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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6-21 13:08
[노조법 100일 ③] ‘무법지대’ 건설현장, 노조법도 무용지물?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5  
원청교섭 통한 ‘안전한 건설현장’ 갈 길 멀어

어고은 기자 입력 2026.06.18 06:30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이 시행된 지 100일을 지났지만 건설업계 원청교섭은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에 원청이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아 대부분 노동위원회 판단을 거쳐야 하는 등 노사관계 사법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산업안전 의제를 교섭테이블에서 다룸으로써 안전한 건설현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가 실현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17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플랜트건설노조가 포스코·S-OIL·고려아연 등 발주자와 SK에코플랜트·현대ENG·DL이앤씨 등 종합건설사 총 10여곳을 대상으로 원청교섭을 요구했는데 이날까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은 현대엔지니어링 한 곳에 불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조치도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4월22일 노조가 제기한 시정신청을 인용하면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교섭단위 분리결정으로 사용자성 ‘인정’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로 또다시 노동위

플랜트건설노조가 노동위에 제기한 사건은 대부분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은 기각되더라도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4월8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포스코 사건(교섭단위 분리 인용), 같은달 9일 울산지노위의 SK에너지·S-OIL·고려아연 사건(교섭단위 분리 기각), 17일 서울지노위의 SK에코플랜트 사건(교섭단위 분리 기각), 22일 울산지노위의 현대엔지니어링 사건(교섭요구 사실공고 인용), 이달 5일 서울지노위의 DL이앤씨 사건(교섭단위 분리 기각)이 그렇다.

S-OIL과 고려아연의 경우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을 다투는 과정에서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됐는데도 노조의 교섭요구에 응하지 않아 또다시 노동위원회에서 사건이 다뤄졌다. 모두 인용됐지만 ‘교섭단위 분리신청-심문회의-결정문 송달-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심문회의-결정문 송달’로 교섭절차가 하염없이 지연되는 것이다. 복수노조 교섭단위 분리신청 접수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 중단으로 노조가 노동위 시정신청 사건을 두 차례 취하하는 등 두 달 가까이 사용자성을 다투지조차 못한 사례도 있다.<본지 2026년 5월4일 9면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교섭 지연의 방패막이로?” 기사 참조>

건설산업연맹은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과 면담하며 건설업 특성을 고려하면 절차 지연에 따른 피해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용계약 구조상 단기·일용직 계약이 절대다수인 만큼 교섭 지연 자체가 교섭권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맹은 신속한 판단을 위한 개선방안으로 결정서 송달 기간을 단축할 것, 사실관계가 유사한 사건의 경우 집중·병합 심리를 진행할 것 등을 제시했다.

‘1호 사업장’ 공포로 눈치싸움
삼성물산 ‘리딩 케이스’될까

원청교섭 관련 ‘1호 사업장이 될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관계자는 “‘1호 (사업장)’가 되기 싫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며 “소송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중노위는 4일 중흥건설·중흥토건 사건의 초심을 취소하면서 “산업안전(작업환경 포함) 의제에 대해 하청사인 타워크레인 임대업체가 단독으로 타워크레인 작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유해·위험요인 제거나 안전설비 설치·해체 등의 구조적 개선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원청사가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용자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중노위 판단에 불복할 경우 처분의 송달을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소송 제기로 효력은 정지되지 않기 때문에 원청은 교섭당사자로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중흥건설·중흥토건과 달리 초심에서 인용된 극동건설 사건도 재심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지노위는 4월20일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가 극동건설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을 인용했는데, 원청이 이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했다. 이달 19일 심판회의가 열린다.

최근 삼성물산이 건설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면서 업계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건설노조는 86개 종합건설사를 대상을 원청교섭을 요구했는데 실제 교섭절차를 이행한 곳은 지난달 말 기준 3개사(삼정건설·협성종합건설·덕진토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종합건설사가 나서야 업계 전반의 흐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1위 삼성물산이 이달 1일 현장에 교섭요구 사실공고를 게시하면서 ‘리딩 케이스(선도 사례)’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서울지노위는 4월24일 건설노조가 건축 토목부분 교섭단위를 분리해 달라고 신청한 사건을 기각했지만 사용자성은 인정했다.

당초 삼성물산은 건설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에 대해서만 공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동계에서는 ‘노동위에서 개별적으로 사용자성을 인정받아야 하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교섭요구 노조 확정공고에 대한 이의신청을 거쳐 플랜트건설노조 등을 포함해 다시 공고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1일 서울지노위가 사용자성을 인정한 현대건설,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3곳의 경우 결정서 송달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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