는 지양하라고 명시돼 있다.
운영방안이 개정된 것은 7년 만이다. 2018년 5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운영방안’이 마련됐지만 기관 자체 판단에 맡긴 탓에 형식적 절차에 그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채용 사전심사제의 심사 승인율은 94.6%나 됐다.
사전심사 절차는 기관 내 채용부서가 비정규직 채용이 불가피한 직종·인원·기간 등 채용계획을 수립하면 심사부서에서 채용사유 적정성 등을 심사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운영방안 개정안에는 초단시간 채용 가능 사유와 1년 미만 채용 가능 사유가 구체적으로 담겼다. 개정 내용은 현재 근무 중인 비정규 노동자의 재계약시 또는 비정규직 신규 채용시부터 실시된다.
퇴직금 성격 공정수당 내년부터 적용
비정규직 10% 이상 증가시 증가 사유 관리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가이드라인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공정수당·적정임금의 지급대상 등을 구체화하고 각 기관이 예산반영, 내부 규정 개정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공정수당은 공공부문에 직접고용된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를 대상으로 지급된다. 초단시간 노동자의 경우 근무기간에 따른 공정수당을 근로시간에 비례해 지급받을 수 있다. 최저임금의 118%인 ‘적정임금’은 공공부문 직접고용 기간제 노동자 중 월 정액임금이 적정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자를 대상으로 지급된다. 월 임금이 당해 연도 적정임금에 미치지 못하면 적정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당해 연도 월 정액임금을 인상한다. 직접일자리사업 참여자나 기간제 교원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처우개선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비정규직 현황·임금·실태 등을 관리하고 매년 공공부문 고용·임금 실태조사를 할 때 적극 협조하도록 했다. 특히 전년 대비 비정규직이 10% 이상 증가하면 증가 사유도 함께 관리하도록 했다. 상급기관은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소속기관·산하기관·소관 자회사 등에 대해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지도·점검해야 한다.
노동계, 비정규직 남용 방지 근본 대책 ‘갸웃’
노동계는 민간위탁기관이 채용 사전심사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비롯해 정부 지침의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논평을 내고 “민간위탁 노동자 대책이 제외된 점은 매우 아쉽다”며 “공공기관이 업무를 실질적으로 지휘·관리하면서도 직접고용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민간위탁 방식을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질적 사용자 책임 원칙에 따라 직접고용 회피 목적의 민간위탁 노동자 역시 직접고용 및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직접일자리사업 종사자를 적용 제외 대상으로 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사업의 명칭이나 예산 성격만으로 전환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의 지속성과 상시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도 “민간위탁기관이 채용 사전심사제 대상에서 제외된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정부 민간위탁 노동자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수탁기간 동안 고용을 보장해야 하는데도 ‘꼼수’로 기간제로 채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시행시기를 새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갱신되는 경우에 한해 적용하는 탓에 이미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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