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5-3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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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잘려 나가는 조선사 하청노동자들, 조직화 촉진할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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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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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잘려 나가는 조선사 하청노동자들, 조직화 촉진할 방법은?
핵심업무·산재발생 작업공정 재직영화 필요성 대두 … "500인 미만 하청업체 제한하자" 제안
조선업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고 있는 하청노동자들을 보호하려면 원청·하청·재하청으로 복잡하게 이뤄지는 다단계 고용형태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 6대 도시 주요 조선소를 순회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하청노동자들의 만성적인 고용불안에 대해 다단계 하도급 문제를 원인으로 거론했다.<본지 5월30일자 6면 '조선업 거점 6대 도시마다 하청노동자 소리없는 눈물' 기사 참조>
원청 노동자 4배 이상 늘어난 하청노동자들
조선소에서 이뤄지는 고용은 단순화하면 원청 정규직, 하청업체 정규직과 기간제, 하청업체와 별도 계약을 맺고 일하는 물량팀으로 수직계열화돼 있다. 사내하청업체가 사외업체에 재하도급을 주고, 재하도급을 받은 업체가 물량팀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부 고숙련 업무분야를 중심으로 활용되던 물량팀 방식이 확산된 것은 98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가 계기가 됐다. 특히 2008년을 전후로 중·소형 조선소에 대한 구조조정이 단행된 뒤 대규모 실직자들이 이 공장 저 공장을 돌아다니며 일하는 물량팀을 구성했다.
오민규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사업실장은 "건설업의 십장 제도를 거의 판박이로 옮겨 온 이 같은 고용형태는 하청노동자의 노동 3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노동조건 결정권을 가진 원청회사가 사용자 책임을 면피하게 됐고, 하청노동자들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조건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설명이다.
원청이 하청업체 기성금(도급비)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폐업을 유도해 하청노동자 고용 규모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현대미포조선 하청노동자 이아무개씨는 "갑자기 사람을 줄여야 될 때 저항 없이 줄일 수 있는 게 물량팀"이라며 "하청노동자와 물량팀은 구조조정 국면에서 저항 없이 가장 손쉽게 먼저 정리된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삼호중공업은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2건을 진행할 때 2만여명의 노동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런데 사업이 끝나자 7천여명의 하청·물량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조선·해양부문 원·하청 생산직 노동자는 각각 3만55명과 13만1천522명이다. 하청노동자가 정규직의 4배를 넘는다.
"소규모 하청업체 난립 막아야"
박찬임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조선산업의 원·하청구조' 보고서에서 하청노동자의 고용불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단계적 직영화를 제시했다. 그는 "하청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이 원청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고 이 격차는 앞으로도 벌어질 수 있다"며 "중대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작업공정이나 핵심 공정은 원청 책임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재직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최근 노동계에서는 1차 사내하청업체의 규모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형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사무장은 "인력만 공급하는 소규모 사업장 난립을 막고 안전관리와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능력이 되도록 300인 혹은 500인 이상의 규모로 재편할 필요성이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제조업인 조선업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질 고용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 조직화가 시급하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이승호 거제통영고성지역 조선소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원장은 "조선소 정규직은 정년퇴임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그 빈 자리를 하청노동자들이 채워 가는 시점에서 하청노동자를 노조로 조직하는 문제는 조선업 노동운동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집단적 요구가 제시될 수 있도록 노조 조직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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