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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6-21 12:59
[노조법 100일 ②] ‘단체교섭 판단지원위-노동위’ 갇힌 원·하청 노사관계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4  
노동부-노동위 사용자성 판단 엇갈려 혼란 … ‘인정받은 의제만 교섭하겠다’는 원청

어고은 기자 입력 2026.06.17 06:30

최근 고용노동부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사용자인지를 두고 내린 판단이 노동위원회에서 뒤집혔다. 판단지원위는 사용자가 아니라고 봤는데 노동위는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이다. 서로 다른 결정이 나온 탓에 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판단지원위 유권해석을 받고 다시 노동위에 사건을 접수하거나, 노동위 결정 이후 또 판단지원위에 해석을 요청하는 굴레에 갇히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장학재단 원청 사용자성 판단지원위 ‘부정’
노동위는 ‘인정’, 왜?

16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경북지방노동위는 지난 10일 서비스일반노조가 한국장학재단을 상대로 전체 하청 교섭단위에서 상담센터를 분리해 달라고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인용했다.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것은 원청 사용자성도 인정했다는 의미다. 아직 결정문이 송달되지 않아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단체교섭 판단지원위 결정이 노동위에서 뒤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8일 판단지원위는 한국장학재단측 요청으로 콜센터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성을 판단했는데 재단이 노동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지 않다고 봤다. 노동부는 판단 근거로 △각 수탁사가 독자적인 물적 인프라의 점유·관리 주체로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점 △아웃소싱 전문기업으로 자체 제작한 고객응대 근로자 건강보호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는 점 △수탁사에 대한 서비스이행평가(SLA) 평가지표는 재단과 수탁사가 협의해 정하고 평가하는데 이는 일반적 도급지시권의 행사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제시했다.

노동부는 자문기구와 노동위의 판단이 갈린 이유를 노조가 요구한 교섭의제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판단지원위에 노조가 제출한 교섭의제는 △감정노동자 보호조치 및 작업환경 개선 △직접고용 전환 요구 △신기술 도입 및 시스템 개편에 따른 고용안정 및 노조 참여 보장 △예산증액 및 임금구조 개선 △휴가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이었다. 경북지노위에는 △산업안전보건 및 중대재해 예방 조치 확대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교섭의제로 냈다.

일각에서는 판단지원위 기구 자체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동위의 경우 심문회의가 열리기 전 신청인과 피신청인이 이유서와 답변서를 번갈아 제출하면서 서로의 주장과, 사건의 쟁점을 확인할 수 있지만 판단지원위는 노사가 각각 제출한 서류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없다. 서면조사 중심으로 이뤄지는 점도 구체적인 개별사업장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데 한계로 지적된다.

판단지원위 첫 사용자성 인정 사업장 국세청
유권해석 부정하며 노동위에 사건 접수

원청 사용자가 판단지원위를 통해 교섭의제를 지나치게 좁히려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판단지원위에서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된 첫 사업장인 국세청의 경우 교섭에 본격 돌입하기도 전에 노동위에 추가 사건을 접수하면서 교섭의제를 판단지원위에서 인정한 내용으로 한정하려 했다.

지난 4월8일 판단지원위는 “교섭의제 중 하나인 ‘작업환경 및 감정노동자 보호조치 개선’에 관해 국세청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교섭절차를 개시하는 대신 같은달 26일 하청 교섭단위에서 민간위탁업체 소속 상담사가 포함된 서비스일반노조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 달라는 취지로 충남지노위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다.

국세청은 판단지원위가 사용자성을 인정한 교섭의제에 대해서만 ‘계약외사용자’가 맞다며 나머지 △임금 △직접고용 △휴가제도 △인공지능(AI) 도입 등 의제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당초 판단지원위는 “제출된 자료가 불충분해 사실관계 확인이 곤란한 교섭의제나,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교섭의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판단을 하지 않기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국세청은 명확하게 사용자성을 인정한 의제에 대해서만 교섭에 임하겠다는 식으로 교섭 석상에 앉기 전부터 교섭의제를 최대한 줄이려는 태도를 보였다.

최근에는 아예 교섭의제 전부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번복했다. 판단지원위가 인정한 의제마저 노동위에서 다시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충남지노위에 따르면  국세청은 “하청 노조가 제시한 교섭의제 전부에 대한 사용자성이 인정되는지 판단을 받기 위해 신청취지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원청교섭 1호 사업장’으로 주목받은 한동대도 교섭의제에 대한 이견으로 판단지원위 자문이 거론됐다. 하청 노조와 교섭하겠다고 나선 원청조차 교섭의제를 두고 노사 간 자율 협상이 아닌 판단지원위에 의존하는 모양새다. 원청은 교섭 석상에서 하청 노조가 요구한 교섭의제에 대해 사용자성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판단지원위에 사용자성 해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조정절차를 밟으면서 판단지원위는 열리지 않게 됐다.

정양현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은 “공공부문에서조차 노사가 자율적으로 교섭의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보다 노동위원회-판단지원위원회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며 “노동위에서 사용자성 판단을 받고 나서 교섭테이블에 앉은 뒤 노조가 요구하는 모든 의제를 원청 사용자가 판단지원위의 판단을 받으려 하면 노사 자치의 영역은 사라지게 된다. 교섭 촉진을 위한 적극적 지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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