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관련소식

Home|최근소식|비정규직 관련소식

 
 
작성일 : 26-08-23 11:17
[개정 노조법 공백부터 메워야 ②] 파업 대체인력 허용, 하청 노조엔 ‘노동2권’만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  
대체근로 금지규정, 원·하청 관계에서 해석 두고 논란 일 듯

어고은 기자 입력 2026.08.21 06:30

정부가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의 노동쟁의 대상을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규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른 조치다. 그런데 노동쟁의 기준 구체화가 정말 시급한 과제일까. 대통령이 주문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한 판단 기준은 이미 해석지침에 나와 있다. 오히려 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제도 공백의 영역은 따로 있다. 공백으로 인해 하청노동자는 실질적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한다. 단체행동권은 물론 때론 단체교섭권조차 위협받는다. 왜일까. 제도의 허점을 살펴본다.<편집자>

개정 노조법이 시행된 지 5개월, 사용자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 끝에 어렵게 하청 노조와 원청 사용자가 테이블에 앉았지만 교섭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현장에서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교섭이 결렬되면 하청 노조는 원청을 상대로 한 쟁의권을 확보해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 쟁의행위에 돌입할 경우 대체근로 금지규정을 둘러싼 해석 논쟁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대체근로 제한은 곧 파업의 실효성과 연결된 문제이므로 하청노동자의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청 상대로 쟁의권 확보 나서는 노조들

20일 <매일노동뉴스> 취재 결과 현대모비스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12일 원청을 상대로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현재까지 조정회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 중노위 조정과 관계자는 “기일은 확정되지 않았고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정기간은 조정신청이 있는 날부터 10일로, 이달 24일까지다. 다만 당사자 간 합의로 10일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에 교섭을 요구하는 하청노동자들은 자회사 모트라스·유니투스를 포함해 금속노조 25개 지회 소속 조합원 7천375명이다. 이번 사건은 노동위원회를 통해 사용자성 판단을 받지 않고 쟁의권 확보에 나선 사례로 중노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을 받았다. 앞서 ‘원청교섭 1호’ 사업장으로 주목받은 한동대의 경우 교섭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노조가 쟁의조정을 신청했지만 1차 회의 이후 자율교섭을 하기로 하면서 노동위 차원에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교섭을 시작한 곳보다 시작하지 못한 곳이 더 많은 데다 교섭에 들어간 사업장의 경우에도 초기 단계여서 쟁의권 확보에 나선 하청 노조는 드물다. 하지만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곳들도 있다. 한화오션과 포스코 하청 노조다. 각각 경남지노위와 중노위가 지난달 2일과 14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쟁의행위를 하는 것이 그렇게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아직 원청과 교섭하는 하청 노조의 쟁의행위에 관한 ‘룰’은 정비되지 않았다. 당장 노조법상 대체근로 금지규정을 원·하청 관계에서 어떻게 해석할지가 문제다. 노조법 43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 도급 또는 하도급을 줄 수 없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전까지 원청은 용역업체 노사 간의 쟁의행위로 인해 중단된 업무를 직접 수행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원청이 쟁의행위의 당사자인 사용자 지위에 있지 않아 노조법상 대체근로 금지규정에 위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부터는 ‘당해 사업’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당해 사업’의 범위를 넓게 해석할수록 하청 노조의 단체행동권은 형해화될 수밖에 없다. 사용자의 대체고용 자유를 제한해 노동자의 쟁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관계없는 자’ 엄격히 해석해야”

전문가들은 대체근로 금지규정 관련 해석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영훈 국립부경대 교수(법학)는 “논란의 여지가 많아서 시급히 논의가 필요하다”며 “대체근로를 금지한 입법의 취지, 법문의 해석, 사용자의 영업의 자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개정 노조법 본래 취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법학)는 “쟁의권 실질적 보장이라는 대체근로 금지의 본질적 목적을 고려한다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의 채용 금지라는 범위도 하청노동자들의 쟁의권을 보호할 수 있는 그 범위 안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없는 자’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는 “예를 들어 같은 법인인데 병원과 대학교를 산하에 두고 있는 경우 병원의 하청노동자가 파업을 하면 학교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를 투입하는 것은 금지하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장 직원을 투입하거나, 식당에서 파업하는데 생산직에 있는 정규직을 투입하는 것은 제한해야 하청노동자들의 파업권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승엽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체근로 문제는 계약외사용자와 계약사용자 공동의 영역으로, 직무에 따라 해석할 수 있다”며 “청소·시설관리 등 원청이 직접 담당하지 않는 업무에 대해서까지 대체근로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부가 지침을 통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오늘의 방문자 1 | 총 방문자 382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